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웅희 한국로봇산업진흥원장이 '2024 로봇 트랜드 - 2030 비전과 진로 : 길에서 길을 묻다'라는 주제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손웅희 한국로봇산업진흥원장은 지난 23일 오후 휘닉스평창에서 열린 ‘KRoC 2024’에서 ‘길에서 길을 묻다’라는 주제로 기조강연을 했다. 이날 강연에서 손 원장은 자신의 어려웠던 청년 시절을 돌아보고, 로봇과 어떻게 인연을 맺게 되었는지에 관해 개인적인 경험들을 털어놓았다. 그리고 우리나라 로봇산업 정책의 큰 흐름과 로봇산업의 전반적인 트렌드에 대해서도 조망했다.

이날 강연에서 손 원장은 특히 로봇을 엔지니어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는 시선에서 벗어나 인문학적인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로봇을 단순히 공학적인 관점에서 바라보기보다는 희망, 꿈, 사랑, 그리고 인간의 상상력의 산물이라는 관점에서, 그리고 보다 따뜻하고 인간적인 시선에서 로봇과 인간의 공존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때로는 지식보다 상상력이 중요하고, 신화가 역사보다 더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 기조강연이 열린 휘닉스파크 평창 포레스트룸 모습

손 원장은 자신이 한국로봇산업진흥원장으로 재직 중 로봇산업계가 오랫동안 갈망했던 중요한 국가적인 정책이 이뤄졌다며 이 같은 성과들은 로봇산업계 모든 분들이 도와줬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첨단 로봇산업 비전과 전략, 지능형 로봇법 영구법 전환, 규제 혁신 방안, 실외 배송 로봇 보도 통행 허용, 국가로봇테스트베드 예타 통과 등을 중요한 정책적인 성과로 소개했다.

▲ 손 원장이 세계 각국의 4족 보행 로봇 개발 흐름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손 원장은 또한 우리나라 최초의 4족 보행 로봇 ‘카이저’ 개발 과정과 생산기술연구원 재직시 로봇 사업을 총괄하면서 개인적인 경험을 소개하고, 특히 카이저 로봇 연구가 지속적으로 이뤄지지 못한 점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 사이 세계 4족 로봇 개발은 눈부신 성과를 거뒀다는 것이다.

▲ 손 원장은 우리나라 최초의 4족 보행 로봇 카이저 개발 과정에 참여한 경험을 소개했다.

▲ 1990년 카이저 로봇 전시회에서 로봇과 함께 포즈를 취한 손 원장

몇년 전 현대자동차가 보스턴 다이나믹스를 인수해 화제를 모았는데, 우리나라 역시 보행 로봇 연구를 지속적으로 해왔다면 적지 않은 성과를 거뒀을 것이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R&D 정책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여 달라고 주문했다.

손 원장은 로봇산업을 'DESIGN'의 관점에서 새롭게 보자고 제안했다. 여기서 DESIGN은 Dream, Emotion, Story, Identity 등 의미를 담고 있다. 우리 로봇산업이 K-로봇으로 발전하기위해선 로봇에 꿈, 감정, 이야기, 남다름을 담자는 것이다.

이날 강연에서 손 원장은 우리 로봇 기술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퍼스트 무버'가 되기 위해선 로봇 과학자들이 보다 상상력과 비전을 갖고 기술 너머에 있는 'THE ROBOT(’Research Object Beyond Our Technology)에 대해 함께 고민하자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