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텔레프레전스 로봇 '루시'

호주의 마케팅 전문업체인 '아토믹 212 (ATOMIC 212)'가 뜻하지 않게 로봇 마케팅에 대성공했다. '아토믹 212'라는 생소한 이름의 마케팅 업체가 전세계 주요 언론의 관심을 끈 이유는 로봇을 이용해 애플의 신형 스마트폰 '아이폰6s'를 구매했기때문이다.

애플의 신형 아이폰이 애플스토어 판매대에 나오면 전세계 애플 매니아들은 며칠 동안 매장 주변에 진을 치고 아이폰을 사기위해 노고를 아끼지 않는데, 이 대열에 로봇이 합류해 물건을 구입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아이폰을 사기 위해 로봇이 20일 가까이 줄을 서고 기다린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다. 별난 소식에 굶주려 있는 매체들이 이를 그냥 보고 넘어갈 리 없다. 각국 유명 매체들이 앞다퉈 이 소식을 전했다. 덕분에 뜻하지 않게 '아토믹 212'라는 마케팅 업체가 유명세를 탓다.

‘아토믹 212’가 유명세를 탄 데는 이 곳에 근무하는 '루시 켈리'라는 아이폰 매니아가 큰 몫을 했다. 그녀는 호주 시드니 애플스토어에서 신형 아이폰 판매에 들어간다는 소식을 접하고 고민을 하다가 자기 대신 로봇을 보내겠다는 아이디어를 생각해냈다. 호주 시드니 애플스토어는 아이폰6S와 아이폰6S 플러스 1차 출시국 12개 중에서도 가장 먼저 판매를 하는 곳이다. 따라서 호주에서 아이폰을 구매하면 세계에서 제일 먼저 아이폰6s를 구입하는 주인공이 될 확률이 높았다. 당연히 시드니 애플 스토어 매장 주변에는 제품 판매 3주전부터 노숙하는 사람들로 붐비기 시작했고 켈리도 당연히 참여했다. 하지만 그녀의 분신인 로봇 '루시'를 보낸 것이 다른 사람과 달랐다. 루시는 바퀴와 긴 막대 그리고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제품이다. 이동하면서 영상 통화가 가능한 텔레프레전스 로봇의 한 종류다.

켈리가 루시를 애플스토어 앞에 설치한 이유는 바로 세계 첫 아이폰6s구매자가 되기 위해서다. 켈리는 “나도 세계 첫 아이폰6s 구매자가 되고 싶었다”며 “이 사정을 회사 사장에게 말했더니 사장이 루시를 가져다 놓고 있으면 일과 줄서기를 동시에 할 수 있지 않겠냐”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로 인해 켈리는 문제를 해결했고, 루시를 통해 줄 서있는 다른 사람들과 대화도 나누었다.

이번에 회사 이름을 전세계에 알린 아토믹 212는 호주 통신사업자인 텔스트라를 비롯해, 나이키, 마블, 유비소프트 등의 마케팅 활동을 지원하는 회사다. 한 직원의 아이디어가 진가를 발휘했다.

미국에서도 로봇을 이용한 아이폰 구매가 이뤄졌다. 지난 25일(현지 시간) 미국 실리콘 밸리의 중심부에 위치한 애플 팔로 알토 매장에서 '빔(beam)'이라는 텔레프레전스 로봇을 활용해 '브리안나 렘페시스'라는 여성이 아이폰 6s를 구입했다. 그녀는 '슈터블 테크놀로지스'라는 기업에 다니는 여성인데, 이 회사는 실제로 로봇을 판매하는 업체라고 한다. 그녀는 다수의 지역 방송사와 인터뷰를 하는 등 회사 알리기에도 적극 나섰다. 그녀는 혹시 아이폰을 구입한 로봇이 돌아가는 중간에 잃어버리거나 도둑 맞을 걱정이 없는지 묻는 질문에 걱정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 텔레프레전스 로봇 '빔(Be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