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간 '중국제조 2025' 전략 발표와 중국 제조업의 성장 모델 업그레이드, 스마트 제조 도입 활발 등 요인으로 새로운 기회들이 지속적으로 생겼다. 이같은 흐름을 타고 산업용 로봇이 뜨거운 화두로 등장했다.

올해 산업용 로봇업계는 크고 작은 일들이 끊이지 않았다. 협동 로봇 기업 리싱크로보틱스(Rethink Robotics)의 도산, 봇물터진 로봇타운 건설, 중국과 미국의 무역마찰 등은 로봇 산업의 화두로 등장했다. 판매량과 시장 규모 관점에서 중국 산업 로봇이 고속 발전 시대로 접어들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국제로봇연맹(IFR) 통계에 따르면 중국 로봇 판매량은 2015년의 6.8만 대에서 지난해 13.8만 대로 치솟았다. 2020년 중국 로봇 판매량은 20만 대를 넘어설 전망이다. '중국 로봇 산업 발전 보고서 2018'에 따르면 지난 몇년 간 중국 로봇 시장 평균 성장률은 30%였으며 올해 중국 로봇 시장 규모는 87.4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세계 시장의 3분의 1 수준이다.

◇ 산업 로봇 시장 규모 고속 성장의 이면

중국 산업 로봇의 고속 성장은 주로 '인구 보너스' 상실에 기인한다. 정책적 지원과 시장 수요, 자본 투자가 맞물려 가능했다.

중국 인구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젊은이들의 직업관에도 변화가 일어났다. 노동 인구가 2010년의 75%에서 지난해 71%로 줄었다.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2017년 일정 규모 이상 기업 취업 인구와 평균 임금 상황 보고'에 따르면 중국 제조업 평균 임금은 5만8049위안이었으며 동남아와 비교해 인건비 우위를 잃어버렸다는 점이 자명해졌다. 다른 측면에선 맞춤화 제조가 확산하면서 차세대 산업 로봇으로 '유연한 자동화'를 실현해야 한다는 수요가 커졌다. 인건비가 상승함과 동시에 산업용 로봇 가격이 낮아지면서 인력을 로봇으로 대체하는 움직임은 빨라졌다.

정책적 지원도 있었다. 중국은 국가적으로 로봇 산업 발전을 지원했으며 '중국제조 2025' '로봇 산업 발전 규획(2016~2020)' 등 정책을 내놨다. 중국제조 2025 정책은 2020년까지 산업용 로봇 판매량을 15만 대로 늘리고 보유량은 80만 대에 이르도록 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지난해 중국 내외 로봇 기업과 핵심 부품 기업은 공급 부족 사태에 직면했다. 중국 내외 로봇 기업이 적극적으로 생산량을 확충했으며 외자 로봇 기업의 중국 생산설비 투자도 증가했다. 중국 로봇 기업의 생산 확충세도 거셌다. 예컨대 중국 로봇 공룡 기업 시아순(SIASUN)의 경우 최근 몇 년간 선양, 상하이, 우한, 항저우, 푸양 등지에 20여 개의 생산 기지와 산업단지를 조성했다. 올해 상반기에 발표된 연간 보고서에 따르면 신아순은 1~6월까지 10.2억 위안의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15.47% 증가한 것이다.

지난해와 올해 중국 산업용 로봇 영역의 자본 투자 열기는 뜨거웠다.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로봇 영역에서 166건의 투자가 일어난 반면 오래 11월 초까지 이미 153건의 투자가 성사됐다. 투자 금액은 수억 위안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허 신청건수 측면에서 봤을 때도 성과가 뚜렷하다. 쳰잔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007년부터 2017년 사이 중국 산업용 로봇 특허 신청건수는 지속적인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2017년 산업 로봇 특허 신청 수량은 5608개에 이르렀다.

이 같은 긍정적 신호에도 불구하고 '부정적' 데이터도 적지 않다. 중국은 연속 5년 중국 산업 로봇 판매량이 가장 많은 국가였지만 70% 이상 시장 점유율을 외자 기업이 차지하고 있다.지난해 중국 국산 로봇 시장 점유율은 전년 대비 사실상 5.9% 줄었다.

◇ 중국 산업 로봇에 닥친 어려움

가장 큰 어려움으로는 자체 연구개발 역량 결핍과 핵심 부품의 해외 의존도를 꼽을 수 있다. 로봇의 3대 해심 부품으로 지목되는 컨트롤러, 감속기, 서보드라이버는 각각 로봇 원가의 39%, 38%, 22%를 차지한다. 하지만 중국 핵심 부품의 기술 수준이 낮아 대부분 해외에서 수입된다. 중국 산업 로봇에 대한 기초 연구 속도도 느려 관련 기초 연구 기술의 축적이 되지 않아 해외 기술을 뛰어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핵심 부품 개발 필요성은 커지고 있다. 중국 히트로봇그룹(HRG, HIT ROBOT GROUP) 연구소의 자오졔(赵杰) 소장에 따르면 로봇의 진정한 핵심 기술은 아직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관련 핵심 기술, 핵심 부품, 소프트웨어, 애플리케이션 발전이 필요한 이유다.

아직 중국산 로봇이 기술 수준이 낮은 중저가 시장에 머물러있다는 점도 문제다. 중국 공업정보화부 통계에 따르면 중국에서 로봇 생산 관련 기업 수는 800여 곳이 넘는다. 이중 200여 곳 이상이 로봇 본체를 제조하며 대부분 기업들이 모듈 조립과 대리 가공 기업이다. 산업 사슬 대부분이 엔트리급에 집중돼 있는 것이다.

쳰잔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6월까지 중국 산업용 로봇 특허 출원건수를 보면 로봇팔(B25J) 분야 특허 신청건수가 1위를 차지했다. 7074개로 전체의 26.63%였다. 이어 용접 및 탈용접(B23K) 기술 특허 신청건수가 2위를 차지했으며 기타 기술의 비중은 5% 이하였다. 전반적으로 중국산 로봇 중 하이엔드 로봇 수가 너무 적으며 하이엔드 시장에서 해외 기업의 독과점 현상은 여전히 심각한 상황이다.

소프트웨어 시스템 연구개발 역량도 부족하다. 메치마인드(MECH-MIND) 창업자인 사오톈란(邵天兰)은 "산업용 로봇 하드웨어는 이미 성숙되고 있고 중국에서도 쫓아가고 있지만 관건은 핵심 부품과 알고리즘"이라고 지적했다.

로봇에 탑재되는 신흥 기술과 소프트웨어 알고리즘 결여 문제가 심각하다. 중국과 달리 해외 로봇 기업의 경우 소프트웨어 시스템 개발에 더욱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이를 통한 연구개발 성과를 산업용 로봇에 적용하고 있다. 중국 산업용 로봇 기업의 소프트웨어 시스템 연구개발은 아직 상대적으로 미약한 수준이다. 자체적으로 연구개발한 소프트웨어 시스템의 혁신이 필요하다. 바로 이 점이 해외 기업과 중국 기업의 격차를 만드는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 (제휴=중국로봇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