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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리 신입 부원 선발, 남에게 비추어 나를 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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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4.20  03: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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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16일 경기북과학고 로봇동아리 ‘NEXT’ 에서는 동아리 신입 부원 선발이 한창이었다. 그 날은 공식적으로 지정된 우리 학교의 과학 동아리 신입 부원 선발 일이었다. 앞으로 일 년, 그리고 그 이상을 함께 할 동아리 후배를 직접 선발하는 우리들의 모습은 꾀나 진지했다.

신입 부원 선발은 면접의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우선 면접 당일 오전에 지원자들에게 사전 면접지를 나눠주었고, 석식 시간 전까지 제출하게 하였다. 이를 통해 지원자들이 보다 편안한 분위기에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었고, 저녁에 진행될 구술 면접에 대한 예습을 할 수 있도록 하였다. 기본적으로는 면접을 통해 신입 부원 선발을 진행하였으므로 예년과 비슷하였지만, 세부적인 방식에서는 차이가 많이 있었다. 야간에 진행된 구술 면접 상황에서 한 명, 한 명 불러 질문에 대한 대답을 들었던 작년과는 달리, 올해는 동아리 지원자를 3인 1조로 나누어 하나의 주제에 대하여 서로 토의를 하도록 했다. 면접 실에 입실하기 전 토의 주제를 보여주고 3분 동안 그에 대하여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주었다. 그리고 면접 실에서 각자의 의견을 이야기하고 각자 상대방의 의견에 대한 자신의 생각 혹은 보완 점을 4분 동안 자유롭게 토의하도록 하였다. 그 후 토의에 대한 본인의 느낀 점을 말하고, 남는 시간 동안 추가적인 질문을 하였다. 토의 주제는 작년 월드 로봇 올림피아드 2014의 오픈 카테고리 주제였던 ‘미래 우주에서 필요한 로봇을 설계해주세요.'였다.

나와 동아리 친구들은 면접이 있기 며칠 전부터 꾸준히 자체적인 동아리 모임을 가지면서, 모두가 함께 동아리 지원 방법, 면접 방법, 면접 질문에 대하여 고민하고 의논하였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동아리 여러 가지 문제들을 하나씩 해결해나갔다. NEXT는 경기북과학고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동아리인 만큼 더욱 많은 고민이 필요하였다. 따라서 어느 것 하나 쉽게 지나칠 수 없었고, 모든 면접의 과정을 결정함에 있어 목적과 이유를 깊게 고민하였다. 이렇듯 우리는 동아리 신입 부원 선발에 상당히 많은 공을 들이고자 하였다.

면접 질문 하나하나에도 많은 생각과 고민을 담았다. 면접 질문으로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하는 질문들을 각자 이야기하고, 의견이 모아지면 그때까지의 의견들에 대해 하나하나 코멘트를 달았다. 그 질문의 의미가 있는지, 어떤 의미에서 하는 질문인지, 굳이 해야 할 질문인지, 이미 대답이 정해진 질문은 아닌지, 그리고 정말 선발하고자 하는 후배들을 뽑을 수 있는 질문인지 고민하였다.

이렇게 많은 고민 끝에 면접 질문을 선정하고 NEXT를 지도하시는 선생님을 찾아뵈었다. 많은 고민과 생각을 바탕으로 선정한 질문이었기에 자신 있게 찾아뵈었지만,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아직 보완해야 할 점이 남아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선생님께서는 ‘면접 질문은 듣는 사람이 쉽게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질문이 다소 추상적이어서 우리가 원하는 대답을 듣기 어려울 수 있다. 이 질문을 꼭 해야 하는가? 이 질문을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에 대하여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도록 우리들을 되짚어 주셨다. 그렇게 우리는 선생님의 조언을 되새기며 다시 모여 질문들을 수정해나갔고, 점차 면접 준비를 완성해나가게 되었다.

신입 부원 선발 방법에 지원자들 간의 소집단 토론을 넣게 된 것도 동아리 부원들의 상당한 고민 끝에 나온 결론이었다. 특히 올해는 작년에 비해 공식적인 면접 시간이 짧았기 때문에 한 명씩 대면하여 면접을 진행하기에는 무리가 있었고, 이에 따른 다른 방식의 접근의 필요성이 소집단 토론이라는 방식에 이르게 된 것이다. 한정된 시간 동안 많은 인원의 면접을 진행해야 하다 보니 조를 나누어 한 번에 여러 명의 면접을 보기로 결정하게 되었고, 그 속에서도 개개인의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지원자들 간의 토론을 유도하여 최대한 개개인의 특성을 살펴보려 하였다. 처음에는 우리 중 사회자를 선정하여 발언 시간이나 토의 과정을 조절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 하는 이야기도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자유롭게 말을 하지 못하게 될 뿐더러 상대방의 말을 끊는 모습, 말을 하지 못하는 소극적인 모습,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는 모습 등 자유로운 토론에서 드러날 수 있는 개개인의 특성들을 파악할 수 없다는 의견이 있었기 때문에, 토론에 있어서는 아무런 제약 없이 지원자들 스스로가 토론을 이끌어 나가도록 하였다.

작년 이 맘 때 즈음, 내가 동아리 신입 부원으로 선발되고 선생님께서 우리에게 하셨던 말씀이 있다. “동아리는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곳이 아닙니다. 하고 싶은 것을 하려면 혼자 하는 것이 더 낫습니다. 동아리는 하고 싶은 것을 ‘함께’ 하는 곳입니다. 만약 여러분이 로봇을 하고 싶은 것이라면, 개인 연구나 방과 후 로봇 특기 적성을 통해서도 할 수 있습니다. 하고 싶은 로봇을 할 수 있는 방법은 많지만 그럼에도 동아리가 존재하는 이유는 하고 싶은 로봇을 함께 한다는 데에 가장 큰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그 당시 처음 그 말씀을 들었을 때의 느낌은 아직도 생생하다. 그 전까지 동아리의 참된 의미에 대해 깊이 있게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었던 나에게 함께한다는 것의 의미를 생각해보도록 만들어 준 말씀이기도 했고, 앞으로의 동아리 활동에서 내가 중요하게 여겨야 할 가치가 무엇일지를 생각해볼 수 있도록 해준 말씀이기도 했다. 그리고 지난 1년 동안 NEXT에서 함께한 수많은 경험을 바탕으로 비로소 그 의미를 이해하고 있다. 동아리에서 서로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많은 시간을 보내며 같은 목표를 가지고 대회를 준비하면서, 함께한다는 것의 의미와 그 중요성을 깨달은 것이다. ‘우리’라는 이름으로 ‘나’와 함께하고 있는 ‘동아리 친구들’에게서 힘을 얻기도 했고, 때로는 누군가와 함께하기 위한 기본적인 소통이 얼마나 어렵고 복잡한 것인지도 느끼곤 했다. 그리고 이렇게 한 해 동안 우리들이 깨달은 함께한다는 것의 의미는, 신입 부원 선발에 있어서도 자연스레 우리와 함께 할 수 있는, 우리와 어울리는 사람을 신입 부원으로 뽑자는 데에 이르게 하였다.

사실 신입 부원 선발에 있어서 준비 과정만큼이나 힘들고 어려웠던 것이 모든 면접 후에 실제로 선발하는 과정이었다. 많은 후배들이 지원한 까닭에 어쩔 수 없이 모두가 우리와 함께 할 수는 없었다. 누군가는 떨어져야 했고, 누군가는 선택받아야 했다. 우리는 그 학생이 면접에서 보여준 모습을 되뇌며 수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어떤 친구에 대한 의견은 동아리 부원이 모두 같았지만 또 어떤 친구에 대한 의견은 제각각이기도 했다. 그렇게 우리의 이 서로 다른 의견들이 모아지는 데에도 많은 시간이 필요했고 또 많은 의견들이 교차했다.

신입 부원 선발 중 지도하시는 선생님께서 하셨던 말씀이 떠오른다. 신입 부원을 선발하는 우리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모두들 한 모습의 사람을 뽑는 것 같다는 말이다. 면접을 보기 전부터 선생님께서는 각각의 캐릭터를 그려보고 그 조화를 생각해보라고 하신 적이 있었는데, 그 순간 나는 그 때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다양성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이야기를 듣고 그 당시 내 모습을 자각하고 반성하게 되었다. 되돌아보니 하나의 이상향을 그려 놓고 내가 정한 그 틀에 맞추어 신입 부원을 선발하려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제야 선생님께서 예전에 말씀하신 동아리 지원자를 기존 부원과 매치 시켜 보라는, 그 사람의 캐릭터를 보고 다양성을 생각하라는 말씀이 이해되었다. 세상에는 한 유형의 사람만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한 사람만이 옳은 것도 아니다. 따라서 사람의 다양성을 존중해주어야 하고 다양한 사람들을 고려해야 한다. 비슷한 성격의 비슷한 사람이 모이면 분명 의사소통은 편하고 대하기는 쉽겠지만 그렇게 되면 발전이 없게 된다. 동아리는 다양한 사람이 모인 집단이기에 함께한다는 것이 더 어려운 것이고 중요한 것일 것이다. 아마 선생님께서 이 말씀을 해주시지 않았다면 나는 아직도 하나의 잣대에 맞추어 사람을 판단하고 있진 않았을까 싶다.

각자 마음속에 정해 놓은 친구들, 혹은 고민하고 있는 친구들이 동아리 부원이 되었을 때의 모습을 생각하고 그 모습이 어울리는 지를 상상해보라고 하셨던 말씀도 그러하다. 동아리는 하고 싶은 것을 함께하는 곳이다. NEXT는 함께한다는 것의 의미가 큰 동아리이기에 서로의 조화도 고려할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로봇을 혼자서 만들 수는 없지 않은가?

신입 부원을 선발하는 과정은 결국엔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내가 만약 지금 다시 면접을 보게 된다면 붙어야 할 이유, 혹은 떨어져야 할 이유는 무엇일까? 정말 면접에 임하는 후배들을 보면서도 나는 작년에 어떤 이유에서 뽑히게 된 것 일지에 대한 생각을 다시금 했다. 나는 과연 어떤 모습으로 선배들에게 비추어졌을까. 선배들은 나의 어떤 점을 나를 보고 뽑은 것일까. 면접은 결국엔 나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그 때 처음 깨달았다. 만약 내게 직접 누군가를 뽑을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면 나는 여전히 면접을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선발 그 자체만으로 생각했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더욱 진지하게 면접에 임할 수 있었고, 혹시 내가 이 친구를 진짜 모습과는 다르게 판단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더 정확히 그 친구를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이번 동아리 신입 부원 선발은 나 개인에게도 하나의 성장 과정이었음에 틀림없다. 이번 기회를 통해 면접의 진짜 의미를 알 수 있었던 것이다. 사람을 뽑는다는 것은, 단순히 사람을 뽑는 데에만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에 비추어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는 것을 말이다. 오재영 ㆍ경기북과학고 2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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