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에선 로봇의 도입이 광범위한 노동자의 해고와 임금의 급격한 하락을 초래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하지만 일본에선 로봇 산업이 인구 고령화, 노동력 부족, 이민자에 대한 적대적인 분위기 등 사회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14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인구 고령화, 노동력 부족 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로봇산업을 육성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미 일본은 '로봇 발전소'와 다름없다. 아베 총리는 로봇 혁명을 강력한 정책으로 추진하고 있다. 5개년 계획을 수립해 제조, 공급망, 건설, 헬스 분야에서 지능형 시스템의 확산을 꾀하고 있다. 오는 2020년까지 로봇 시장을 현재의 6600억엔에서 2조4000억엔 규모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보스턴컨설팅 그룹의 아태지역 테크놀로지 담당 '쇼지 하지메' 대표는 "일본 로봇 산업의 성장 잠재력이 매우 크다"면서 2025년까지 로봇이 일본 공장의 노동 비용을 25% 삭감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블룸버그는 자동화의 성공 사례로 '도호 홀딩스'라는 의약품 도매업체의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이 회사는 100억엔대의 물류센터를 운영하고 있는데, 자동화시스템의 도입으로 공장 가동률을 최대한 끌어올리고 있다. 현재 130명의 종업원이 근무하고 있는데, 이는 비슷한 규모 의 회사에 비해 고용인력이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경영진으로 근무하고 있는 '미로부코 미쓰오'씨는 "시간제 근로자를 포함해 노동 인력을 구하기가 힘든게 현실인데 로봇의 도입으로 인력에 대한 수요를 줄일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은 최근 서비스 로봇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다. 수십년동안 일본은 산업용 로봇이 전체 시장을 주도했지만 중국과 한국에서 독자적으로 자동화 시스템을 개발,공급하면서 서비스 로봇 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있다. 일본 정부는 오는 2020년까지 서비스 로봇 시장 규모를 현재의 20배에 달하는 1조 2000억엔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사이버다인'은 이 분야의 선구자 역할을 하고 있다. 이 회사가 공급하고 있는 '바이오닉 슈트(bionic suit)'는 착용자의 뇌로부터 근육으로 가는 신호를 발견해 동작을 지원하고 육체적인 부하를 줄이는 역할을 한다. 공장 노동자나 건설 노동자들이 이 슈트를 착용하면 육체적인 긴장의 강도를 줄일 수 있다. 사이버다인의 산카이 유시유키 대표는 "바이오 슈트처럼 착용자가 잘 인식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로봇이 사람들의 삶에 녹아들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