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력매체인 월스트리트저널이 소셜 로봇 ‘지보(Jibo)'를 개발한 신시아 브리질(Cynthia breazeal) MIT 교수를 집중 조명한 기사를 게재했다. 올해 3~4월께 사전 주문 고객을 대상으로 제품이 인도될 예정인 ’지보‘는 소셜 로봇 시장의 선두주자로 언론과 로봇업계의 스포트 라이트를 받고 있다.

지보 개발자인 신시아 브리질 교수는 아이로봇과 드론업체인 사이파이웍스 창업자 '헬렌 그라이너', 물류 로봇전문 업체인 페치 로보틱스의 '멜로니 와이즈' CEO 등과 함께 글로벌 로봇업계를 주도하는 대표적인 여성 인물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신시아 브리질의 로봇 퀘스트’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그녀의 삶의 궤적과 꿈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그녀는 현재 MIT 미디어랩 산하 ‘퍼스널 로봇 그룹’의 장을 맡고 있다. 그녀는 또한 ‘지보’ 사업을 관장할 법인인 ‘지보’를 설립, ‘과학담당 최고임원(CSO)'을 맡고 있기도 하다. 올해 나이 48세. 부모님은 미국 캘리포니아 리버모아 연방 연구소에서 과학자로 일했다. 과학자 가정에서 태어나 일찍부터 과학에 관심을 가졌다.

브리질 교수가 로봇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스타워즈’에 나오는 로봇인 R2-D2와 C-3PO를 보고 나서다. 10세때 영화를 본후 영화에 등장하는 드로이드 로봇에 완전히 매료됐다. 하지만 그녀는 산타 바바라에 있는 캘리포니아대학에 진학, 우주인이 되려는 꿈을 먼저 꾸었다. 그러나 중간에 전기 및 컴퓨터 엔지지어링 분야로 전공을 바꿨고 우주 로봇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NASA가 지난 1996년 화성에 우주탐사 로봇을 보냈을때 그녀는 왜 가정용 로봇 분야에선 기술적으로 큰 진전이 없는지 의아하게 생각했다. 이를 계기로 가정용 로봇에 눈을 떴다.

1990년대 후반 브리질 교수는 MIT에서 처음으로 소셜 로봇을 개발했다. 단순히 사람의 작업을 대신해주는 로봇이 아니라 사람과 감정을 교류할 수 있는 로봇에 관해 연구했던 것. 그가 만든 소셜 로봇 ‘키스멧(Kismet)’은 로봇 머리 처럼 생겼다. 사람의 표현 방법을 이해하고 적당한 표현을 할수 있도록 만들었다. 키스멧은 2008년 소셜 로봇 ‘넥시(Nexi)’의 개발로 이어졌다. 4피트(121.9cm) 크기의 이 로봇은 바퀴로 움직이지만 말을 할 수 있고 물건을 집는 동작이 가능했다. 거기다 사람 같은 얼글 모습에 눈을 깜빡이고 눈섭을 올리는 등 감정 표정을 하는게 가능했다.

그녀는 단순히 도구가 아니라 사람의 파트너가 될 수 있는 로봇을 개발하는게 목표였다. 그래서 항상 어떻게 하면 로봇이 사람의 마음을 읽고 어떻게 하면 로봇과 사람이 친해해질 수 있는 지에 대해 연구를 집중했다. 그녀는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모든 커뮤니케이션의 기반이 되는 감정적인,그리고 상호 교감하는 것의 본질이 무엇인가에 관해 큰 의문을 가졌다”고 말했다.

브리질 교수는 다이어트 로봇 코치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기도 했다. 컴퓨터 스크린과 머리 부분을 갖고 있는 직사각형 형태의 다이어트 코치 로봇을 만들고 사용자들이 다이어트 목표와 음식 소비물 소비에 관한 데이터를 스크린에 입력하도록 했다. 로봇은 매일 사용자가 전날 했던 다이어트 활동에 대해 ‘잘했다’ 또는 ‘당신이 설정한 목표에 미달했다“고 말해주고 다이어트에 관한 조언을 해주기도 했다. 이 연구에서 브리질 교수는 사용자가 로봇과 교감할 경우 일반적으로 종이에 다이어트 목표를 설정한 사람이나 컴퓨터에 다이어트 목표를 기록한 사람보다 각각 두배, 40% 정도 다이어트를 더 오래 지속했다는 점을 확인했다.

소셜 로봇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브리질 교수는 로봇이 인간 관계를 대체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 대신 애완 동물이나 도우미와 같은 역할을 할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녀가 개발할 ‘지보’는 소형 램프 정도의 소형 로봇이다. 회전이 가능한 둥그런 스크린을 갖추고 있는 고정형 로봇이다. 사람과 얘기를 나눌 수 있으며 자발적으로 사진을 찍어주거나 이메일, 일정을 읽어준다. 화상 전화도 가능하다. 지보는 지금까지 6000만 달러의 투자 자금을 받았다. 749달러에 로봇을 사전 판매했는데 매진 사태를 빚었다. 지보에 대한 관심이 높은 이유다.

브리질 교수는 현재 보스턴에 살고 있으며 남편과 3명의 아들이 있다. 여유 시간에는 과학이나 인공 지능에 관한 전문 서적을 읽기보다는 6학년생인 아들의 독서 목록에 있는 책을 읽고 아들과 토론하는 것을 즐긴다고 한다. 그녀의 또 다른 관심은 교육용 로봇이다. 상호 교감하는 방식으로 선생님을 대신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녀는 아이들에게 필요한 개인교사 수가 너무 부족하다며 아이들과 교감하는 로봇에 대한 관심이 있다고 말한다. 신시아 브리질 교수의 다음 목표가 교육용 로봇이 될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