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도를 자율주행하는 로봇 휠체어(사진=EPFL)

스위스 로잔연방공과대학(Ecole Polytechnique Federale de Lausanne·EPFL) 연구진이 인도를 자율 주행할 수 있는 로봇 휠체어를 개발했다고 테크엑스플로어가 최근 보도했다. 이 로봇 휠체어는 장애인이 많은 사람들로 붐비는 인도에서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는 장비다.

로봇 휠체어는 EU의 자금 지원으로 추진되고 있는 '크라우드봇(CrowdBot)'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개발됐다. EPFL 산하 ‘학습알고리즘 및 시스템즈 연구소(LASA·Learning Algorithms and Systems Laboratory)’는 크라우드봇 프로젝트 하에서 개발한 기술을 테스트하기 위해 로봇 휠체어를 활용하고 있다. 크라우드봇 프로젝트는 프랑스 국립정보통신기술연구소(INRIA) 주도로 진행되고 있으며 EPFL 등 유럽 내 7개 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EU의 '호라이즌(Horizon) 2020' 프로그램으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았다.

LASA 연구진은 크라우드봇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로봇 휠체어를 활용해 사람이 많은 지역을 이동할때 발생하는 기술적, 윤리적 타당성을 테스트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러한 로봇들은 휴머노이드, 서비스 로봇 또는 보조 로봇일 수 있다.

오드 빌라드 LASA 소장은 “사람들이 자율주행 자동차에 대해선 많이 들었지만 보행자들 사이에서 돌아다닐 수 있는 로봇에 대해선 듣지 못했을 것”이라며 이번 연구의 의미를 설명했다.

연구진은 특히 로봇 사용자들과 로봇 주변에 있는 사람들의 안전에 특히 주목했다. LASA 연구진은 기존 법률이 이 문제를 다루지않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고, 인간과의 충돌 위험을 포함해 모든 위험들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LASA 과학자들은 위험 평가를 위해 일본 쓰쿠바대학에서 개발한 '퀄로(Qolo·Quality of Life with Locomotion)' 로봇을 선택했다. 이 로봇은 장애인을 위한 입석 방식의 휠체어다. 2개의 전동 바퀴를 갖고 있으며, 착용자가 쉽게 조작할 수 있는 외골격 장치를 갖추고 있다. LASA 팀은 베른에서 더미 인형을 이용해 퀄로 로봇에 대한 충돌 테스트를 수행했다. 테스트 결과 시속 6km 이하의 낮은 속도에서도 충돌시 심각한 부상을 입을 수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이에 따라 LASA 과학자들은 퀄로 로봇의 전후에 카메라와 라이다 시스템 등 다양한 센서를 장착했다. 라이다 시스템은 모든 종류의 장애물을 감지하고, 카메라는 장애물이 보행자인지 여부를 로봇에게 알려준다. 연구팀은 이와 함께 로봇 전면부에 범퍼를 설치했다. 범퍼는 로봇에게 무언가와 접촉했는지 알려주고, 접촉력을 측정해 로봇이 여전히 움직이는 동안 힘을 매우 낮게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로봇이 장애물에 부딪히면 멈추도록 프로그램되어 있지 않고 오히려 장애물을 중심으로 움직이도록 되어 있다는 설명이다. 군중속에서 로봇이 장애물과 부딪혀 갑자기 멈추는 것보다는 장애물을 중심으로 이동하는 게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로봇 휠체어가 수집한 센서 데이터는 주변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있고,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지를 추정할 수 있는 사람 감지 및 추적 알고리즘과 결합된다. 퀄로는 순간적으로 최적의 이동 경로를 식별할 수 있도록 특별 탐색 알고리즘을 채택하고 있다. 이 알고리즘에 의존해 로봇은 군중 속에서도 빠르게 반응할 수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