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특허소송 건수 (2013-01-01부터 2020-12-31까지 ) 출처: LexisNexis Lex Machina

미국 특허 소송ㆍ심판 건수가 5년만에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특히 지난해 미국에서 가장 많은 특허심판(PTAB)을 제기한 회사는 삼성전자로 총 125건을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특허DB 분석업체 렉시스넥시스(LexisNexis) 렉스 마키나(Lex Machina)가 발간한 ‘2021 미국 특허 소송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에 정점을 찍은 후 해마다 줄어들던 미국 특허소송이 지난해 4060건으로 전년도(3591건)에 비해 13% 이상 늘었다.

미국 특허심판원(PTAB) 신청건도 2017년 이후 처음으로 늘어나 1538건을 기록했다. 특허심판을 가장 많이 제기한 회사는 삼성전자(125건)이며, 애플(100건)과 구글(57건)이 그 뒤를 따랐다.

‘2021 미국 특허 소송 보고서’란 렉시스넥시스(LexisNexis) 렉스 마키나가 발간한 보고서로 지난 2020년 미국 특허 소송 동향 및 전문가의 견해를 담고 있다. 리갈 애널리틱스(Legal Analytics) 플랫폼의 데이터를 활용해 특허소송 전범위의 내용과 함께 연방지방법원 특허소송 및 PTAB 심리도 분석했다. 또 해치-왁스만(Hatch-Waxman)/ANDA(미국의 약식신약허가신청) 동향과 다소송원고의 소송 추세도 다루고 있다. 지난 10년간 법률 분석을 위한 실질적인 표준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3년 연속 더 레코더(The Recorder)의 베스트 리갈 애널리틱스로 선정됐다. ‘2021 미국 특허 소송 보고서’는 온라인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 가능성... 특허소송 급등

미국 특허소송 건수는 2013년과 2015년에 정점을 찍은 후 해마다 줄어왔다. 실제로 소송건수는 2015년 5828건에서 2019년 3591건까지 감소했다. 하지만 지난해(2020년)에는 4060건으로 다시 늘었다.

특히 2020년 2분기에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특허소송 건수가 급등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한 경제침체 가능성을 염두에 둔 특허 포트폴리오 전략과 T.C. Heartland(허트랜드) 판결 이후 재판 소재지 문제가 일부 명확해진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T.C. Heartland 판결이란 특허 소송 관할에 관한 연방 대법원 판결(TC Heartland v. Kraft Food Brands Group)로 성문법의 레지던스는 “the State of incorporation”만을 의미한다고 판시했다. 즉, 회사가 법률적으로 설립된 주만을 관할로 인정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특허권자는 침해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선택지가 현저히 줄어들게 된다. 특허권자가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법원을 선택해 소를 제기할 수 있는 소위 “포럼 쇼핑(forum shopping)”이 어렵게 된 것이다. 단, 미국내 법인을 가지고 있는 기업에만 적용되는 판례이다.

텍사스 서부지방법원, 구체적으로 앨런 D. 올브라이트(Alan D. Albright) 판사가 2020년에 가장 많은 특허사건(857건)을 다루었다. 2위는 델라웨어 지방으로 742건이었으며, 3위인 텍사스 동부지방은 텍사스 서부지방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특허소송 사건이 마일스톤(milestone)에 도달하는 시간은 훨씬 빨라졌다. 2020년 사건은 종결에 이르기까지 중앙값 시간(185일)이 2019년 종결사건(197일)보다 짧아졌다. 소송 관련 일부 업무를 재택근무를 통해 더 쉽게 완료할 수 있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최다 원고 ‘WSOU 인베스트먼츠’… 피고는 ‘구글’, ‘삼성’

2020년 특허소송에서 가장 활발한 원고는 WSOU 인베스트먼츠 LLC를 필두로 ▲시더레인테크놀러지스(Cedar Lane Technologies) ▲줄랩(Juul Labs) ▲ 심볼로지 이노베이션(Symbology Innovations LLC) ▲캐슬모톤 와이어리스(Castlemorton Wireless LLC) 등이다.

WSOU 인베스트먼츠는 노키아 등으로부터 인수한 특허들의 만료가 임박하자 소송에 적극 나서면서 지난해 총 182건을 제기했다. 2위인 시더레인테크 놀러지스는 증강현실(AR) 관련 특하권을 주장했으며, 3위를 차지한 줄랩은 21개 지방법원에서 카트리지 디자인 관련 수십 건의 소송을 제기했다.

▲ 미국 특허소송 주요 원고(왼쪽) 및 피고 (2020년 기준) 출처: LexisNexis Lex Machina

지난 2020년 가장 많은 소송을 당한 기업은 구글(48건)이다. 그 뒤를 이어 삼성전자 미국법인(42건)과 MS(40건), 삼성전자 한국본사(40건)가 2, 3위를 차지했다. 따라서 실질적으로는 삼성전자가 미국 법원에 가장 많은 특허소송을 당한 셈이다.

2020년에 소송을 가장 많이 제기한 로펌은 래비코프 로우(Rabicoff Law)로 356건이고, 이 중 72%가 다소송 원고들을 대리한 것이다. 2위는 더종로펌(The Chong Law Firm)으로 228건, 3위는 샌드세볼트&워노우(Sand, Sebolt & Wernow)로 202건이다.

반대로, 피고를 가장 많이 대리한 로펌은 피시앤리차드슨(Fish & Richardson)으로 227건이다. 이는 91건으로 2위를 차지한 길램&스미스(Gillam & Smith) 보다 2배 넘게 많은 수치다.

심판 심리 개시된 경우 ‘52%’... 미국 특허심판원(PTAB)

2020년 미국 특허심판원(PTAB) 신청은 2017년 이래 처음으로 증가했다. 2019년에 미국 특허청(USPTO) 및 연방순회법원은 재판지별로 특허심사기준을 조정하고, 특허의 중복심사를 최소화하는 정책을 도입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미국 특허심판원(PTAB, Patent Trial and Appeal Board)이란 미국특허청 산하기관으로 심사관 결정에 대한 이의신청 사건, 당사자계 재심사(inter partes review), 등록 후 무효심판(PGR), 영업방법발명에 대한 한시적 무효심판(CBMR), 파생절차(derivation proceeding) 등을 수행한다.

▲ 2020 미국 특허심판원(PTAB) 심판 흐름 출처: LexisNexis Lex Machina

2020년에 PTAB 심판에 대한 심리가 개시된 경우는 52%였다. 최종 서면판결이 내려진 다수의 심판 중 모든 청구항이 무효로 판단된 경우는 2019년 17%에서 2020년에는 20%로 늘었다. 이는 화해를 포기하고 심판으로 전환한 비율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심판을 가장 많이 제기한 회사는 삼성, 애플, 구글 등 순이다. 그 뒤를 이어 특허를 보유한 회사들을 상대로 활동하는 기업회원단체인 유니파이드 페이턴츠(Unified Patents LLC)가 40건의 심판을 제기했다.

또한 특허심판에서 마시모 코퍼레이션(Masimo Corporation)은 환자 모니터링 관련 특허 22건을 방어하는 데 성공했다. 아일랜드 기업 네오드론(Neodron)도 26개 소송에서 특허 15건을 방어했다. 에어컨 제조사 그리(Gree USA)는 22건 심판에서 22건 특허를 방어하며 3위를 차지했다.

PTAB 신청 분야별로는 지난해 통신(319건) 분야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컴퓨터 네트워크, 멀티플렉스 커뮤니케이션, 비디오 분배 및 보안 관련 신청이 총 187건으로 2위를 차지했다. 이에 반해 반도체, 전기 및 광학시스템과 구성요소 분야 신청은 184건에 머물러 전년도(359건)에 비해 가장 크게 줄었다.

2020년에 PTAB 심판을 가장 많이 제기한 로펌은 피시앤리차드슨(Fish & Richardson)으로 203건이다. 2위는 핀네간(Finnegan)으로 122건, 3위는 100건을 제기한 스턴,케슬러,골드스타인앤폭스(Sterne, Kessler, Goldstein & Fox)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