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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국내 로봇 이슈 전망조규남ㆍ본지 대표이사 겸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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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3.01.04  00: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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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규남ㆍ본지 대표이사 겸 발행인

2023년 계묘년 새해가 밝았다. 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 금리 인상, 우크라이나 전쟁, 미·중 갈등의 위기 속에서도 로봇산업 발전을 위해 각자 위치에서 맡은바 노력을 다해 온 로봇 소사이어티 종사자 여러분들께 감사와 격려의 말씀을 드린다.

새해 첫 칼럼인 만큼 덕담을 나누고 싶지만 올 한해 국내 로봇시장은 결코 호락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높은 성장세를 보이던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이 불황에 빠지면서 산업용 로봇 시장의 주요 고객사인 반도체 기업의 투자 지연 및 축소로 올해 산업용 로봇 시장 전망은 밝지 않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올해 전 세계 반도체 매출이 5960억달러로 지난해보다 3.6%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산업용 로봇의 최대 수요처인 자동차 산업 역시 반도체 칩 부족, 원자재 가격 상승,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좋지 않은 상황에서 금리 인상에 따른 수요 감소도 성장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물론 전기자동차와 같은 친환경 자동차와 배터리 분야 투자로 인한 산업용 로봇 수요 증가는 어려운 산업용 로봇 시장에 그나마 하나의 희망일 수 있다. 물론 중소기업의 로봇 도입 증가와 협동로봇 등 저가 산업용 로봇 수요 증가는 호기일 수 있다. 그리고 코로나로 인해 전세계 공급망이 붕괴되면서 대두된 리쇼어링과 니어 쇼어링과 같은 세계적인 흐름은 산업용 로봇 시장에서는 판매 확대의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수출로의 활로 모색은 우리 산업용 로봇 기업이 가야 할 길임을 명확히 하고 있다.

서비스 로봇 시장은 여전히 증가하고 있다. 다양한 서비스 로봇의 출현은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더 안전하고 편리한 생활을 기대하게 한다. 온라인 유통 성장에 따라 늘어나는 물류센터에서는 로봇 도입이 증가하고 더 빠른 배송을 위해 다양한 라스트 마일 로봇이 등장하고 있다. 높은 인건비와 저출산, 고령화로 인한 인력난을 해결하기 위해 공장뿐만 아니라 서비스 업종에서도 로봇 도입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식당, 호텔, 병원 등을 넘어 농업, 수산업 분야에서의 서비스 로봇 도입은 이제 더 이상 새로운 일이 아니다. 필자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전세계에서 선보인 서비스 로봇 종류만도 400종이 넘는다. 이제는 새로운 로봇 보다는 기존에 출시된 로봇이 얼마나 더 업그레이드 되어 우리 실생활에 쓰이게 될 것인지의 문제가 남아 있을 뿐이다. 2021년 국내 로봇산업 실태 조사 기준으로 보면 국내 서비스 로봇 시장은 9000억대 수준으로 아직 성장 잠재력이 무한하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올해 국내 로봇산업에서 주목해 보아야 할 이슈들은 무엇이 있을지 몇 가지 정리해 보았다.

첫째, 국가로봇테스트필드 예타 사업 통과 여부는 올해 국내 로봇산업 성장의 트리거가 될 수 있다. 이 사업은 총 사업비 3000억원을 투입해 오는 2023년부터 2029년까지 7년간 진행하는 국가적 차원의 프로젝트로, 실환경 기반의 서비스 로봇 테스트 인프라 구축과 로봇 제품의 안전성, 성능평가 기술개발, 실증지원을 통해 로봇 신시장을 창출해 국내 서비스 로봇 산업을 글로벌 3대 강국으로 도약시키고자 산업통상자원부가 추진하는 사업이다. 지난해 1월 국가연구개발사업평가 총괄위원회에서 예비타당성 대상사업에 선정됐으나 8월 최종 심의를 통과하지 못했고 지난 12월에 사업 타당성을 보완해 다시 예타신청을 완료해 올해 상반기에 최종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국내 로봇업계는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실증평가’와 ‘시제품 제작·기능검증’을 제기하고 있으며, 자체 실증시설 부족으로 트랙 레코드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 왔으며, 글로벌 3대 강국 도약을 위해서는 국내 선도기술 보유 기업의 사업화 활성화가 핵심적인 과제이나 경쟁국 대비 공공 인프라가 미흡한 실정이라 국가 로봇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반드시 통과되어야 할 사업이다.

두 번째는 삼성전자 등 대기업의 움직임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1년여 전인 2021년 12월 로봇사업 팀을 신설하면서 본격적으로 로봇시장에 진출한다고 발표해 국내외에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지만 변죽만 울린채 대외적으로는 지난 1년간 아무 성과도 보여주지 못했다. 2022년 주총에서도 삼성은 성장 정체를 우려하는 주주들에게 메모리 외에도 로봇을 차세대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고 약속했었다. 이에 필자 역시 현대자동차나 엘지전자처럼 삼성전자도 세계적인 로봇 기업이나 국내 우수 로봇기업을 M&A 할것이라고 기대했지만 단 한건도 이루어진게 없다. 대외적으로 알려진 것은 서비스 로봇 주행 플랫폼 ISO 인증시험 평가와 미국 FDA에 웨어러블 보행 보조 로봇 ‘젬스-H(GEMS-H)’에 대해 ‘시판전 신고(Premarket Notification)’ 절차를 완료했다는 뉴스 뿐이었다. 그런데 1년여만인 1월 3일 새해부터 공시를 통해 레인보우로보틱스에 제3자 배정으로 약 590억원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10% 이상의 지분을 확보한다고 밝혔다. 작년 주총에서 주주들에게 한 약속이 있는만큼 주총을 앞둔 면피전략인지는 모르겠지만 새해 벽두부터 이슈임에 틀림없다. 항상 철저히 모든 것을 외부에 비밀로 한 채 사업을 준비해 온 삼성전자가 이번 레인보우 로보틱스의 유상증자 참여를 기점으로 기술력 있는 로봇기업 M&A에 나서면서 로봇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는 신호가 될 것인지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세 번째는 4차 지능형 로봇 기본계획에 담길 정부의 로봇산업 육성 정책도 중요한 이슈가 될 수 있다. '2030년 글로벌 로봇 3대 강국(로봇 G3) 도약'을 위해서는 4차 지능형 로봇 기본 계획에 어떤 내용이 담기느냐에 따라 향후 정부의 정책 방향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지능형 로봇법 제5조는 지능형 로봇의 개발 및 보급을 위해 5년마다 정부가 지능형 로봇 기본계획을 수립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번에 마련되는 '4차 지능형 로봇 기본계획'은 2024년부터 2028년까지 5년 동안 추진할 국내 로봇산업 진흥계획을 담게 된다. 이번 계획에서 만큼은 많은 관련 분야 종사자들의 의견을 충실하게 반영해 좀 더 현실적이고 실현 가능한 목표를 세워 꼭 달성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새로운 계획에는 3차 기본계획에서 설정한 목표들을 우리가 왜 달성하지 못했는지 철저히 반성하고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어떤 구체적인 전략과 전술이 필요한지도 살펴보았으면 좋겠다. 목표란 달성하기 위한 것이어야 현실성이 있지 현실성 없는 목표를 설정하게 되면 또 현실성 없는 전략과 전술만이 도출될 뿐이고 이것은 보여주기 행정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다.

네 번째는, 중국산 로봇의 저가 경쟁에 맞설 국내 로봇기업들의 대응 전략도 중요한 관심 포인트다. 이를 위해서는 플랫폼 공유, 제품의 표준 확립 그리고 부품 공동구매를 통한 원가 절감, 국산 부품의 도입 확대 등도 고민해야 한다. 지난 연말 본지가 선정한 ‘2022년 해외 10대 로봇 뉴스’에서도 언급되었지만 중국 서빙 로봇이 전세계 로봇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서비스 로봇 기업들이 우리나라, 일본, 북미, 유럽 시장 등을 전방위적으로 공략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물론 중국산 로봇의 저가 공략은 비단 서빙 로봇뿐만 아니라 제조용 로봇, 4족 및 2족 보행 로봇 등 전방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들과 경쟁하기 위해서 우리는 하드웨어적으로 어떤 경쟁력을 가져 갈 것인지, 소프트웨어적으로는 어떤 차별화를 가져 갈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가격적인 면에서 경쟁력을 가져갈 수 없다면 어떤 전략을 펼쳐야 좋은지 지혜를 모아야 한다. 미·중 갈등이 오히려 우리 로봇산업에 어떤 기회를 가져 올 것인지, 우리나라가 세계 로봇 제조기지가 될 수 있는지도 분석하고 준비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로봇이 일상화된 근미래에 우리나라에서 국산 로봇은 찾아보기 힘들고 국내 로봇 생태계는 붕괴되어 사라질 것이다. 국내 로봇 기업들의 경쟁력 확보 방안을 더 늦기 전에 정부, 진흥원, 협회, 기업이 함께 힘을 모아 수립했으면 좋겠다.

다섯 번째는 인력 양성 문제다. 정부는 작년 7월 향후 10년(2022년~2031년) 동안 15만명의 반도체 분야 인력을 양성하겠다고 발표했다. 그 근거를 살펴보니 앞으로 10년간 반도체 산업이 연평균 6%씩 증가해 반도체 산업 필요 인력이 현재 17만7000명에서 2031년 30만4000명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한국반도체산업협회의 추산을 근거로 했다고 한다. 이러한 논리로 보면 로봇산업 역시 미래 국가의 중요한 먹거리다. 세계 로봇산업 역시 매년 두자릿수 성장을 이루면서 발전하고 있는 만큼 우리도 협회나 진흥원이 향후 10년간의 로봇 산업 성장에 따른 필요 인력을 추산해 정부나 정치권에 적극적인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로봇 기업에 가보면 인력 부족 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는 CEO가 없을 정도로 국내 로봇산업도 심각한 인력 부족 사태를 맞이 하고 있다. 2021년 기준 로봇산업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로봇산업 종사자는 3만 1387명이고, 로봇산업 규모는 전년대비 2.5% 증가한 5조 6083억원이다. 물론 올해에도 산업부 로봇 예산에 산업혁신 인재성장 지원 항목으로 AI로봇 기반 인간 기계 협업 기술 전문 인력 양성 사업과 로봇 기반 혁신 선도 전문 인력 양성 사업으로 36억원의 예산이 반영되어 있고, 경북 구미에 작년말 로봇산업 분야 디지털 인재양성을 위해 로봇직업혁신센터가 개소했다. 전국 전문대학, 대학, 대학원에서도 로봇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있지만 현재의 수요에 비해 턱없이 인력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제는 로봇 전문 인력도 현장 생산 인력, 설치 및 유지보수 인력, 시스템 통합 인력, 로봇 개발 인력(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등 분야를 세분해 수요에 맞는 인력 양성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여섯 번째는 로봇 생태계 구축도 주요 이슈라고 생각한다. 젊은이들의 창업 지원과 교육, 로봇 기업 성장 단계별 육성 전략, SI 기업 육성, 로봇 주요 핵심 부품 국산화 추진 및 개발품 보급 장려, 수출 지원을 통한 성장 모색, 대량 수요처 발굴, 보급 사업 등을 통한 초기 로봇 기업 트랙 레코드 확보, 테스트 베드 확보, 로봇 기업간 협력, R&D 사업화 등 국내 로봇산업 발전을 위한 거시적인 생태계 구축은 반드시 우리가 이룩해야 할 과제다. 로봇 생태계 구축에는 산·학·연·관 뿐만 아니라 수요자도 함께 해야 한다.

계묘년 새해가 시작되었다. 이미 알고 있듯 계(癸)는 육십간지의 40번째로 흑색, 묘(卯)는 토끼를 의미하여 올해를 '검은 토끼의 해'라고 부른다. 토끼는 예로부터 다산하기 때문에 풍요의 상징이며, 영리하고 지혜로운 동물로 일컬어지기도 한다. 올해 국내 로봇산업도 풍요로워지기를 기원하며, 어려운 경제 환경 속에서도 로봇인 모두 토끼와 같은 지혜를 발휘해 올해 위기를 잘 헤쳐나가기를 바래본다. 조규남ㆍ본지 대표이사 겸 발행인

조규남 전문기자  ceo@irobo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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