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장 군인과 일반인을 구별하는 드론 동영상.

급속히 진화해 가고 있는 인공 지능의 활용이 군사 분야에서도 적극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일본의 정보사이트 오타폴(Otapol)은 6일자에서 현재의 "로봇 병기"가 어느 정도 실력을 가지고 있는지 그 일단을 엿볼 수 있는 영상이 공개돼 화제라고 소개했다.

■ 소총을 들고있는 사람을 적으로 인식하고 공격하는 드론

DARPA(미방위고등연구계획국)의 엔지니어인 제이콥 레겐슈타인이 지난 8월에 시험 비행을 한 6로터의 자율형 드론의 공중 촬영 영상이 그것이다.

8월 25일에 행해진 시험 비행은 미국 메사추세츠주의 캠프 에드워즈내에 특별 설치된 중동의 한 마을을 재현한 시설의 상공이 무대가 되었다. 현장에 배치된 사람 몇몇은 AK-47의 복제 소총을 들고 있었는데 상공에 떠있는 이 드론은 소총을 들고 있는 사람을 군인으로 인식하고, 비무장한 사람을 일반인으로 판단하는 공중촬영 영상이었다. 물론 레겐슈타인이 드론을 일체 원격 조작하지 않았다. 새로 개발되어 탑재된 인식 소프트웨어가 전장의 상황을 스스로 파악하고 행동하는 능력이 있는 것이다. 만일 이 드론이 무장하고 있었다면 소총을 가진 적군을 공격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 드론은 멈춰있는 사람뿐만 아니라 움직이는 물체에 대해서도 뛰어난 추적 능력을 보여 주었다. 사람뿐만 아니라 트럭 등의 차량도 감지하고 추적할 수 있도록 했다. 이것도 마찬가지로 미사일 등 무기를 장착하고 있었다면 차량에 대한 공격을 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자율형 무인 병기가 수많은 전장에 투입되면 지금까지의 작전 행동을 완전히 바꿔 버릴수 있게 된다. 물론 이것은 미 펜타곤(국방성)이 의도하고 있는 것이다. 펜타곤의 최근 예산을 보면 이러한 자율형 로봇 병기 개발에 지난 3년간 180억 달러(약 20조 6100억원)가 계상되어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커다란 진전을 이루고 있을 "로봇 병기"에 두려움을 금할 수 없다.

■ 시급한 과제가 되었다 "터미네이터 난제"

1984년의 SF 영화 '터미네이터'의 시작 부분에서는 인간 반란군과 인공 지능이 지휘하는 로봇 병사들과의 인상적인 전투 장면이 등장한다. 메탈릭한 빛을 발하는 인간형 병사 로봇의 모습을 생각하며 전율을 느낀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그 광경이 바로 현실이 되고 있는 것이다.

펜타곤이 미군의 군사 전략에서 자율형 로봇 병기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것은 라이벌 군사대국인 중국과 러시아를 염두에 두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종종 개발중인 로봇 병기의 정보가 공개되지만, 특히 중국에서는 별로 정보가 나오지 않기 때문에 베일에 쌓여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로버트 O. 워크 미 국방부 부장관에 따르면 중국도 러시아도 이미 미국과 같은 정도의 로봇 무기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따라서 현재 이 3개국에서 치열한 자율형 로봇 병기 개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새로운 "군축"의 길도 국제 사회에서 모색해야 되지만, 일단 펜타곤은 미군이 로봇 병기 개발에서 뒤쳐지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데 있다.

자율형 로봇 병기에 대해서는 물론 국제 사회를 비롯한 각 방면에서 경계의 목소리가 높아지고있다. 지난 7월에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일어난 경찰 저격 사건에서 경찰은 숨은 범인을 "자폭 로봇"을 사용하여 살해하면서 미국 내에서도 로봇 병기 사용이 윤리적 문제로 큰 화제를 끌게 되었다. 그리고 바로 영화 '터미네이터'가 현실이 된 "터미네이터 난제(難題) (Terminator Conundrum)'가 언젠가는 해결해야 할 문제로 정작 국방부도 과제로 삼고 있다고 한다. 이제 '터미네이터'가 등장하는 토대는 점점 갖추어지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