▲ UC샌디에이고 연구진이 조종 가능한 카테터를 개발했다(이미지=UC샌디에이고)

UC샌디에이고 연구팀이 뇌 수술시 뇌 동맥과 혈관을 탐색하면서 원하는 방향으로 조종할 수 있는 카테터(catheter)를 개발했다고 최근 밝혔다. 카테터는 의료용 소재를 이용해 압출 성형해 만든 얇은 관으로, 인체의 강·관·혈관에 삽입해 약물을 투입하거나 체액을 뺄 때 활용하는 도구다.

연구팀은 곤충 다리와 편모 등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이 장치를 개발했다. 이번 연구는 '사이언스 로보틱스' 최신호에 발표됐다. 연구팀은 이 대학 미래수술센터와 공동으로 이 장치를 돼지를 대상으로 테스트해 만족스런 결과를 얻었다.

연구진에 따르면 미국에선 50명당 1명꼴로 뇌동맥에 파열되기 쉬운 얇은 물집 모양의 병변을 갖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1억 6천만명 이상이 이 같은 병변을 가지고 있는데, 이 가운데 절반은 50세 미만이다. 뇌동맥류(뇌혈관 벽에 미세한 균열이 생기고, 비정상적으로 부풀어오른 혈관 질환)의 파열로 고통받는 환자 중 절반 이상이 사망에 이른다. 생존하더라도 절반 가량은 장기 장애를 경험한다. 연구에 따르면 환자의 4분의 1 가량은 동맥류에 도달하는 게 어려워 수술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한다.

UC샌디에이고병원 신경외과 알렉산더 칼레시 박사(Alexander Khalessi)는 "신경외과 의사들은 카테터를 뇌의 섬세하고, 깊은 곳까지 가져가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며 “이번 연구 결과는 뇌동맥류와 다른 많은 신경학적 질환을 치료하는 데 필요한 ‘쉽게 조종 가능한 카테터’에 대한 개념 증명(proof of concept)을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 카테터가 굴곡진 혈관을 이동하고 있다.(사진=UC샌디에이고)

현재 뇌동맥류 수술시 사타구니 근처 동맥에 가이드 와이어를 삽입해 대동맥을 통해 카테터를 뇌까지 이동시킨다. 의사들은 뇌동맥을 탐색하기 위해 구부러진 가이드 와이어를 사용하는데, 이 가이드 와이어는 카테터의 팁(tip,끝부분)이 치료 활동에 들어가기 이전에 제거해야만 한다. 가이드 와이어를 회수하면 카테터는 원래의 모양으로 돌아가 뇌출혈을 막는 백금 코일을 설치하고 올바른 위치에 유지하는게 힘들다. 게다가 뇌의 혈관은 너무 작아서 신경수술시 조종식 카테터를 사용할 수 없다.

연구팀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연과 소프트 로봇 기술에서 영감을 얻어 유압식 소프트 로봇 마이크로카테터를 개발했다. 이 카테터는 실리콘 고무로 제작됐으며 벽 내부에 4개의 미세한 구멍을 갖고 있다.

연구팀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카테터의 구성을 결정했다. 이를 통해 얼마나 많은 구멍이 있어야하고, 어떻게 배치해야 하는지, 또 카테터를 작동시키는 데 필요한 유압을 파악했다.

카테터를 유도하기 위해 의사는 휴대용 컨트롤러를 압축해 식염수를 카테터의 팁(끝부분)으로 흘려보내 조종한다. 식염수는 환자를 보호하기 위해 사용된다. 카테터의 조절 가능한 팁은 X선으로 볼 수 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이 카테터 위치를 180도 회전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상적“이라며 동맥류, 뇌졸중 등을 치료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