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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덕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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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4.22  13:4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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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이란 사람이 할 수 없는 일들을 하는 것"

사람들 로봇에 대한 환상 가지고 있어
비싸도 로봇이 아니면 안되는 일을 하는 로봇 개발에 집중해야
이미 로봇시대가 왔지만 20년 더 지나야 도우미 로봇 일반화
세계 1등 제품 만들려면 장기적인 투자 필요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박상덕 박사(53)는 영남대 기계설계과를 거쳐 포항공대에서 기계공학으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박사 후 포항산업과학연구원 기전연구팀에서 포항제철에 사용되는 다양한 로봇 등을 연구했다. 2004년 14년간 근무하던 포항 연구원을 떠나 현재의 생산기술연구원으로 자리를 옮겨 현재까지 유압구동로봇, 웨어러블 로봇 분야 연구를 주도하고 있으며, 지난해 말까지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로봇연구실용화 그룹장을 역임했다. 올해 초에는 매년 전 세계의 각 분야에서 탁월한 업적을 달성하고 영향력을 발휘한 저명인사에게 수여하는 ‘마르퀴즈 후즈후 2016’에 등재되었다. 또한 로봇그룹장을 맡아 보던 시절에는 국가 연구기관 협의체 간사를 맡아 정부 로봇 R&D 정책 수립에 일조하면서 국내 로봇산업 발전을 위해 기여해 왔다. 지난 21일 경기도 안산 생기원 연구실에서 박 박사를 인터뷰 했다.

로봇 그룹장을 그만두시고 최근에는 어떤 연구를 하고 계신지 소개 부탁 드립니다.

원래 제가 관심있던 연구분야가 사람이 대신할 수 있는 일, 사람이 해도 상관없는 일은 저는 되도록 사람이 하는게 좋지 않을까, 누구를 대접하거나 감성적으로 누구를 맞아야 하는 것들을 굳이 왜 로봇이 해야 되는가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람이 할 수 없는 일, 사람이 하면 안되는 일, 사람이 하기 어려운 일 예를 들면, 아주 깊은 바닷속을 들어가거나, 공중을 날아 다니거나, 아주 무거운 것을 들거나, 아주 정밀한 작업을 해야 하는 일들은 사람이 못하니까 로봇이 하는게 로봇 원래 기능을 활용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고 연구를 해 왔습니다.

대표적으로 사람이 날지 못하니 비행 로봇도 있고, 무거운 짐을 질수 있는 웨어러블 로봇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것들은 이제 다 독립해 분가했고 지금 하는 것들은 무거운 것을 정밀하게 움직이는, 더 정확하게 말씀드리면 사고가 났을 때 재난 등 열약한 장소에 사람이 들어 갈 수 없는 곳에 로봇이 빨리 들어가 뭔가를 치우고, 잠그는 일을 해야 되는데 그런데는 사람이 못 가니 로봇이 작업해야 되는데 그러려면 무거운 것을 아주 정밀하게 다뤄야 합니다.

이런 작업을 하기 위해서 큰 힘을 내는 유압로봇을 활용해 현장에 없는 작업자가 마치 현장에 있는 것처럼 상황을 판단해 조작할 수 있는 기술들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원격으로 또 큰 힘을 내는 유압으로 구동되는 로봇으로 아주 어려운 작업을 수행하는 로봇 원천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응용해 플랫폼 만드는 기술, 실제로 재난현장에 투입되어 사고 초기에 사고 확산과 인명 구조를 위해 신속하게 해야되는 플랫폼도 개발하고 있는데 이렇게 두 가지 큰 과제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그럼 최근 연구하고 계신 유압으로 구동되는 로봇에 대한 외국의 동향은 어떤가요?

▲ 특수목적용 로봇과 박상덕 박사가 2020년 미래 100대 기술과 주역으로 선정되었다.
외국에서도 이 분야는 관심이 많습니다. 예를 들어 후쿠시마 원전사고시 조금만 빨리 밸브를 잠그기만 했어도 사고가 이렇게 확산되지 않았을겁니다. 지금은 원자력에너지가 노심을 뚫고 땅속까지 파고 들었다고 하니 오염이 얼마나 심각합니까. 빨리 조치해서 냉각시키고 했어야 하는데 사람이 들어 갈 수가 없어 못했습니다. 그래서 생긴 대회가 다르파 로보틱스 챌린지(DRC) 아닙니까. 그런데 거기에 나온 로봇들은 제어기술도 제어기술이지만 우승한 로봇 휴보도 손으로 들 수 있는 무게는 드릴 하나 들수 있는 수 킬로그램 밖에 안됩니다. 그런데 실제 재난현장에서 다뤄야 할 무게들은 수 십 킬로그램이나 그 이상이 될 수도 있는데 그런 것들을 로봇이 들어가 조작하려면 큰 힘이 필요합니다. 그러한 큰 힘을 모터로 하면 로봇이 너무 커지니까 유압을 써서 만드는게 유리합니다. 유압으로 만든 로봇을 쓰는게 좋은데 유압은 큰 힘은 내지만 제어하기가 아주 어렵습니다. 그래서 로봇에서 활용할 수 있는 유압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외국도 그런것들을 많이 하고 있나요?

지금 2가지 트렌드가 있습니다. 하나는 일본이 재난현장에 쓰려고 건설기계 같은 것들을 로봇화하는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는 미국을 중심으로 빅독이나 알파독처럼 무거운 짐을 지고 걸어가는 로봇, 또 아틀라스 유압로봇들이 군사목적이나 원전사고 났을 때 쓰려면 큰 힘이 필요하니까 그런 연구 주제의 로봇에 관심을 가진 것이 최근 3~4년 정도 밖에 안됐습니다. DRC가 그런 기술들은 개발하지만 거기에 쓸 수 있는 플랫폼은 최근 보스톤 다이내믹스에서 나온 두발로 걸어가는 로봇 아틀라스 정도가 있습니다. 그 정도 되면 가능 할텐데 그렇게 큰 힘을 내고 제어가 잘 되는 로봇들이 아직 많지 않습니다.

우리나라도 유압식 액추에이터를 케이앤알시스템에서 하고 있지요?

케이앤알은 생기원에 다족형 견마로봇 개발할 때 참여기업으로 들어와 액추에이터나 밸브 같은 부품들을 같이 개발해서 상용화 하고 있습니다. 유압식으로 또 매니퓰레이터도 만들어 상용화하고 있는데 아직 로봇을 잘 제어하는 기술은 어려운 분야입니다. 모터로 만들어진 일반적인 로봇 제어 기술을 유압로봇에 그대로 적용하지 못하는게 많습니다. 그래서 그런기술들을 저희가 개발하고 있습니다. 케이앤알은 지금도 제가 하는 두 개의 큰 대형과제에 하나는 원천기술 과제라 기업이 없어 자문만 해주고, 플랫폼을 만드는 재난재해 초동대응 작업용 로봇, 특수목적 기계 개발 이런 과제에는 케이앤알이 유압팔 만드는 부분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석, 박사를 모두 포스텍에서 기계공학으로 하셨습니다. 기계공학을 선택하신 특별한 계기가 있으셨나요?

원래는 아버지께서 철공소를 하셨습니다. 그게 계기가 된 건 아니고 저는 원래 치대를 가고 싶었는데 계획대로 안되어 공대를 갔습니다. 그런데 한 대학은 전자과에 합격했고, 다른 한 군데는 기계공학과에 합격했는데 그래도 아버님께서 철공소를 하시다 보니 기계와 좀 더 친근한걸 하면 좋지 않을까 해서 기계공학을 선택했습니다. 지나고 보면 상당히 잘 선택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학부때는 기계공학하면 기계를 배우는 줄 알았는데 이것이 우리말로 기계공학이지 영어로는 미케니컬 엔지니어링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미케니컬 엔지니어링이 역학공학이라는 뜻입니다. 역학이라는게 예를 들어 힘과 운동의 관계를 식으로 풀어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저는 정의합니다. 예를 들어 어떤 유체에다 힘을 가하면 그것이 어느 족으로 흘러갈 것이고, 고체에다 힘을 가하면 굴러가든지 미끄러지든지 할 것이고, 또 재료역학 관점에서 보면 거기에 힘을 가해 움직임이 없으면 변형이 되는데 이런 것들을 모두 식으로 풀어 모델링하고 해석하는 것이 우리말로 하면 기계공학인데 해보니까 재미있었습니다. 그 중에서 대학원 가면서 뭘 하고 싶을까 고민하다 찾은게 바로 로봇공학입니다.

생기원으로 옮기신게 2004년인데요. 그전에 포항산업과학연구원에서 책임연구원으로 계셨는데 그 당시에는 주로 무엇을 연구하셨나요?

석사 마치고 바로 들어갔으니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에서 14년 1개월 근무했었습니다. 거기서도 계속 로봇만 만들고 로봇 응용하는 연구를 했습니다. 주로 포스코 현장에서 쓸 수 있는 로봇기술이나 자동화 기술 연구를 14년 동안 했습니다. 그 기간동안 제철소 원료부터 시작해 철광석을 녹여 선철을 만드는 제선 또 제강공장, 연주, 열연, 압연, 냉연, 도금 않가 본 공장이 없습니다. 그런 과제를 다 해 보았습니다.

포항산업연구원이 아직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주로 무엇을 하는 곳인가요?

최초에 생길 때는 포항제철에 있던 연구소가 분리돼 나오면서 포스코그룹의 중앙연구소로 만든게 RIST입니다. 그러다 90년대 후반인가 2000년대 초반에 포스코가 생산기술을 연구할 자체 연구소가 필요하다며 RIST 연구원들을 일부 뽑아 자체 연구기관을 다시 만들었습니다. 그러면서 위상이 조금 떨어졌지요.

2000년에 POSTEC에서 박사학위를 받으셨는데 졸업논문은 어떤 내용이었나요?

저는 조금 일관된 연구를 했었습니다. 석사학위때 그때는 공기압을 사용했었지만 무거운 것을 드는 로봇을 했습니다. 그래서 석사를 마치고 RIST에 들어가서 그 로봇을 현장에 쓸 수 있게 만들어 현장에 설치하는 작업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약한 팔이 무거운 물건을 들고 움직이다 보면 출렁출렁하는 진동 문제가 발생합니다. 그 문제를 해결한 것 입니다. 예를들면 자동창고 에서 높은 곳에 있는 물건을 빨리 잡아 오려면 높이 수십미터되는 리클레이머(Reclaimer)라 부르는 로봇같이 생긴 기계가 올라가 물건을 잡아 오려고 하면 굉장히 심하게 흔들립니다. 그것을 어떻게 제어 할 것인가. 또 우주에서 쓰는 로봇들을 보면 스페이스 셔틀을 처음에 만든 이유가 우주에서 수명이 다한 인공위성을 그냥 태워버리지 말고 다시 지구로 실어 가지고 와서 쓸수 있는 것을 다시 쓰겠다는 것 때문에 생긴 것 아닙니까. 스페이스 셔틀이 말 그대로 셔틀버스처럼 갔다 왔다 할 수 있는 로봇으로 그 전엔 이런 개념이 없었습니다. 우주공간에 가서 비행하면서 수명이 다한 인공위성을 잡으려면 굉장히 긴 팔의 로봇이 필요하게 됩니다. 그런데 로봇을 튼튼하게 만들지 못합니다. 무게가 무거워지면 우주선을 쏘는데 비용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낚시대처럼 약하게 만듭니다. 그러다보면 휘청휘청할 것 아닙니까. 그렇지만 오히려 팔을 일부러 휘청거리게 약하게 만들고 그것을 휘청거리지 않도록 제어를 잘하면 되지 않겠나 하는 그런 연구를 했습니다. 그래서 옛날부터 무거운 것을 들고 이렇게 사람이 못하는 일들을 대신하는 것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논문제목은 “이동부하를 가지는 유연팔의 운동해석 및 진동억제”입니다

2004년에 생기원으로 옮기셨는데 인연을 맺게 된 특별한 동기가 있으셨나요?

저는 그 당시 RIST가 대한민국에서 제일 좋은 연구소라고 생각하고 다녔습니다. 그런데 앞에서 잠시 말씀드렸지만 90년대 후반인가 2000년대 초반에 포스코에서 연구소를 다시 설립하면서 주로 재료를 연구하던 인력들을 데려 갔습니다. 그러다가 2003년도에 연구소를 확대하면서 또 RIST에서 사람을 데려 갔는데 당시 세 부류로 인력을 나누었습니다. 자기네가 꼭 필요한 분야인 반드시 와야 할 사람, 와도 되고 안와도 될 사람, 필요없는 사람으로 나눴는데 저에게는 본인이 선택을 하게 했습니다. 저는 자동화 분야다 보니 포스코에서 보면 품질에 꼭 필요한 사람은 아닌 것이지요. 그러니 들어올지 말지를 저 보고 결정하라 했습니다. 그런데 들어오면 받아주지만 안들어오면 기존에 제가 하던 연구를 앞으로는 포스코에서 할 거니까 연구를 못할거라고 하는 겁니다. 그런데 포스코 연구소지만 그곳은 회사고 RIST는 연구기관이다보니 회사에 있다 보면 회사가 하라는 분야만 연구해야 하니 자유가 없을 것 같아 고민을 무척 했습니다. 그때가 제가 40대를 막 접어들 때 인데 공부도 끝난지 몇 년 되고, 새로운 하고 싶은 일들도 뚜렷이 생기고, 이 분야에서 어떻게 기여를 하고 싶다는 고민을 하고 있을때에 들어 오거라 말아라 이렇게 말하니 남들보다 고민을 더 많이 했습니다.

그렇게 몇 개월 고민하다 내린 결론이 내가 가서 로봇을 한다는 보장도 없고, 포스코에서 로봇에 별로 관심도 없고하니 로봇을 할 수 있는데가 없을까 직장을 한번 바꿔보자 결정을 하고 주변에 아는 분들에게 메일을 보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생기원 이호길 박사님께 메일을 보내 오셨습니다. 당시 저는 이 박사님을 잘 모르고 있었습니다. 이 박사님은 2003년도에 로봇성장동력사업 지능형 로봇사업단을 만드는 준비를 하고 계셨습니다. 이런 것을 하려고 하는데 저에게 관심이 있냐고 물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그게 무엇이냐고 답장을 드리니 수십장되는 기획보고서를 보내 주셨습니다. 그걸 읽어보니 가정용 로봇을 비롯해 많은 로봇을 개발한다는 내용입니다. 그래서 여기 가면 로봇만 연구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그러니까 로봇을 계속하고 싶어 옮겼다고 보시면 됩니다. 직장은 진짜 RIST가 제일 좋은 곳 인줄 알았습니다. 아마 그런일이 없었다면 아직 거기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국내 로봇 시장이 생각만큼 빨리 열리고 있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 이유가 어디에 있을까요?

요즘 저는 사람이 로봇에 대해 환상을 갖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산업용 로봇은 어느 정도 시장이 있습니다. 산업용 로봇이 하는 일을 보면 모두 사람이 할 수 없거나, 사람이 하기 어려운 일들 입니다. 24시간 쉬지 않고 똑같은 작업을 한다거나, 아주 정밀한 부품을 빨리 가져다 놓거나, 아니면 아주 험한 환경에서 일을 한다거나 하는 곳에 로봇들이 많이 쓰여지고 시장도 큽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그러면 로봇으로 이런것도 만들면 좋지 않을까 하고 자꾸 엉뚱한 생각을 하는 것 같습니다. 접대하는 로봇을 예로 들면 왜 로봇이 접대를 해야 되지요, 사람이 하면 되고 로봇이 사람만큼 잘 하는 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산업용 로봇은 분명 사람보다 일을 더 잘합니다. 그러니까 사용하는데 청소하는 로봇, 접대하는 로봇, 안내하는 로봇들이 사람보다 더 잘 하느냐 하면 아직은 아닙니다. 그런 로봇을 갖다 놓고 값이 싸지도 않은데 사라고 하니 누가 사겠습니까. 그런데 로봇 한 대 만드는데 10억이 들지만 화성에 가서 돌아다니면서 사진 찍어 보내줘야 할 로봇이 꼭 필요하면 10억, 100억이 들어도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로봇이 1년에 수만대, 수십만대씩 팔리는게 아닙니다. 그러니까 사람이 하지 못하는 것을 해 주면서 1년에 수만대, 수십만대씩 팔릴수 있는 용도를 아직 찾지 못하다 보니 시장이 생기지 않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고 봅니다.

▲ 본지 창간 1주년 기념 특별 좌담회 때 함께 한 박상덕 박사(우측 2번째)
그렇다면 혹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이라고 보시는지요?


해결방법은 예를 들어 사람이 할 수도 있지만 조금 귀찮다, 재미가 없는 일을 로봇이 대신해 줄 수 있으면 살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것을 구매하려면 가격이 저렴해야지 비싸면 안살겁니다. 그런데 아직까지 로봇하는 사람들이 로봇을 싸게 만드는 방법을 못 찾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기존에 남들이 만들어 놓은 배터리 쓰고, 공장 자동화에 쓰려고 만들어 놓은 모터, 센서 갖다 쓰다 보니 비싸게 됩니다. 사람은 근육 같은 것이 모터로 움직이는게 아닙니다. 로봇의 궁극적인 목적이 사람을 닮아가는 것이라고 보면 사람처럼 움직여야 되는데 이걸 아직까지 저렴하게 만들지 못하는 겁니다. 사람처럼 행동하는 로봇을 비슷하게는 만들 수 있을지 몰라도.

휴보 로봇을 집에서 설거지 하고 청소 하도록 만들려면 값이 1억이 넘는데 사람만큼 일을 잘 못합니다. 그런걸 누가 사겠습니까. 출연연이나 대학에서 연구는 해야겠지만 그런것을 개발해서 팔겠다는 기업이 있다면 돈 못벌게 뻔하니까 따라 다니며 말려야겠지요. 그래서 그런 로봇이 저렴하게 정말 사람처럼 일 잘하는 로봇이 나올때까지는 조금 비싸더라도 로봇이 아니면 안되는 일을 하는 로봇 개발에 집중하는게 그나마 좀 낫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인터넷진흥원에서 ‘2045 미래사회@인터넷’ 책을 발표했는데, 그 책에 그때가 되면 애완 로봇이 1000만대 보급될거라고 예상했는데 가사도우미 로봇이 언제쯤 활성화 될 수 있다고 보시는지요?

용도가 있어야 되고 가격이 거기에 맞아야 되는데 아이보 같은 애완견 로봇을 보면 일본에서 마니아층을 중심으로 몇 만대 팔렸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더 이상 생산이 안된 이유가 뭐냐하면 내가 개를 키우고 싶으면 개를 사면 되지 굳이 로봇 개를 비싼 돈을 주고 살 이유가 없다는 것입니다. 개를 키우고 싶은 사람은 개와의 교감이 아주 중요한데 로봇 개와 진짜 개가 주는 교감이 똑 같을까, 로봇 개가 진짜 개보다 가격이 훨씬 저렴하면서 개가 구현하는 것 보다 뭔가 다른 기능을 더 주지 않는다면 구매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로봇 개도 어떤 개는 팔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만일 전방에서 철책을 밤새 지키는 개가 있다면 진짜 개는 내 마음 대로 안 되지만 로봇 개는 내 마음대로 할 수 있습니다. 한 자리에 꼼짝 소리내지 말고 가만히 있으라고 하면 가만히 있을 수 있고, 보는 것을 영상으로 촬영해서 보내는 것도 가능하니그런 로봇은 비싸도 필요성이 있으니 팔릴수 있습니다. 그래서 애완 로봇은 지금으로 봐서는 시장이 열릴려면 아직 멀었다고 봅니다.

그럼 박사님은 언제쯤 로봇 시대가 온다고 보시나요?

저는 이미 로봇 시대는 왔다고 생각을 합니다. 사람들이 로봇에 대한 큰 거부감이 없고, 이미 사회전반에 많이 쓰이고 있으니까요. 비즈니스관점에서 보면 아까 말씀 드린 것 처럼 어떤 필요한 기능을 해 줄수 있는 로봇이 저렴하게 만들어져야 되는데 그런 관점에서 보면 아직 멀었다고 봅니다. 언제쯤 제대로 된 로봇시대가 올 것인지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앞에서 로봇 개 또는 가사도우미 로봇 같은 것들이 시장에서 사람들이 돈을 주고 사서 집에 갖다 놓아도 쓸 만 하겠다고 생각하려면 앞으로 20년은 더 있어야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로봇그룹장을 2012년 2월부터 2015년말까지 4년간 했는데 아쉬운 점이 있다면...

초창기에는 일을 참 많이 했습니다. 2012년도에 로봇 4대 도전과제를 산업부에서 기획해 서울에서 발표대회도 하고 그랬습니다. 그때 제가 로봇 연구기관 협의체 KIST, KIMM, ETRI, KETI, 생기원, KIRO 같은 연구기관과 협회, 진흥원이 회원이었는데 제가 간사를 맡았습니다. 간사를 하면서 기획을 주도 했는데 그 중 한 개가 4대 도전과제를 만드는 것 이었습니다. 하나가 함께 일하는 일꾼, 사회안전 지킴이, 건강 지킴이, 일상을 함께하는 로봇 등 4대 도전과제를 만들었는데 함께 일하는 일꾼인 제조업용 로봇은 경남비지니스벨트에서 하고 있고, 국민안전로봇은 예타 통과해서 올해 사업이 될 것이고, 의료용 로봇은 예타에서 분리되면서 산업부에서 과제를 굉장히 많이 만들었습니다. 그때 우리가 기획했던게 현재 많은 과제들로 진행되고 있는데 대해서 굉장히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일이 굉장히 많다보니 주로 밖에 나가 생활 하느라 우리 내부 연구원들간의 단합이라든지, 또 서로 교류하면서 같이 큰 과제를 만들어 가는 분위기를 만들지 못했습니다. 물론 그것은 위촉 연구원을 마음대로 뽑지 못하는 등 여러 가지 제도 등이 뒷받침 되어야 하기 때문에 저 혼자 힘으로 되는 것은 아닙니다만 여러 사람이 힘을 합쳐 큰 일을 하는 것 보다는 각자가 조그만한 일을 하게 되는 분위기가 된 것에 대해서 아쉬움이 있습니다.

생기원의 목적은 중소기업 애로기술을 개발해 필요한 기업에 이전하거나 실용화 하는 것인 것 같습니다.

생기원은 세 가지 기능을 갖고 있다고 봅니다. 주로 산업부 지금은 미래부 소속으로 되어 있지만 정책을 만드는데 지원하는 기능도 크게 하고 있고, 또 하나가 말씀하신 대로 중소기업을 지원하면서 또 정부가 진행하는 국책사업도 수행하는 것입니다. 중소기업지원, 대형 국책사업 수행, 또 정부의 R&D 관련 정책수립 지원 등 3가지인데 저는 초창기에는 물론 연구과제도 많이 했지만 R&D 정책 수립을 지원하는 일을 많이 했습니다. 중소기업을 도우는 것 보다는 대형 정부 국책사업을 많이 했는데 대형 정부사업이라는 것이 원천기술 중심이다 보니 직접 실용화 하는 것 보다는 과제 참여 기업들이나 대학을 통해 원천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재난안전 로봇과 관련해 우리나라의 기술력은 세계 선진국과 비교해 어느 수준인가요?

재난안전 로봇은 관심을 가지고 시작한게 얼마되지 않아 다른 분야에 비해 차이가 크지 않습니다. 기술적으로 제일 잘 하는 나라는 역시 미국입니다. 보스톤 다이내믹스가 오랫동안 해온 기술들이 많이 파급된 게 굉장히 크다고 봅니다. 견마로봇의 경우 우리가 마지막 과제할 때 쯤 3~4년 정도 밖에 뒤쳐지지 않았는데 우리가 주춤하는 사이 확 앞서 나갔습니다. 그런데 무슨 기술이든 어느 정도 경지에 오르면 그 다음부터는 급속도로 발전하게 되는데 우리는 급속도로 발전하는 단계에서는 정부 과제가 5년~6년이면 끝나 버리니 거기까지 가지 못하는 아쉬움도 있습니다. 재난 로봇쪽으로는 일본에 비해 우리가 뒤쳐 있다고 생각하고 싶지 않습니다. 미국, 일본 말고는 다른 나라는 크게 관심이 아직 없습니다. 유럽은 대형사고가 잘 발생하지 않고, 전쟁도 로봇이 하겠다는 생각도 안하고 있으니까요.

국내 로봇산업 발전을 위해 정부나 정책 입안자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상당히 어려운 이야기입니다. 정부도 한정된 예산을 가지고 모든 것을 다 만족시켜야 되는 부담이 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알파고 때문에 지능분야가 새로 뜨면 여유 돈을 갖고 있다 남는 것을 지원하는게 아니다 보니 거기에 지원하려면 다른 분야를 줄여야 합니다. 그런 어려움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그래도 연구자 입장에서 보면 지금 보스톤 다이내믹스 기술이 제일 뛰어나다고 말씀드렸는데 그게 하루 아침에 이루어진게 아닙니다. 마크 레이버트가 1984년 MIT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는데 그때 이미 네 발로 펄쩍펄쩍 뛰어 다니는 로봇을 만들었습니다. 그때부터 하면 거의 30년 이상을 마크 레이버트는 한 우물만 팠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그런 제품이 나오는 겁니다. 세계 1등을 만들려면 그런게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래도 꼭 필요한 기술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전략적으로 가져가야 할 기술이라면 투자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맞습니다. 지금 당장 어떤 이슈가 생겼다고 가정해 보시지요. 앞으로 그런 사고는 더 이상 없어야 되겠지만 세월호 사고때 인명 구조하는 로봇을 만들라고 예산을 지원하려면 뭔가 다른데서 줄여야 됩니다. 그런데 다음에 또 다른 이슈가 생기면 거기도 또 지원해 주어야 할 것 아닙니까. 그러면 기존에 있던 것 없애고 지원해야 하니까 그런 관점에서 보면 한 군데 계속 10년, 20년 오래 지원 하는 것이 굉장히 어려운 일이기는 합니다. 그러니까 연구하는 사람도 그때 그때 니즈를 반영한 연구를 하는것도 필요하겠지만, 정부에서도 어쨌든 좀 더 장기적인 안목으로 또 원천 기술이나 기초 기술에 좀 더 투자를 하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연구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연구가 아니라 진짜 무엇인가 세계를 리딩할 수 있는 기술을 추구하는 쪽으로 제대로 되면 좋은데 지금은 너무 형식적입니다. 사업계획서 쓰면 거기에 제시했던 목표들은 무조건 달성해야 되고, 목표 바꾸는 것도 어렵습니다. 이렇게 기존에 연구 수행하던 현실에 맞지않는 제도가 조금 있는 것 같은데 그것도 정부 관점에서 보면 그럼 과제 주어놓고 자기 마음대로 목표 바꾸도록 해 놓으면 또 그것도 이상하게 되는게 있을 것 입니다. 그래서 어려움은 늘 있는 것 같아 저도 뾰죽한 방법은 없지만 아쉬운것을 이야기 해보라면 장기적인 과제, 원천적인 과제에 오래 연구를 하고 싶다는 바램입니다.

▲ '마르퀴즈 후즈후 2016' 선정 인증서
최근 연구원 창업이 늘고 있는데 혹시 향후 창업을 하실 생각이 있으신지요?

제가 데리고 있던 연구원이 창업한 사례가 2건 있습니다. 하나는 비행 로봇 만드는 회사이고, 하나는 IoT 기술 기반으로 해서 자동으로 물 주는 화분 만드는 회사인데 그런 연구원들을 지원하고 도와주는 것도 제 역할 중의 하나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저도 직접 창업을 하고 싶은 욕심도 있습니다. 연구자는 언젠가는 또 그만 두고 나가야 하니까요. 제가 50대 중반인데 어떤 기술을 가지고 리딩하기에는 시기적으로 조금 지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그러면 더 잘 할수 있는게 무엇일까. 지금까지는 큰 과제를 리딩하면서 기술을 혁신해 왔다면 앞으로 언제까지 그렇게 할 수 있을 것인가. 사실 요사이 들어오는 젊은 박사들이 저보다는 기술적으로 훨씬 잘 합니다. 제가 했던 기술들은 이미 옛날 기술이 되어 버렸습니다. 무엇을 잘 할 것인가 생각해 보면 지금은 그런 기술에다 비즈니스를 넣어 무엇을 만들면, 우리가 많이 개발해 놓은 기술중에서 어떤 것을 뽑아 무엇을 만들면 잘 팔릴까 생각합니다. 그런게 찾아지면 누구를 시키던 아니면 제가 직접하던 창업할 결심은 가지고 있습니다.

로봇을 전공하고 싶은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 말씀 부탁 드립니다.

무엇을 하는 로봇 그 자체만 보는 것에서 벗어 났으면 좋겠습니다. 로봇이라는 것이 많은 기술의 복합체인데 거기에 쓰이는 기술중에 일부가 다른 산업분야에 적용되면 그 분야에서 아주 어려운 기술적 난제를 해결한다든지, 가격을 낮춘다든지, 생산성을 높인다든지, 아니면 안풀리던 문제를 해결한다든지 활용 할 수 있는 기술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로봇만 쳐다 보지 말고 그런것들도 다 같이 크게 생각을 하는게 필요하다고 봅니다. 물론 경륜이나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내가 로봇기술이 어느정도 있다고 생각하면 다른 산업분야를 쳐다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박상덕 박사 프로필]

1963년 2월 7일 경북 경산 생
1981 영남고 졸업
1981 ~ 1988 영남대 공과대 기계설계과 졸업
1988 ~ 1990 포항공대 기계공학 석사
1994 ~ 2000 포항공대 기계공학 박사
1988. 03 ~ 1989. 11 포항산업과학연구원 위촉연구원
1989. 12 ~ 2003. 12 포항산업과학연구원 기전연구팀 책임연구원
2004. 01 ~ 현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로봇그룹 수석연구원
2012. 02 ~ 2015. 12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로봇실용화연구그룹장
2012. 12 산업부 장관상 수상
2013. 12 특수목적용 로봇 2020년 미래 100대 기술과 주역으로 선정(한국공학한림원)
2016. 02 마르퀴즈 후즈후 인더월드 2016년판 등재

조규남  ceo@irobo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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