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ASA가 우주정거장이나 우주선의 무인화를 위해 '아이작'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다.(사진=NASA)

미 항공우주국(NASA)이 우주정거장이나 우주선의 무인화를 위해 자율로봇 소프트웨어인 '아이작(ISAAC·Integrated System for Autonomous and Adaptive Caretaking, 자율 및 적응형 관리를 위한 통합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NASA는 미래 우주탐사를 위해 달 궤도에 운영하는 ‘게이트웨이’ 등 우주정거장 신설과 우주선 탐사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 우주 탐사 시설에는 현재 지구궤도에 가까운 위치에 있는 국제우주정거장(ISS)과 달리 우주인이 상주하지 않을 수도 있다. 일부 우주정거장은 1년 동안 6주 정도만 우주인이 상주하고, 나머지 기간은 우주인 없이 운영될 수 있다. 그렇다고 우주정거장이나 탐사 우주선을 홀로 방치할 수 없다. 우주인이 없어도 모든 것이 정상적으로 작동되고 유지보수 활동도 자율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특정 부분이 고장나면 무인 화물 우주선을 보내 고장난 부품을 공급해 고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NASA는 궁극적으로 우주정거장이나 탐사 우주선이 그 자체로 하나의 완벽한 로봇시스템으로 작동하는 것을 지향하고 있다. NASA가 개발하고 있는 아이작은 우주정거장이나 우주선을 완벽한 로봇으로 만들기 위한 원대한 계획의 일환이라고 볼 수 있다.

올해 4월 NASA는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아이작 1단계 테스트를 진행했다. ISS에서 활동 중인 자유비행 로봇 애스트로비(Astrobee) 가운데 하나인 '범블(Bumble)'을 이용해 아이작 테스트를 진행했다.

ISS 내부에서 갑자기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진 상황을 가정해 아이작을 탑재한 범블 로봇이 우주정거장 내부의 이상 원인을 찾는 것이다. 이산화탄소의 농도가 높아지면 그 안에서 일하고 있는 우주인들은 심각한 위기에 직면하기 때문에 빨리 원인을 찾아 대처해야 한다. 이번 테스트에서 범블 로봇은 실내 공기 순환에 사용되는 우주정거장 내부 ‘통풍구’에 이상이 있음을 발견하고, 컴퓨터 비전 시스템을 통해 우주인의 양말(프린팅 이미지)이 통풍구를 차단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어 우주인에 도움을 요청해 문제를 해결했다.

두 번째 테스트는 ISS내 일본 모듈인 ‘베이(Bay) 6’에서 이뤄졌다. 범블은 자신이 우주선에 흘러다니는 케이블과 부딪히고 엉켜있다가 스스로 풀리는 것을 발견하고, 우주선과 지구간 통신에 장애가 생길 것을 우려해 지상의 운용자로부터 도움을 받아 대처했다.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NASA 에임즈 리서치센터의 아이작 프로젝트 매니저(PM)인 트레이 스미스는 “아이작은 단순히 로봇시스템과 우주선시스템을 위한 관리도구가 아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우리의 비전은 우주선을 자율로봇시스템으로 바꾸는 데 있다”고 했다. 아이작은 지상 관제사와의 통신이 제한되거나 우주비행사가 탑승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장시간 원격 및 자율적인 관리가 가능하도록 기술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되고 있다.

NASA의 미래 임무는 지구로부터 아주 먼 곳에서 이뤄진다. 이는 게이트웨이와 같은 우주 탐사 전초기지에 우주인이 계속 승선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게이트웨이와 같은 우주 탐사용 전초시설이 화성 근처에 마련된다면 1년 중 6주 동안만 우주인이 상주하고 나머지 기간은 무인 상태에서 운영될 수 있다.

이 같은 시나리오에서 NASA는 아이작 2단계 테스트를 준비 중이다. 무인 우주정거장과 무인 화물우주선 사이에 화물을 운송하는 여러 로봇들을 관리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NASA는 아이작 테스트와 함께 '우주선-로봇 시스템(vehicle-robot systems)'의 운영자 인터페이스를 개선해 우주선 관리를 단순화하는 데도 힘을 쏟고 있다.

3단계 시나리오는 우주선내 실내 공기누출이나 화재 발생과 같은 위기 시나리오를 제시해 아이작이 위기에 대응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NASA 트레이 스미스 PM은 “아이작은 게이트웨이와 같은 우주정거장이 작동하도록 하는 데 필요한 열쇠"라며 “우리는 머나먼 우주로 갈수록 보다 똑똑한 우주선과 로봇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우리는 아이작이 우주인이 그곳에 없더라도 미래 우주인의 도우미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