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이 사람의 실제 다리 역할을 대신할 날도 머지 않아 보인다.

9일 AP통신은 미국척수부손상자협회(ASIA)가 지난 6일 시카고재활연구소(RIC)에서 열린 회의에서 실용성이 강화된 입는 로봇(wearable robot)을 공개하고 곧 상품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머지 않아 하반신 마비나 반신불수의 장애인이 착용로봇 장비를 입고 스스로 걸어다닐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척수부손상자협회 행사에서 척수부손장자 마이클 고어 씨(오른쪽)가 '입는 로봇'을 착용하고 물리치료사의 설명을 들으며 걷고 있다.

이날 공개된 착용로봇 ‘인디고(Indego)’는 무게가 12.25㎏이다. 앞서 미 항공우주국(NASA)이 우주탐사 및 의족용으로 공개한 로봇의 무게 26㎏에 비해 절반 이상 줄었다. 사용자가 몸을 앞으로 숙이면 작동이 시작되고 양 옆으로 기울이면 한 발자국씩 걸어간다. 작동을 멈추고 싶을 땐 몸을 뒤로 젖히면 된다. 11년 전 하반신이 마비된 뒤 이번 시연회를 통해 처음 걸어본다는 마이클 고어(42)는 “내 힘으로 일어나 사람들과 눈을 맞추고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이 믿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인디고는 척추손상뿐만 아니라 중풍이나 뇌졸중으로 재활을 받아야 하는 환자들에게 큰 희망이 될 것으로 보인다. 테스트를 진행한 시카고재활원의 아룬 자야라만은 “환자가 스스로 움직일 수 있어 심장과 근육 강화에 도움이 되고, 오랫동안 앉아있을 때 생기는 통증을 해소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마비환자가 지속적인 치료와 재활을 받기 위해 부담해야 하는 병원비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움직임의 속도 면에서 휠체어를 능가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자야라만은 “무게가 더 가벼워지지 않는 한 일반인처럼 빠른 속도로 걷지는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