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금융기관인 '스코틀랜드 로열뱅크(RBS)'가 투자자문직과 보험자문직 등 550명의 일자리를 없애는 대신 ‘로보어드바이스‘를 활성화하기로 했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즈는 RBS가 투자자문직 220개, 보험자문직 200개 등 550개의 일자리를 줄이고 투자자문 서비스를 25만 파운드 이상의 투자 고객들에게만 제공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그동안 RBS는 10만 파운드 이상의 투자 고객들에게 투자자문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RBS의 이번 조치는 8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데 따른 것이다. 지난 2013년 투자자문서비스에 대한 법률적인 책임을 강화한 규정의 영향도 받았다. 이 규정은 금융기관이 소액 투자자를 대상으로 투자 자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비경제적인 것으로 규정하고 투자 실패 책임을 물어 높은 수준의 벌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이 규정에 따라 대부분 금융기관들이 투자자문 서비스를 축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신 로보어드바이스(Robo-advice) 서비스를 활성화하기로 했다. 소액 투자자들에게 낮은 비용으로 투자자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판단한데 따른 것이다.

로보어드바이스 서비스는 고객들이 자신의 재무 상황에 관해 온라인으로 질의하면 소액의 수수료를 받고 투자 상품 등을 제안한다. 현재 영국에선 ‘넛멕(Nutmeg) 등 온라인 사이트들이 고객들을 대상으로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투자자문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기관들도 온라인 사이트들의 이 같은 추세를 따라가고 있다.

하지만 금융계에선 투자 ‘가이드’와 '자문‘ 서비스간에 명확한 구분이 없어 혼란이 일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최근 대면(face-to-face) 방식 투자 상담 서비스를 받을 수 없고 금융지식이 부족한 고객을 대상으로 투자 가이드 서비스가 확대되고 있다. 투자 자문 서비스의 경우 고객들에게 잘못된 자문 서비스를 제공하면 보상을 해야 한다. 하지만 투자 가이드 서비스는 이 같은 안전망을 갖추지 않고 있다.

RBS측은 “고객들이 점점 디지털 기술을 원하고 있다. 이 같은 추세를 반영해 500 파운드의 소액 투자자들을 위한 온라인 투자 플랫폼 구축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