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의 컴퓨터 업체인 ‘D-웨이브’는 양자컴퓨팅 전문업체로 잘 알려져 있다. 이 회사가 지난 2011년 개발한 ‘D-웨이브 1’은 일부 논란이 있지만 세계 최초의 양자컴퓨터로 불린다. ‘D-웨이브’가 ‘D-웨이브 1’ 후속 기종으로 내놓은 ‘D-웨이브 2’는 머신러닝과 음성인식, 자연어 처리를 위해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으며, 싱글코어 칩을 활용하는 일반 컴퓨터보다 1억배 이상 빠른 속도로 처리할 수 있다고 한다. 구글이 이 양자컴퓨터를 구입해 연구에 활용하고 있다.

IEEE 스펙트럼에 따르면 D-웨이브의 공동 창업자 중 한사람이자 현재 CTO를 맡고 있는 조디 로즈(Geordie Rose)는 ‘킨드레드 시스템즈(Kindred Systems)’라는 스타트업을 지난 2014년 설립했다. 킨드레드 시스템즈는 캐나다 벤쿠버에 위치하고 있으며 25명 정도의 직원이 근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어떤 연구를 하는지에 관해선 많은 부분 베일에 가려져 있다.

IEEE 스펙트럼은 킨드레드 시스템즈가 원격 조작이 가능한 자율 로봇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회사의 최종 목표는 ‘프로그래밍 로봇’을 저렴한 비용으로 빠른 시일 내에 만드는데 있다고 한다. 킨드레드 시스템즈는 기술력을 인정받아 '데이터 콜렉티브(Data Collective)', '일레븐 투 캐피탈(Eleven Two Capital)' 등 업체로부터 1천만 달러 이상의 자금을 투자받았다. 킨드레드에 지분 참여하고 있는 데이터 콜렉티브 측은 "킨드레드가 한 사람의 작업자가 네사람 정도의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인공지능 기반(AI-Driven)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 킨드레드 시스템즈가 개발 중인 로봇

킨드레드 시스템즈가 최근 미국 특허청에 제출한 특허 출원문서는 매우 흥미로운 기술을 소개하고 있다. 특허 출원 문서에 따르면 킨드레드는 사람(심지어 원숭이도 가능함)이 HMD, 센서와 엑추에이터로 이뤄진 엑소 슈트 등을 착용하고 원격지에 있는 로봇을 제어하고, 로봇 스스로가 머신 러닝 기술을 통해 사람(또는 원숭이)이 하는 작업을 배울 수 있다. 엑소 슈트나 외부 센서로부터 취득한 데이터는 클라우드상의 컴퓨터에 의해 분석되고, 로봇이 사람의 행동을 학습하는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훈련하는데도 활용된다.

이 시스템을 작동하는 원격 조작자는 엑소슈트를 입고 페달을 이용해 로봇의 동작을 제어하고, 오큘러스 리프트의 헤드셋과 유사한 장비와 글로브를 통해 원격지에 있는 로봇이 보는 것과 같은 장면을 똑 같이 보고 느낄 수 있다. 엑소 슈트에는 뇌파를 측정할 수 있는 MRI와 EEG 장비는 물론이고 생화학 센서도 부착되어 있다고 한다.

▲ 조작자가 착용하는 엑소 슈트

킨드레드 시스템즈가 구상하고 있는 로봇시스템은 1.2미터 크기의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인조 피부를 갖추고 있으며, 이동을 위한 바퀴, 고해상도 카메라, 근접 센서, 터치센서, 적외선 센서, GPS 등을 갖추고 있다. 로봇은 원격지에 떨어져있지만 사람으로부터 수행해야할 다양한 작업을 배운다. 나중에는 사람 없이도 동작을 스스로 수행할 수 있다. 킨드레드 시스템즈는 이 같은 로봇 기술을 구현하기 위해 CDBN, CRBM과 같은 딥러닝 알고리즘을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특허 출원 이미지를 보면 엑소 슈트를 입은 여러 명의 원격 조작자들이 여러대의 로봇과 클라우드로 연결되어 작업을 함께 수행하는 꿈같은 장면이 연출된다. 전문가들은 만일 이같은 기술이 실현되다면 양자 컴퓨팅 뿐 아니라 양자 로봇 기술이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런 로봇 기술이 실현되려면 현재의 컴퓨팅 기술보다 1억배 빠른 양자 컴퓨팅 기술이 접목되어야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 복수의 로봇과 엑소 슈트를 입은 원격 조작자들이 클라우드를 통해 연결된 상태에서 작업을 수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