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인간과 같은 지능을 갖는 로봇을 꿈꿔왔다. ‘터미네이터’ ‘아이언맨’ ‘트랜스포머’와 같은 영화 속 로봇은 이를 잘 반영해 주고 있다. 우리는 현실에서 이러한 로봇을 만날 수 있을까?

미국의 철학자 대니얼 데닛(D. C. Dennett)은 그의 저서를 통해 ’Tower of Generate-and-Test'라는 개념을 주장하였다. 그는 철학, 인공지능, 신경생물학 등 다양한 분야의 이론들을 바탕으로 모든 생명체들을 진화의 관점에서 네 가지 생명체로 분류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그는 다위니언(Darwinian), 스키너리안(Skinnerian), 포퍼리안(Popperian), 그레고리안(Gregorian) 등 4개 계층의 생명체가 진화의 축 상에서 출현하였으며, 단순한 구조의 생명체로부터 인간으로까지 진화하였다고 말하고 있다.

첫 번째 계층인 다위니언 생명체는 자연선택의 과정을 거쳐 우수한 형질은 보존되고,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형질은 도태되도록 하는 성질을 갖는다. 이 생명체에서는 외부의 특정 신호입력에 가장 잘 반응할 수 있는 고정된 행위를 학습함으로써 자신의 종이 잘 보존될 수 있도록 하는 행위 기반 지능을 갖는다.

두 번째 계층인 스키너리안 생명체는 다양한 행위에 따른 보상을 기반으로 그 행위 중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다주는 행위를 선택하는 성질을 갖는다. 이 생명체는 자극과 반응의 관계를 학습하고, 이를 통해 적응적으로 자신의 종을 보존할 수 있도록 하는 강화학습 기반의 지능을 갖는다.

세 번째 계층의 포퍼리안 생명체는 생명체 내부에 외부환경을 모델링하고, 모의실험을 수행할 수 있는 메커니즘을 포함하고 있다. 그러한 모의실험을 통해 학습한 규칙에 따라 사전에 선택할 행동의 결과를 예측함으로써 최적의 행동을 선택하도록 한다.

마지막 그레고리안 생명체는 인간 수준의 지능을 보유하고 있다. 이 생명체는 언어를 통해 다른 동종의 개체들과 의견 교환 및 지식을 공유한다. 언어와 같은 부호 기반의 지식을 구축하고, 이를 바탕으로 추론과 예측이 가능하다.

이 4 가지 생명체는 그 수준은 모두 다르지만 각각 학습 능력과 추론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그레고리안(인간 수준) 로봇을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현재의 로봇 중에서 가장 상품화에 성공 했다고 생각 할 수 있는 청소 로봇을 예를 들어 보자. 현재의 청소로봇을 좀 더 진일보 시켜 더 많은 사람들이 청소로봇을 사용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위의 4 계층 생명체의 지능이 포섭 구조를 갖도록 하면 어떨까?

예를 들어 보자. 우선 청소로봇이 기본적으로 청소를 잘 할 수 있는 기능을 가지도록 사전에 프로그래밍 한다(다위니언 수준의 지능). 이 청소로봇은 개별적인 가정에 배포되어 스스로 주변 환경을 인지하고, 그 상황에 맞도록 청소하는 것을 학습할 수 있도록 한다(스키너리안 수준의 지능). 다음으로 로봇이 직접 모든 행동을 수행하면서 청소를 수행하는 행동을 학습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경험으로 얻어진 환경을 대상으로 모의실험을 통해 최적의 행동을 선택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한다(포퍼리안 수준의 지능). 마지막으로 청소로봇들은 다른 가정에 배포된 로봇들과 로봇 클라우드를 통하여 지식을 공유하고 스스로 학습하지 않더라도 보다 나은 청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한다(그레고리안 수준의 지능).

비단 청소로봇뿐만 아니라 모든 로봇들은 이 네 가지 지능적 요소를 모두 포함하도록 개발되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 이러한 네 가지 생명체가 지니고 있는 지능을 보유하기 위해 그에 적합한 학습 방법 및 추론 방법을 개발하도록 하고 , 이들 네 가지 계층의 생명체가 갖는 모든 지능적 요소를 한 로봇이 포섭 구조로 갖도록 함으로써 우리가 꿈꾸는 그레고리안 로봇을 현실화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 지금까지 개별적으로 이루어진 여러 가지의 로봇 지능을 수준별로 분류하고 개방하여 , 수준별로 부족한 지능을 산학연이 합심하여 개발 할 수 있는 환경이 오기를 기대 해 본다. ▒ 서일홍 한양대 컴퓨터공학부 교수ㆍ로봇특성화대학원 사업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