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리노이대학, 코넬대학 등이 공동으로 농작물 성장 및 관리, 생산 최적화 등을 가능하게 하는 반자동 농업 로봇을 개발했다.

과학 전문매체인 ‘phys.org’에 따르면 일리노이 대학 칼 웨스(Carle R. Woese) 게놈생물학 연구소는 코넬대학, 사이네트론(Signetron Inc) 연구원들과 협력해 농지를 돌아다니며 농작물의 성장과 발달에 관한 실시간 데이터를 수집, 제공하는 로봇을 개발했다. 이 로봇은 농부가 작물의 유전적 특성을 잘 파악해 최대치의 수확량을 생산하는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붕괴된 건물이나 기타 위험한 환경을 탐색하는데 사용되는 자율 로버에서 영감을 얻어 개발된 이 로봇은 연속되는 트랙이나 소형 탱크 트레드에서 활용되며. 이용자가 GPS와 랩톱 컴퓨터로 로봇을 제어한다. 작물 줄 사이를 옮겨다니는 로봇은 초분광(hyperspectral), 고해상도 및 열 카메라, 날씨 모니터 및 펄스 레이저 스캐너를 이용해 각 식물의 줄기 직경, 높이 및 잎 면적과 같은 표현형 정보를 수집하고 토양의 온도와 수분 함량과 같은 환경 조건을 평가한다.

온보드 컴퓨터에 데이터를 저장하고 실시간으로 컴퓨터에 전송함으로써 과학자들이 이 데이터를 활용해 많은 분석 및 모델을 수립하도록 해준다. 가령 각 농지의 3차원 재구성을 만들어보고, 농지의 성장 및 개발을 위한 예측 모델을 개발하고, 각 농지 및 전체 구성의 생산량을 추정하는 것들이다.

식물 성장 정보 수집과 환경 조건 평가

▲ 농업용 로봇 개발자인 Girish Chowdhary 교수(오른쪽)와 연구진

일리노이대학 농업 및 생물공학 교수 그리시 샤우드해리(Girish Chowdhary)는 “미국의 작물 재배자에게는 데이터에 대한 즉각적인 액세스, 데이터 시각화가 매우 중요하다”며 “농지 재배자에게 관련 데이터를 신속하게 제공할 수 있다면 생산성을 높이는 의사결정을 도울 수 있다”고 말한다.

연구팀은 현재 바이오 연료 생산에 사용되는 작물인 에너지 수수(energy sorghum) 분야를 평가하기 위해 이 로봇을 사용하고 있지만 옥수수, 밀 등의 키가 큰 다른 열매 작물과 콩 등의 재배에서도 마찬가지로 활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프로젝트의 책임자인 스티븐 롱(Stephen P. Long) 일리노이 굿셀엔도우드대학(Gutgsell Endowed University of Illinois) 작물 과학 및 식물 생물학 교수는 이 로봇이 농업 과학자와 농민 모두를 위한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농업과 작물 개발의 노동 집약적인 프로세스를 자동화해준다는 것이다. 그는 “생산자에게는 유전 물질 향상을 가속화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연구자들에게는 더 많은 물질과 작물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궁극적으로는 농부가 훨씬 더 생산성 높은 작물을 경작하도록 도울 수 있다”고 말한다.

롱은 또 “지난 몇 년 동안 커다란 진보 중 하나는 각 식물의 완전한 DNA 청사진을 결정할 수 있는 것이었지만 자라는 식물을 묘사할 표현형 정보가 부족한 것이 한계로 지적돼왔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 로봇을 통해 식물의 수행 방법에 대한 표현형 정보를 유전 청사진과 결합할 수 있으며 최상의 식물을 확보하는데 필요한 유전자의 조합을 확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5000달러 저비용의 혁신적인 로봇

연구팀은 현재 로봇의 디자인을 수정해 너비를 줄이고 좁은 열 사이에서도 보다 쉽게 기동할 수 있도록 작업하고 있다. 또 장애물을 감지하고 회피하는 센서 시스템도 설치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로봇의 금속 및 트랙 구성과 관련된 생산 비용을 줄이기 위해 3D 프린팅으로 일부 구성 요소를 생산할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샤우드해리는 “제조 비용을 현저히 낮춰 5000~1만 달러 수준으로 가격을 책정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한다. 그는 “오늘날 (미국) 농업 장비가 보통 수십만 달러가 드는 점을 감안할 때 5000달러에 불과한 농업용 로봇은 완전히 새로운 개념”이라고 강조한다. 연구팀은 2년 안으로 시제품을 제작할 계획이며 완제품 출시는 2021년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