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이저의 헤드셋

컴퓨터 주변기기 전문업체인 레이저(Razer)가 최근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펀드를 출범시켜 18년만에 변신을 꾀하고 있다.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컴퓨터 게임에 최적화된 마우스, 키보드 및 기타 주변기기를 만드는 미국의 레이저(이 업체의 슬로건은 ‘게이머를 위한, 게이머에 의한’으로 유명하다)는 최근 3000만달러 규모의 스타트업 투자 펀드인 z벤처를 출범시켰다.

z벤처는 IoT, 빅데이터 분석, 가상현실 및 증강현실, 로봇, 안드로이드 게임과 같은 영역에 있는 광범위한 스타트업에 투자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진다. 이들 영역은 레이저가 이미 추진해왔고 향후 더 깊이 관심을 가질 계획이 있는 분야로 z벤처는 이외에도 공급망 관리나 판매 및 마케팅 등 레이저를 위해 필요한 영역의 다른 기술 스타트업도 함께 발굴할 계획이다.

레이저의 CEO겸 공동 창업자 민-리앙 탄(Min-Liang Tan)은 “z벤처는 스타트업을 위한, 스타트업에 의한 펀드”라며 “z벤처를 통해 레이저 커뮤니티와 투자할 기업들의 솔루션을 공유하는 것을 비롯해 스타트업을 위해 레이저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전문지식을 지원하고, 글로벌 소매 부문 및 유통 네트워크에서 마케팅을 제공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와 싱가포르를 중심으로 활동하게 될 z벤처는 초기 단계 스타트업에 집중 투자할 예정이다. 투자 규모는 일반적으로 10만달러에서 100만달러 사이일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발표할 단계는 아니지만 이미 일부 투자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며 VR과 전자상거래, 게임 등의 분야에서도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z벤처의 목표는 두 가지이다. 레이저가 비즈니스로 관여하는 커뮤니티를 지원하도록 돕는 것과 실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기업들을 키워내는 것이다. 이는 규모가 작은 슬랙 펀드에서부터 인텔캐피탈과 같은 대규모 펀드까지 많은 기업들의 전략 투자 펀드와 유사하다. 가상 현실 같은 분야에 관심을 갖고 투자하는 HTC 펀드와도 연관성이 높다.

z벤처 펀드를 통해 레이저는 투자 스타트업들이 2000만명에 이르는 레이저의 액티브 유저 기반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레이저의 고객들은 신기술에 예민하고 레이저 브랜드와 관련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 유통망 등에 충성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레이저는 이번 발표에 앞서 이미 500만달러의 소규모 펀드 두 개를 출범시켰다. 하나는 올 초에 공개된 OSVR 개발 펀드로 멀티 플랫폼 상에서 오픈소스 VR 콘텐츠를 개발하는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펀드다. 다른 하나는 레이저가 안드로이드 게임 콘솔인 OUYA를 합병하면서 안드로이드 게임 개발을 위해 만든 OUYA 투자 펀드다. 레이저는 이 두 개의 500만달러 펀드가 z벤처로 흡수돼 총 3000만달러 규모로 운영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레이저 이외에도 레이저에 투자한 기업 일부가 후원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공개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현재까지 레이저는 인텔이 주도하는 투자자들로부터 약 1억 2500만달러의 투자 유치를 완료한 것으로 알려진다. 2014년 당시 테크크런치는 레이저의 기업 가치가 10억달러 수준으로 추정된다고 밝힌 바 있는데 현재는 15억달러 이상인 것으로 파악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