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 위치한 ‘케이스 웨스턴 리저브대학(Case Western Reserve University)’ 과학자들이 바다 달팽이(sea slug)의 근육을 활용해 생체하이브리드(biohybrid) 로봇을 만들었다. 바다 달팽이의 구강 근육과 3D프린터로 제작한 몸체를 결합해 제작했다. 달팽이 구강 근육을 통해 동력을 얻으며 외부의 전기장에 의해 제어된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케이스 웨스턴리저브 대학의 빅토리아 웹스터 박사는 “우리는 완전한 유기체는 아니지만 살아있는 기계인 생체하이브리드 로봇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성과를 이번주 영국 스코틀랜드 에딘버러에서 열리는 ‘리빙 머신즈’ 컨퍼런스에서 발표한다.

연구자들에 따르면 바다 달팽이는 매우 강인한 속성을 갖고 있다. 이런 강인함은 세포 수준까지 확장된다. 아주 차가운 태평양 바다속에서 바다 달팽이는 광범위한 염분 농도와 수온에도 잘 견뎌낼수 있다. 해류의 흐름에 따라 이동하면서 깊은 바다속과 얕은 해안가 웅덩이에서도 살 수 있다. 이런 속성 때문에 바다 달팽이는 다른 생물보다 극한 환경에 적응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연구팀은 바다 달팽이의 구강에서 근육을 채취해 3D프린터로 만들어진 폴리머 재질의 로봇 몸체에 부착했다. 근육이 수축하면서 바이오 로봇은 분당 0.04cm의 속도로 이동할수 있다. 연구팀은 앞으로 바다 달팽이 구강 근육뿐 아니라 신경 등 다른 부분도 활용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바다 달팽이의 스킨으로부터 콜라겐을 채취하거나 신경절(ganglia)을 채취해 로봇 제작에 활용하겠다는 목표다. 연구팀은 신경절을 채취해 활용하면 단순히 기는 것 이상의 복잡한 동작을 구현할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에 개발한 생체하이브리드 로봇은 바다속에서 비행기 블랙박스를 찾거나 해양 생태계의 오염원을 파악하는 등 용도로 활용될 수 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