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벌레 모사 소프트 로봇

최근 문어, 해파리, 불가사리 등 뼈없는 동물의 기능과 특징을 모사한 로봇 개발이 다양하게 진행되는 가운데 애벌레를 모사한 소프트 로봇이 등장했다.

‘테크타임즈’는 도쿄대학교 정보과학기술대학원(도쿄대대학원 정보이공학계연구과)은 지구 환경 변화를 모니터링하는 애벌레 형태의 로봇을 개발했다고 보도했다. 연구진들은 뼈없는 생명체의 특징을 로봇 설계에 반영할 경우 딱딱한 외피의 로봇 장치가 갖고 있는 보행 및 이동에서의 경직성을 극복하고 훨씬 더 유연하게 구현할 수 있다.

대학원생인 타쿠야 우메다치는 “소프트 로봇은 인간 환경에 더욱 적합하다”며 “부드러운 특성으로 인해 사람들이 로봇과 상호작용하는데 훨씬 더 안전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부드러운 로봇을 만드는 데 있어 한 가지 단점은 소재가 복합적인 모양을 띠고 있어 기존 기술로는 제어가 어렵다는 점이다. 때문에 연구자들은 개발품의 형태를 적절하게 모델링하고 예측하기 위해 상당한 양의 수치 처리를 해야만 한다.

소프트 로봇 애벌레

도쿄대 정보과학기술 대학원 연구원은 부드러운 로봇의 움직임을 보다 잘 제어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내기 위해 박각시나방 애벌레(학명 Manduca sexta)로 알려진 나방 종의 행동을 연구했다. 진화의 오랜 세월동안 애벌레는 많은 두뇌 처리 없이도 복잡한 운동이 가능한 방식을 학습했다.

우메다치와 그의 동료들은 이 애벌레 단계의 곤충들이 매우 제한된 수의 뉴런만을 사용하기 때문에 그들의 몸 움직임을 유도하기 위해 굳이 두뇌에 의존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발견했다. 대신 애벌레는 몸을 통제하기 위해 더 분산된 시스템을 사용한다.

연구진의 모델에 따르면 유충은 부드러운 조직에서 발견된 감각 뉴런을 사용해 데이터를 근육으로 전송하며 중계신호를 통해 이것이 차례로 애벌레의 몸을 움직이게 한다. 여기에서 영감을 얻어 애벌레의 그것과 유사한 신체 기능을 소프트 로봇 디자인에 통합시켰다. 특히 센서를 로봇에 부착해 다양한 표면을 통해 움직임을 안내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컴퓨터 데이터를 사용해 로봇 모터에 대한 제어를 미세 조정했다.

▲ 애벌레 로봇의 동작

최종 결과는 4개 세그먼트를 변형해 표면으로 움직이는 부드러운 로봇이었다. 로봇의 센서에 의해 수집된 데이터는 유도 메커니즘을 과하게 강조하지 않고도 조금씩 움직이거나 기어가는 동작을 제어할 수 있다. 우메다치는 애벌레 로봇 몸체의 부드러움이 지능형 로봇 작동을 개발하는 핵심 요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프트 로봇은 주변 환경 변화를 모니터링하는 것 이외에도 다양한 실용적인 애플리케이션 개발이 가능하다. 우메다치는 나무가지 주변에서 움직일 수 있는 애벌레 같은 로봇을 개발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러한 장치는 카메라와 센서를 부착해 해당 현장에서 과학적인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오픈사이언스 저널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