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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로봇공학을 위한 열린모임’에 부침김홍석ㆍ생산기술연구원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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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6.21  23:3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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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한강의 ‘기적’을 이루었다든지, 어떤 뛰어난 선수가 ‘단독 드리블’을 해서 통쾌한 슛으로 득점을 하거나, 또는 세계 유수대회에서 극적으로 우승을 하게 되면 이에 열광하고, 처음 보는 다른(나라) 사람들에게도 자랑을 하곤 한다.

그동안 황영조의 마라톤 우승, 박세리ㆍ최경주의 LPGAㆍPGA 우승, 한국축구의 월드컵 4강, 김연아ㆍ박태환의 피겨스케이팅ㆍ수영 우승 등 주로 스포츠 경기를 통해 세계무대에서 늘 관중이며 방관자일 수 밖에 없다는 어떤 열등감 같은 것을 한 꺼풀씩 벗겨내는 국민적인 경험을 해왔다. 이러한 다이나믹하고 극단적인 도약이 짜릿하고 배가된 체감지수의 기쁨을 주는 것은 사실이나, 이후 그것이 지속가능하지 않음에 대해 또한 격한 실망과 자조에 빠지기도 한다.

산업발전에서도 우리는 발군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세계적인 공장자동화 솔루션 기업인 독일 지멘스는 1847년에 시작하였고, 공압 액추에이터로부터 시작하여 최근에는 생체모방기술로, 보스턴다이나믹스와 더불어, 가히 ‘로봇동물원’을 만들고 있는 독일 페스토는 1925년에 창업했다. 세계 굴지의 IT제조기업이 된 삼성그룹은, 고 이병철 회장이 1938년 대구에서 ‘삼성상회’를 창립함으로써 시작되었고, 삼성전자는 1983년 기흥에 반도체공장을 세우기 위해 첫 삽을 떴다. 산업의 역사를 비교하면, 한 마디로 이건 말도 안되는 얘기다. 그야말로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 독일이 ‘인더스트리 4.0’이라는 국가적 비전을 세우고 스마트 팩토리(Smart Factory) 주도권을 가지려는 여러 이유 중 하나는, 최근 15년 여간 통신단말기, 가전 등의 성쇠를 통해 경험한 한국의 IT제조업에 대한 트라우마 때문일 수도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러나 다시 8부능선에서 헐떡거리며 주춤거리는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우리는 스타플레이어에 열광한다. 역사에 기록은 되지만 그러나 이내 사라지거나 사라질 수 있고, 옆에서 보던 ‘우리’는 이내 자괴감에 빠진다. 한 번 잠깐 튀었을 뿐이고 충분히 그로 인해 격하게 기뻐했건만, 그리고 나서 원래 자리에 돌아온 건데 그런다. 우리는 ‘기적기대증후군’ 환자들인가?

언제부터 그랬을 지는 잘 모르겠지만, (역사를 포함한 인문학에 대해 사실 잘 모르지만) 우리는 좋은 전통과 문화가 있었음에도 현재까지 이어지지 않고 잊어버리고 사는 듯 하며 어쩌면 애써 얘기하지 않으려 하는 것 같다. 이런 걸 애써 빼고 얘기하다보니 ‘기적’을 기대하고 그것만 즐긴다. 결국 우리의 지향점은 오로지 등수이고 기적적인 반전과 남보다 우수한 성적이다.

DRC의 우승… 엄청난 쾌거다. 로봇 쪽에 있는 사람들이라면 이건 세계적인 사건이요, 영광이다. 나는 주위의 지인들에게 ‘축구에 비하자면, 한국이 월드컵에서 우승한 것과 같다’고 설명한다. 중요한 것은, 이 대회에 관련된 한국인과 한국계가 많다는 것이고, 더 중요한 것은 그 참여자들이 로봇, 특히 휴머노이드 로봇에 ‘미친 사람’이라는 것이다.

지난 15년 여 간 필자가 로봇업계에서 갖가지 주변일(?!)을 하고 나서 꼭 해야 할 일이라 느낀 것 가운데 한가지로, 약 2년 전부터 조금씩 시도해오던 일이 바로 젊은 로봇공학자들을 전면에 내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개방과 공유, 연결과 협업이라는 패러다임을 로봇계도 피해갈 수 없다. 국내 로봇계는, 세상에 변혁의 쓰나미가 휩쓸고 있음에도 해변가 오두막에 들어앉아 로봇만 쳐다보고 있는 형국이다. 어쩌면, 로봇 쪽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정말 ‘로봇’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세대가 바뀌고 이 패러다임에 익숙한 사람들이 그 변혁을 담당해야 한다. 물론, 이전세대의 축적된 지식과 경험, 즉 ‘지혜’도 중요하지만, 지금의 세상을 서핑(surfing)할 감수성을 갖춘 세대가 이제는 앞장서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젊은 로봇공학자들이 자발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페이스북에 오픈 커뮤니티를 만들었다. 그 어떠한 배후도 없고 사심도 없는, 미친 로봇-집단지성이 형성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오는 7월 4일에는 첫 번째 오프(off)라인 모임도 열릴 예정이라고 한다. 지난 2년 간 몇 번 단편적으로 주위의 잘 아는 젊은 로봇공학자들과 만나 밥 먹으며서 얘기하던 모임과는 비교할 수 없는 모임이기에 사실 나도 마음이 설렌다. 로봇사용 세계 4위, DRC 우승도 중요하지만, 자유-자발적 참여와 긴밀한 소통으로 똘똘 뭉친, 개방적 커뮤니티를 통해 '로봇저변'을 만들어 가는 것이 바로 지금 절실하게 필요하다. 이제는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야 한다.김홍석한국생산기술연구원 청정생산시스템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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