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간기업들이 DARPA와 국방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미 국방부 산하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이 민간 기업의 첨단 테크놀로지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신속하게 국방과학 분야에 적용하기 위해 '로봇신속혁신(RFT:Robotics Fast Track)'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18일(현지 시간) 밝혔다.

민간 기업의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기술을 국방 분야에 빠르게 적용하기 위해 아이디어 접수 및 사업화, 개발 협력계약 체결, 자본투자 등 일련의 절차를 단순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마크 미시르(Mark Micire)' DARPA 프로그램 매니저는 "전통적인 방식으로 국방 연구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 계약 절차가 매우 복잡하고 제품을 개발하는 데 많은 시간이 들어간다"며 "RFT 프로그램을 활용해 이 같은 절차를 획기적으로 단축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DARPA가 민간 기업의 혁신 파트너로서 민간이 갖고 있는 참신한 아이디어와 혁신기술을 국방 기술의 판도를 바꾸는 '게임 체인저(game-changer)'로 육성하는데 많은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DARPA가 RFT를 운영키로 한 것은 전통적 기술 개발 방식으로는 혁신을 이루기 힘들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혁신적인 기술은 비전통적인 방식으로 기술혁신을 이룩한 기업으로부터 나올 가능성이 높은데, 이들 기업은 국방 사업을 추진해 본 경험이 별로 없어 국방 연구 프로젝트 접근 방법이나 계약 체결 등에 관해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경우가 많다는 것. 이들 기업을 국방 연구 프로젝트의 틀안으로 끌어들이겠다는게 이번 RFT 프로그램의 도입 배경이다. 특히 DARPA의 안테나에 잡히지 않는 소기업이나 소규모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창의적 아이디어와 기술을 적극 수용하겠다는 의미다.

RFT 프로그램은 개별 프로젝트별로 평균 15만 달러의 자금이 투자되며, 프로토타입 개발 또는 컨셉 검증(PoC:Proof of Concept)에 6개월에서 1년 정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또 계약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업체가 웹사이트를 통해 아이디어 및 사업을 제안하고 실제 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이 한 달 이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DARPA는 이번 RFT프로그램의 성공적 운영을 위해 비영리조직인 '오픈소스 로보틱스 재단(OSRF:Open Source Robotics Foundation)'과 협력하기로 했다. OSRF는 신속한 계약을 지원하기 위해 연방 협력사업자인 'BIT시스템스'와 협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BIT가 정부와 민간의 가교 역할을 하는 셈이다. '브라이언 저키' OSRF 대표는 "똑똑한 사람들은 혁신적인 생각을 갖고 있지만 정부의 전통적인 계약 메카니즘을 잘 이해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번 프로그램이 민간의 혁신적 아이디어를 지원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DARPA가 RFT프로그램을 추진키로 함에 따라 민간 기업들뿐 아니라 다른 정부 기관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미 육군, 해군, 국토안보부, NASA 등 정부 기관들이 RFT프로그램을 통해 도출되는 기술에 대해 집중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의사를 비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