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폐아 치료 로봇

신생아의 뇌를 통해 자폐증을 예측하는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개발됐다.

‘IEEE스펙트럼’에 따르면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채플 힐(Chapel Hill) 소재 노스캐롤라이나 대학(UNC) 합동 연구팀은 12개월 미만 아이의 뇌에서 자폐증과 관련된 변화가 발견됐으며 딥러닝 알고리즘을 통해 자폐증 위험이 높은 어린이가 24개월 안에 이 질환으로 진단될 가능성을 예측했다고 밝혔다.

자폐증 장애가 있는 청소년들의 뇌의 부피가 일반 아이들에 비해 증가했다는 연구는 이미 1990년대 중반에 보고됐으나 뇌의 성장이 신생아 시절부터 일어났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알고리즘은 81%의 정확도와 88%의 민감도로 위험도가 높은 어린이에 대한 진단을 예측해냈다. 이는 기존 행동 지문(behavioral questionnaires) 방식이 12개월 가량의 어린이를 정확도 50%로 예측한 것에 비해 상당한 진전이다. UNC의 심리학자이자 뇌 발달 연구자인 히터 해즐렛(Heather Hazlett)은 “이 방식은 어떤 종류의 진단보다 성과가 뛰어나며 특히 매우 어린 나이에 자폐증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 획기적인 부분”이라고 말했다.

81%의 정확도로 자폐증 가능성 예측

이 연구는 자폐증 초기 뇌 기능 개발에 관한 미국 보건연구원의 유아 뇌 영상 연구(Infant Brain Imaging Study)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자폐증 진단을 받은 형제자매를 갖고 있는 106명의 신생아와 가족력이 없는 신생아 42명을 대상으로 비교 연구가 이뤄졌으며 6개월, 12개월, 24개월에 이른 유아의 뇌를 스캔했다.

연구진은 아기의 전반적인 뇌 성장이 6개월에서 12개월 사이에 큰 변화가 없음을 확인했다. 그러나 12개월 이후에는 자폐증 형제자매를 갖고 있는 고위험 아동의 뇌 표면 면적이 크게 증가했는데 이는 12개월에서 24개월 사이에 일어난 뇌의 부피 증가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시 말해 자폐증에서 발달 중인 뇌는 처음 12개월까지는 표면적이 증가하다가 이후 24개월까지 전체 부피가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함께 사회 관심 부족, 언어 지연, 반복적인 신체 움직임과 같은 자폐증의 특징적인 행동을 나타내기 시작하는 24개월 어린이들의 행동 평가를 수행한 결과, 뇌의 과증식이 커질수록 어린이의 자폐 증상이 더 심해지는 경향이 있음이 입증됐다. 연구팀은 더 나아가 UNC 및 찰스턴 대학의 컴퓨터 과학자들과 협력해 알고리즘을 작성하고 뇌 스캔을 통한 뇌 변화를 학습시키는 방법으로 나중에 어떤 어린이가 자폐증으로 진단될지 예측했다. 알고리즘은 뇌 표면적, 뇌의 부피, 성별(소년이 소녀보다 자폐증을 앓을 확률이 높음)의 세 가지 변수를 사용해 자폐증이 있는 10명의 어린이 중 8명을 확인했다.

딥러닝 통해 뇌 스캔 데이터 학습

알고리즘 훈련 방법은 2단계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훈련을 위해 데이터의 절반을, 나머지 절반은 테스트를 위해 사용했다. 이에 대해 UNC의 신경이미지분석연구실(Neuro Image Analysis and Research Lab)의 공동 책임자인 마틴 스타이너(Martin Styner)는 '가장 명료한 분석'이라고 말한다. 이후에는 데이터를 10개의 동일한 부분으로 세분화하는 표준 10배 분석을 수행했다. 머신러닝은 10개로 세분화한 데이터 중 훈련을 위해 90%를, 테스트용 데이터로 10%를 계속 번갈아 교체하며 총 10회 이뤄졌다. 최종 프로그램은 예측에서 사용한 10회 테스트의 전체 결과를 수집해 진행됐다.

다행히도 초기 50대 50 분석과 최종 10배 분석 모두가 거의 동일한 결과를 보였다. 공동 저자인 찰스턴 대학의 조교수 브렌트 먼셀(Brent Munsell)은 “더 많은 피험자가 추가되면 예측 정확도는 거의 동일하다”며 “일반적으로 지난 몇 년 동안 이미지 데이터에 적용된 딥러닝이 매우 정확하다는 것이 입증됐다”고 말한다.

그러나 AI가 수행한 의료 성과에 관한 다른 사례와 마찬가지로 결과는 자폐증용 컴퓨터 감지 바이오마커를 보기 전에 데이터들이 복제되어야 한다. 해즐렛은 복제 테스트를 위해 어린아이의 두뇌를 스캔하는 것은 어렵고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시간이 다소 걸릴 것이라고 지적한다. 또한 고가의 진단 검사가 반드시 모든 어린이들에게 적합하지는 않다는 말도 덧붙인다. 해즐렛은 “모든 태어난 아기들에게 유용한 것은 아니다”며 “그러나 유전자 검사나 다른 마커를 통해 어린이가 자폐증에 걸릴 위험이 있는 것으로 밝혀지면 영상은 뇌의 변화를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