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로봇 스타트업들이 사회적 거리두기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방역, 배송 분야 서비스 로봇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고 ‘니케이 아시안 리뷰(Nikkei Asian Review)’가 보도했다. 이에 따라 미국, 중국 등의 서비스 로봇기업들과의 글로벌 경쟁이 점점 치열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니케이 아시안 리뷰 보도에 따르면 코로나19의 확산으로 그동안 별로 주목받지 못하던 서비스 로봇이 공공보건 위기 속에서 사람들의 안전을 보장하는 솔루션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국, 중국 등을 중심으로 음식 배달, 의료용품 배송, 소독 작업용 서비스 로봇이 확산되고 있으며, 일본 기업 역시 미국과 중국을 따라잡기 위해 서비스 로봇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는 대표적인 서비스 로봇 분야는 제품 운송, 방역 분야다. 이들 분야에 활용되는 로봇은 사람간 접촉을 최소화하면서 작업 효율성을 높인다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 베네치아즈 피자가 스타쉽의 로봇을 이용해 피자를 배당하고 있다(사진=베네치아스 피자)

가장 주목 받고 있는 분야는 비대면 방식 로봇 배송이다. 4월초 미국 애리조나주 피자 전문점 ‘베네치아즈 피자(Venezia’s pizza)‘는 주 정부가 테이크아웃과 배달을 제외하고 영업 중단 명령을 내리자 스타쉽 테크놀로지스의 배송 로봇 11대를 도입해 피자 배달에 나섰다. 회사 측은 배송 로봇을 활용한 피자 배달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이 뜨겁다고 밝혔다.

스타쉽 테크놀로지측 역시 지난 몇 주 동안 비대면 배달 서비스 이용건수가 큰폭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스타쉽은 현재 애리조나주 뿐 아니라 워싱턴 DC에서도 음식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캘리포니아 남부 지역에선 지난 3월말 부터 밀크티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 포니닷에이아이가 자율주행자동차를 이용해 무인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사진=포니닷에이아이)

중국계 로봇 스타트업인 포니닷에이아이(Pony.ai)는 캘리포니아주에서 현지 온라인 쇼핑업체와 제휴해 자율주행자동차를 이용한 음식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재 10대의 자율주행자동차를 음식 배달에 투입해 고객들의 문앞까지 음식을 배달하고 있다.

중국에서도 코로나19 발생 이후 서비스 로봇의 보급이 언론에 속속 보도되고 있다. 특히 우한 지역에 위치한 병원들이 자율주행 로봇을 이용해 거리가 떨어진 병동에 음식을 배달하는 로봇들을 활발하게 운영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 유비테크의 로봇이 체온을 체크하고 있다(사진=유비테크)

선전에 있는 병원은 인공지능을 탑재한 로봇을 투입해 방문객들의 체온을 제공하거나 접객 서비스를 진행했다. 이 로봇은 선전에 위치한 로봇 기업인 ’유비테크(UBTECH)‘가 개발했다. 유비테크 로봇은 카메라와 센서를 탑재해 안내 데스크에서 환자들의 얼굴을 인식할 수 있으며 지속적으로 방문객들의 체온을 검사한다.

유비테크 대변인은 “이 로봇은 이미지 인식 기술을 활용해 하루 평균 200명 환자의 체온을 측정할수 있다”며 "의료진의 부담을 덜어주고 노동력 부족에도 대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항저우에 본사를 두고 있는 물류 드론 개발 기업 '앤트워크(ANTWORK,迅蚁)'는 지난 2월 저장성 샤오싱(绍兴)에서 검사키트를 병원간에 배송하는 데 드론을 활용했다. 회사 측은 드론 배송이 가볍고 긴급하게 필요로 하는 물건을 운반하는 데 적합하며 일반 도로를 이용하는 것보다 배송 시간이 아주 짧다고 소개했다. 앤트워크는 인구 밀도가 낮은 중국 산악 지역을 대상으로 우편물 드론 배송 서비스도 지원하고 있다. 이어 앤트워크는 지난해 말 중국 정부로부터 도심 지역에서 드론을 운영할 수 있는 허가를 받았다. 상업용 드론을 이용해 검사 키트를 운송한 것은 앤트워크가 도심 지역에서 최초로 추진했다.

일본 로봇 업체들도 미국과 중국을 따라잡기 위해 힘을 기울이고 있다. 일본 도쿄 인근에 위치한 미라 로보틱스(Mira Robotics)는 아바타 로봇인 ’유고(ugo)’를 코로나 19 현장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미라 로보틱스는 원격 제어가 가능한 유고 로봇에 로봇팔을 탑재해 방역 작업을 할 수 있도록 기능을 개선했다.

회사측은 4월부터 제품 생산에 들어갔다. 2020회계년도에 10대의 유고 로봇을 생산할 계획이다. 켄 마츠이(Ken Matsui) CEO는 ”현재 프랑스, 싱가포르 등 국가에서 5건 정도 제품 구입 문의 요구가 들어온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 ZMP의 방역 로봇 '패토로(사진=ZMP)

일본 자율주행 기술 개발업체 ZMP는 자율주행 보안 로봇 ‘패토로(PARTORO)’에 소독액 분사 기능을 추가해 공급하고 있다. 이 로봇은 카메라와 센서의 도움을 얻어 실내를 이동하면서 문손잡이 등을 소독할 수 있다.

니케이 아시안 리뷰는 그동안 주로 공장과 같은 폐쇄된 공간에서 로봇이 운영됐으나 최근 몇 년동안 인공지능과 로봇 기술이 결합하면서 병원, 기차역, 식당, 사무실 등을 중심으로 인간의 작업을 지원하는 서비스 로봇이 부각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이번 코로나19의 대유행으로 서비스 로봇 역할이 중요해지면서 서비스 로봇의 수요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했다.

후지경제연구소는 코로나19 유행전에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오는 2025년 전세계 서비스 로봇 시장이 지난 2018년과 비교해 2.6배 증가한 4조5000억엔 규모에 달할 것으로 에측했다. 특히 온라인 유통업계를 중심으로 AGV 등의 로봇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 2020~2025년 서비스 로봇 글로벌 시장 예측(자료=후지경제,니케이아시안리뷰)

배송 로봇 시장도 유망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보스턴 컨설팅 그룹 추정치에 따르면 오는 2027년까지 일본에서는 초고령화의 영향으로 24만명에 달하는 트럭운전사들이 부족할 것으로 예측됐다. 또 식당과 병원에서도 사람을 대신해 음식이나 의료용품을 운반하는 로봇 수요가 증가할 전망이다.

다만 인공지능 기술을 내장한 서비스 로봇의 높은 가격이 로봇 보급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일본 부동산 개발사업자인 ‘모리 트러스트(Mori Trust,森トラスト)’는 노동력 부족에 대응하기 위해 인공지능 로봇의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자율주행 기능을 갖춘 로봇 가격이 최소 1백만 엔 이상이라는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투자수익률(ROI)에 대한 불확실성이 로봇 도입과 확산을 저해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중국 로봇 업체들은 낮은 제조원가로 로봇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놓고 글로벌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려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서비스 로봇이 비대면 서비스를 위한 대안으로 부상하면서 서비스 로봇 시장을 선점하려는 각국의 로봇 업체들간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는 양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