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라다이스 엔터테인먼트는 카지노 등 도박시설에 들어가는 게임 기기를 공급하고 있다.

홍콩에 위치한 카지노 게임 기기 전문업체인 '파라다이스 엔터테인먼트'가 사람의 모습을 한 로봇 딜러를 개발, 미국 카지노 업계에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파라다이스 엔터테인먼트가 개발한 딜러 로봇은 날씬한 몸매에 흑갈색의 머리를 가진 여성 형태의 로봇이다. 딜러 복장을 하고 카지노 게임을 즐기는 이용객들에게 '카드 슈(card shoe)'에서 카드를 꺼내 나눠주는 역할을 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파라다이스 엔터테인먼트는 경기 부진과 증가하는 카지노 운영 비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카지노 업계를 위해 사람을 닮은 로봇 딜러를 개발, 공급을 추진하고 있다. 인건비를 줄이고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카지노 업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현재 개발된 로봇은 단순히 카드를 배분하는 기능만 제공하고 있지만 앞으로 얼굴 인식 기능을 추가하고 여러 언어를 소화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카지노 이용자의 사용 언어에 따라 대응하겠다는 의도다.

파라다이스 엔터테인먼트는 지난달 마카오에서 열린 게임 전시회에 이 로봇을 선보였다. 딜러 인건비가 아시아 지역보다 높은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우선 공급을 추진한다. 파라다이스의 '제이 전(Jay Chun)' 회장은 "우리는 게임기기 제조업체 가운데 처음으로 사람을 닮은 로봇 딜러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파라다이스 측은 로봇의 가격에 대해선 공개하지 않았다.

▲ 지난달 마카오에서 열린 게임전시회에 선보인 사람을 닮은 로봇 딜러

파라다이스 엔터테인먼트가 북미 지역을 우선 공략하려는 이유는 전자 도박기기 산업의 성장 추세가 빠르기 때문이다. 아시아 지역의 경우 카지노 내부에서 사람들이 소란스럽게 배팅을 하고 직접 얼굴을 대면하면서 도박을 하는 것을 즐기기 때문이다. 기계와 도박하는 것에 대해 별로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는 것. 직접 테이블에 앉아 고성도 지르고 농담도 하는 분위기를 좋아한다는 것이다.

크리스토퍼 존스 '유니온 게이밍 그룹'의 분석가는 북미 지역에서 전자 게임기기의 성장률이 높다고 지적했다. 배팅 금액이 낮거나 경기가 좋지 않은 지역에선 인건비가 높은 딜러를 채용하기 보다는 로봇을 도입해 인건비를 줄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미국 규제당국이 로봇을 '가상 딜러'로 간주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가상 딜러로 간주할 경우 법적인 차원에서 규제 당국이 로봇 딜러를 매우 민감하게 해석할 수도 있다. 로봇 딜러가 기존 근로자들과의 갈등을 초래할 가능성도 있다. 중국 노동자들은 마카오 당국에 외국인의 딜러 채용을 금지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상태다. 고용 불안을 우려해서다.

한편 파라다이스 엔터테인먼트외에도 핸슨 로보틱스가 경쟁 제품을 내놓고 있다. 얼굴 인식까지 가능한 제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