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세안 국가가 단일 경제권으로 묶이면서 중국 로봇업계의 신천지로 부상하고 있다.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미얀마 등 아세안(ASEAN) 국가가 중국 로봇산업계의 신천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로봇산업 전문 매체인 '로보틱스 비즈니스 리뷰'에 따르면 아세안 국가들은 앞으로 각 산업부문의 생산성 제고를 위해 로봇 및 자동화 시스템을 적극 도입할 전망이다. 특히 아세안 10개국이 단일 경제권으로 묶이면서 교역량이 더욱 증가하고 한국, 일본, 중국, 인도, 호주 등과 FTA교류도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중국 로봇산업계의 아세안 시장 진출이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아세안과 가까운 상하이를 로봇산업의 메카로 육성하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데, 아세안 지역이 중요한 시장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아세안 국가들은 '아세안 경제커뮤니티(AEC:ASEAN Economic Community)'를 통해 단일 경제권 구축을 가속화하고 있으며, 세계 최대 규모의 자유무역지대(FTA)를 형성하고 있는 단계다. 특히 아세안 지역은 세계적인 곡창지대라는 점이 중국 로봇산업계의 아세안 진출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은 세계 인구의 25%를 차지하고 있지만 경작 가능한 국토 면적은 7%선에 불과하다. 게다가 최근들어선 제조 및 통신서비스 산업이 발달하면서 1억4천만명에 달하는 광범위한 모바일 계층을 갖고 있다. 중국 모바일 계층은 오는 2025년까지 5천만명이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아세안 지역은 중국 일반 대중에게 식량과 의류를 공급하는 전진 기지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은 인건비 상승으로 제조 분야의 경쟁력도 악화되고 있다. 또한 중국은 아세안 국가보다 수출입 비용이 24% 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했던 일본 기업들도 최근 중국 투자를 40%까지 줄이는 대신 아세안 국가 투자를 두배 가량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래저래 아세안 지역은 중국의 방대한 배후 시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 아세안 국가들은 앞으로 농업과 제조 및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로봇과 자동화 설비의 도입을 늘릴 것이 분명하다. 따라서 로봇 및 자동화 기술력이 취약한 아세안 국가 입장에선 중국의 로봇 기술이 현실적인 대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소매업체인 H&M은 생산라인을 중국에서 미얀마로 이전했는데 향후 중국에 생산기지를 둔 글로벌 기업이나 중국 업체들이 아세안 국가로 생산기지를 이전하고 로봇 및 자동화 전문업체들이 따라가는 형국이 전개될 전망이다.

한편 중국은 아세안과 인접한 남부 지역을 로봇산업의 전진기지로 집중 육성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12차 5개년 계획(2011~2015)'을 추진하면서 로봇산업을 전략산업으로 선정했고 오는 2020년까지 상하이를 로봇산업의 수도로 키우겠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상하이의 2015년 로봇산업 매출은 32억 5천만 달러 규모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하이 경제 및 정보위원회'의 '우 레이(Wu Lei) 부회장은 오는 2020년이면 상하이 로봇산업 외형이 14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처럼 중국 로봇 업계 매출이 증가하는데는 아세안 국가들이 크게 공헌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2013년 '로보틱스 비즈니스 리뷰'는 태국이 4천대 가량의 로봇 구매 계획을 세웠으며 혼다, 포드, 토요타 등 아세안 진출 자동차 업체들이 적극적인 로봇 구입 의사를 표하고 있다는 내용을 소개했다. 아세안 국가의 산업 구조가 고도화하면서 로봇 및 자동화 수요는 더욱 증대될 전망이다. 중국 로봇산업계가 아세안 지역에서 돌파구를 찾으려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