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벌의 행동을 모방한 군집 로봇의 의사결정 모델

스페인 바르셀로나대 '카르멘 미구엘' 교수팀은 벌의 군집 활동을 모방해 미니 로봇들이 특정한 과업에 대해 합의에 도달하도록 훈련하는 데 성공했다고 테크엑스플로어가 9일 보도했다.

벌들의 복잡한 행동은 오랫동안 과학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지구상에는 4천종에 달하는 벌이 있고, 1억년 이상 존재해왔다.

바르셀로나대 연구팀은 다리, LED 조명, 적외선 수신기 등을 갖춘 미니 로봇들을 설계하고 벌이 새로운 벌집이나 먹이를 찾을 때 활용하는 의사 소통 방법인 춤 동작을 응용하고 가르쳤다. 이들 로봇은 빛과 동작 신호를 인식, 벌들의 상호작용을 복제할 수 있도록 프로그래밍됐다.

각각의 미니 로봇들은 잠재적인 집단 서식지 위치를 찾은 다음, 최적의 장소에 대해 다른 로봇들과 합의를 형성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연구팀은 아피스 멜리페라(Apis mellifera)라고 불리는 꿀벌 집단 내 ‘스카우트’ 벌을 연구 모델로 삼았다. 스카우트 벌은 집의 구멍, 틈, 처마 등 새로운 벌집을 지을 수 있는 장소에 대해 잘 알고 있다. 일종의 정찰병으로, 부동산중개업자와 같은 역할을 한다. 먹이의 원천을 찾는 데도 탁월한 능력을 갖고 있다.

스카우트 벌은 새로운 벌집 장소를 발견하면 8자 모양의 춤을 춘다. 이 춤 동작에는 잠재적인 벌집이나 음식 공급원에 대한 호감도와 세부 사항에 관한 정보들이 담겨 있다. 잠재적인 벌집의 거리와 방향, 음식의 종류와 크기 등에 관한 내용들을 전달한다. 호감도가 높은 장소일수록 춤을 추는 시간이 길고 잦다.

연구팀은 벌집 위치 찾기 작업을 위한 수학적인 모델을 만들었다. 그리고 폭 3cm의 미니 로봇(킬로봇, kilobot) 무리들을 만들고 지침서와 함께 이상적인 벌집 위치에 대한 ‘의견’을 전달하도록 로봇을 프로그래밍했다.

카르멘 미구엘 교수는 “우리의 실험은 군집 로봇이 꿀벌처럼 분산된 방식으로 합의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같은 요소들이 통신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이를 통해 각각의 로봇들은 가까운 곳을 벗어난 정보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구엘 교수는 이번 연구가 "분산되고 자율적인 방식"으로 의사결정을 내리는 '단순한 로봇'을 개발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다. 이러한 미니 로봇들은 피실험자를 대상으로 질병 조직이나 신체의 이상을 추적하면서 서로 통신하거나, 수색 및 구조 현장에 파견돼 부여된 수색 임무를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연구팀은 연구 논문을 출판전 논문 발행 사이트인 ‘아카이브(arXiv)’에 기재했다.(논문 제목:"Honeybee-like collective decision-making in a kilobot swar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