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일루 '드미트리 그리쉰' 회장이 조성한 로봇 펀드는 스페로에 투자하고 있다.

러시아 인터넷 포털 사이트 '메일루(mail.ru)' 그룹의 ‘드미트리 그리쉰(Dmitry Grishin)’ 공동 창업자 겸 회장이 1억 달러의 로봇 펀드를 조성했다. 그리쉰 회장은 4년전 일반 소비자용 로봇 분야에 투자하는 펀드를 2천500만 달러 규모로 조성했었다. 이번에 4배에 가까운 금액을 새롭게 조성해 로봇 분야에 투자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로봇 분야가 차세대 기술혁명의 주역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보고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이다. 이번에 조성한 펀드는 로봇뿐 아니라 사물인터넷, 커넥티드 디바이스 등 분야로 투자 범위를 확대했다.

그리쉰 회장은 커넥티드 디바이스, 협업 및 머티어리얼 핸들링 로봇, 인공지능, 산업용 사물인터넷 분야의 스타트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다. 그는 현재 스타워즈에 나오는 로봇인 ‘BB-8 드로이드’ 제조업체인 ‘스페로’, 텔레프레전스 로봇 업체인 ‘더블 로보틱스’, 마이크로 위성 개발 업체인 ‘스파이어(Spire)', 애완견 먹이주는 로봇 개발 업체인 '펫넷(Petnet)', 스마트 도어벨 업체인 ’링(ring)' 등에 투자하고 있다. 그렇다면 앞으로는 어떤 분야에 투자할까.

'IEEE 스펙트럼‘은 최근 드미트리 그리쉰 회장과 e메일 인터뷰를 했다. 주요 내용을 간추려 소개한다. 향후 그가 투자할 분야를 가늠해보자.

▲ 드미트리 그리쉰 회장

▲초기 로봇 투자에서 얻은 교훈이 있다면 무엇인가.

-지난 3년간 로봇산업에 투자하면서 특정한 하나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로봇에 집중하는 게 중요하다고 봤다. 로봇은 매우 복잡한 장치다. 집안 청소를 하거나 개에게 먹이를 자동으로 주는 로봇을 개발하는 것은 매우 도전적이고 놀라운 일이다. 너무 많은 것을 할 수 있는 로봇 개발은 피해야 한다.

스마트폰이 갑자기 인기를 끈 것이 아니다. 스마트폰 이전에 우리는 10년 이상 모바일폰을 경험했다. 스마트폰으로 통합되기 전에 우리는 카메라, MP3 플레이어, 전자계산기 등을 따로 갖고 있었다. 로봇 역시 스마트폰과 유사한 패턴을 반복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전에 당신은 “로보틱스 분야에서 꿈을 꾸는 사람이 너무 많다. 보다 실천적인 사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가

-우리는 새로운 테크놀로지를 꿈꾸는데 탁월한 기술자를 갖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특정 문제나 애플리케이션에 집중하지 못하고 있다. 사람들이 많은 제품을 창조하고 있지만 여전히 하드웨어 개발에는 많은 문제가 따른다. 제조, 품질, 소비자 지원 등 많은 이슈들이 존재한다. 하드웨어의 버그나 에러를 수정하는 일은 매우 복잡한 일이다.

우리를 포함해 로봇 펀드들은 실수를 가급적 적게 하는 새로운 기업을 돕는데 지원할 필요가 있다. 제품 디자인, 생산, 제품의 유통 등 다양한 분야에 전문성을 갖춘 하드웨어 엑셀러레이터가 지금 보다 많았으면 한다.

▲새로 조성한 펀드는 꼭 로봇 분야가 아니더라도 로봇에 관련된 분야로 투자 범위를 확대하기로 했는데 이유는 무엇인가

-나는 로봇에 관해 보다 넓게 정의하고 있다. 커넥티드 디바이스, 사물인터넷 역시 로봇의 일부분이다. 스마트 하드웨어와 스마트 소프트웨어를 통합해 새로운 가능성을 창조하는 큰 트렌드가 만들어지고 있다.

▲특별히 관심있는 분야가 있다면.

-가정 자동화 분야에서 흥미로운 경향들이 나타나고 있다. 집안의 시큐리티를 높이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나 커넥티드 장난감 같은 분야에 관심이 있다. 예를 들어 BB-8 드로이드 개발업체인 스페로는 ‘포스 밴드’라는 새로운 제품을 내놓을 계획인데 손목 밴드로 스페로 로봇을 조정할 수 있다.

▲지보와 같은 소셜 로봇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가

-소셜 로봇의 가능성에 대해 큰 기대감을 갖고 있다. 하지만 사용자들에게 어떤 경험을 제공할수 있는지 매우 주의해서 접근해야한다. 소셜 로봇이 많은 기능을 제공한다고 했는데 정작 소비자들에게 그와 같은 기능을 제대로 제공하지 못한다면 소비자들의 실망감이 클 것이다. 오히려 반대로 접근해야한다고 본다. 로봇이 하나의 기능을 제공하고 있는데, 실제로는 더 많은 것을 할줄 아네 하는 식의 인식을 갖도록 해야한다. 소비자들에게 과잉 기대감을 주는 것은 피해야 한다.

▲인공지능 분야의 스타트업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가

-인공지능이 중요한 트렌드라는 데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하지만 나는 인공지능이' 차세대 물결(Next wave)'이라고 생각한다. 우선은 소비자들에 관한 데이터를 보다 많이 수집할 수 있고 소비자와 소통할 수 있는 디바이스를 만들 필요가 있다. 그래야만 이후에 보다 지능적인 디바이스를 만들 수 있다. 테슬라 자동차의 예를 들어보겠다. 테슬라는 우선 소비자들이 자신들의 자동차를 사도록 유도했다. 사용자들로부터 보다 많은 데이터를 수집한 후에 비로서 ‘오토 파일롯’과 같은 진화된 기술을 선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