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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oC 2024] "로봇과 미래에 관한 네가지 주제"곽재식 숭실사이버대 교수, '로봇과 미래' 주제로 특별 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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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4.02.22  10:5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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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재식 숭실사이버대학교 환경안전공학과 학과장이 로봇과 미래라는 주제로 특별강연을 하고 있다

곽재식 숭실사이버대 교수(환경안전공학과 학과장)는 ‘KRoC 2024‘에서 ’로봇과 미래‘를 주제로 특별강연을 했다. 특별 강연의 내용을 간추려 소개한다.

이번 강연에선 로봇의 미래와 관련해 4가지 주제에 대해 얘기해보려 한다.

첫번째 주제는 1990년 나온 SF 영화 '토탈리콜'에 관한 것이다. 이 영화를 보면 자율주행 택시가 나오는데, 요즘 상식대로라면 운전석에 사람이 없을 것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사람 모양의 로봇이 앉아 있다. 로봇이 말귀를 못 알아듣고 심각한 상황인데도 밝은 목소리로 대답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 영화의 자율주행 택시 장면을 보면서 로봇과 일자리 문제를 생각했다. 여러 자동화 기술이 보급되면서 일자리가 없어진다는 이야기가 있다. 과연 정말 그럴까. 친구를 만나거나 오랫만에 부모님과 만나면 이런 얘기를 물어본다. 로봇의 인공지능이 발전하면 일자리가 다 없어질 거라는 데 진짜냐는 것이다. 원래 사람이 일하고 있던 자리에 로봇이 들어와 운전석에 앉아 있으니 사람은 필요 없지 않냐는 지적이다.

내가 일하고 있던 자리에 인공지능 로봇이 자리를 잡으면서 내 책상이 없어지고 회사에서 해고될수 있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보면, 로봇이 내 일자리를 대체하기 전에 인공지능을 도입한 경쟁사 때문에 내 일자리가 없어지는 일이 훨씬 더 빨리 일어난다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보면, 기업이 직원을 해고하는 게 쉽지 않다. 자동화 기계가 대거 보급돼 사람들을 다 잘라도 될 것 같은데, 법이나 제도 때문에 사람을 자르지 못한다. 제도를 조금만 바꾸려고 해도 실질적으로 일자리를 지키고자 하는 사람들이 수십 년 동안 갖춰온 것이 있기 때문에 일자리를 갑자기 없애는 게 쉽지 않다. 인간적인 이유에서라도 일자리를 갑자기 줄이는 게 어렵다.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자동화 시스템이 보급되고 있다. 하지만 로봇이 대량 보급된다고 해도 이미 있던 일자리가 확확 줄어들 가능성은 생각보다 크지 않다. 요즘은 사람들이 공중파 방송이나 케이블TV를 덜 본다. 유튜브, 트위치 등 사이트를 주로 방문한다. 인기 있는 유튜브 영상은 적은 인력으로 제작이 가능하고 광고 수입도 기존 방송을 상회한다.

왜 도대체 유튜브나 인터넷 동영상 매체는 텔레비전과 케이블TV보다 대중들에게 더 인기를 끌까? 일반적으로 검색을 통해 들어온다고 생각하는데, 이들 동영상의 주된 유입 경로는 인공지능 알고리즘이다. 알고리즘이 추천해 주는 동영상 링크를 통해 유튜브 동영상을 보는 사람이 가장 많다. 대세로 자리잡았다. 우리나라에선 지난해 유튜브 사용 시간이 카카오톡 사용 시간을 앞질렀다.

결국 인공지능 로봇이 자신의 일자리를 대체하기 보다는 자동화 기술을 더 빨리 도입한 경쟁 회사때문에 내 회사가 망해 일자리가 없어지는 일이 더 많은 것이다.

두 번째 주제는 1956년에 나온 SF 영화 ‘금지된 행성’과 관련이 있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로봇은 비인간적이고 차가운 금속성 질감이 느껴진다. 감성적으로 좀 부족해 인간과 교류가 불가능해 보인다. 이것이 과거 우리가 생각했던 전형적인 로봇이다.

앞으로 인공지능 시대가 오면 더 자동화되고 일자리도 없어지는데 그런 시대일수록 사람은 뭔가 따뜻한 감성을 길러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아주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일어난 일을 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

▲ 곽재식 숭실사이버대학교 환경안전공학과 학과장이 로봇과 미래라는 주제로 특별강연을 하고 있다

요즘 인터넷으로 쇼핑을 하거나 음식을 주문한다. 여기에는 사람의 감정이 개입하지 않는다. 과거 용산전자상가처럼 감정적으로 불편한 호객 행위를 하지도 않는다. 사람들과 얼굴을 맞대고 감성을 교류하는 게 항상 좋은 것만은 아니다. 물건을 살고 파는 상대방이 인간이 아닌 기계이기 때문에 감성적으로 오히려 편한 측면이 있다.

소셜 로봇, 간병 로봇, 돌붐 로봇이 오히려 사람보다 편한 측면이 있다. 로봇 사용자 입장에서 보면 훨씬 부담감이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로봇이기 때문에 부담없이 감성적으로 가까이 파고들 수 있는 경우가 꽤 많다. 로봇들이 널리 퍼져있는 세상에서는 의외로 감성적으로 더 깊게 파고들 수 있는 분야가 있다. 그런 부분에서 수요가 오히려 급격히 늘어나는 부분들도 보인다. 예를 들어 소니의 애완견 로봇 '아이보'와 오랫동안 살았던 사람은 감정적으로 로봇과 애착관계가 생기고 장례식까지 치러주기도 한다.

앞으로 자동화 기술과 로봇 기술이 발달해서 인공지능을 이용해 사람의 생활에 밀접하게 들어오는 기기들이 다수 생길 수 있다. 회사에 따라서는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일부러 애착을 끌어낼수 있다.

세 번째 주제는 영화 매트릭스에서 나온 이야기다. 인공지능 로봇이 너무 발달하면 사람을 지배한다는 것이다. 로봇이 사람을 지배하려고 하고, 사람과 로봇하고 싸우는 이야기들이 자주 등장한다. 그런데 이게 ‘신화’일 수 있다.

몇 년전 일본에서 밤에 자동차 도로에서 유령이 나와 사람들이 계곡으로 떨어져 죽었다는 얘기가 유행처럼 돌았는데, 실제로는 네비게이션 업데이트를 하지 않아 사람들이 죽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 이야기가 함의하는 것은 로봇이 사람을 너무 미워해 사람을 지배해야지 하는 일은 잘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람이 매우 복잡한 자동화 시스템 혹은 인공지능 체계를 너무 믿고 의존하다 보면 거기에서 헤어나올 수 없게 되는 경우는 충분히 발생할 수 있다. 자동화 시스템을 관리하는 인공지능에 갑자기 이상한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 언젠가는 사람도 이해할 수 없는 순간이 충분히 도래할 수 있다. "내비게이션은 어떤 알고리즘으로 이 길을 추천했을까? 진짜 맞을까"라고 고민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다 보면 지배를 받는 건 아니지만, 거기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벌어질수 있다.

마지막 주제는 2008년에 나온 '월E'라는 영화에 관련돼 있다. 영화를 보면 지구가 쓰레기로 뒤덮여 사람들이 다 지구를 버리고 떠났다. 디스토피아적인 미래다.

요즘은 인터넷으로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게 일반적이지만 조선시대 양반들은 편지를 노비(봉비)를 통해 전달하는 게 널리 퍼졌다고 한다. 그런데 편지를 빨리 도착하게 하려고 노비의 팔을 뒤로 꺾어 특별한 매듭으로 묶어 보냈다고 한다. 노비의 팔을 묶었다라고 해서 '봉비'라고 칭했다. 이렇게 하면 왜 편지가 빨리 도착했을까. 현대인은 상상하기 쉽지 않은데 조선시대의 사고 방식으로 생각하면 이게 아주 절묘한 팁이다.

주인만이 매듭을 만들고 풀수 있기 때문에 봉비가 편지를 전달하는 중간에 다른 짓을 못하고 전력을 다해서 편지를 배달하고 빨리 집으로 돌아온다라는 것이다. 현대인 입장에선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일이다.

환경 측면에서 보면 예전에 비해 좋아진 것들이 많다. 1960년대 우리나라의 '임목 축적량'은 6400만 세제곱cm었는데 2010년 통계를 보면 8억 세제곱cm로 10배 이상 늘어났다. 사람들이 나무를 심고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 생각하고, 기술이 발달하고 관리를 하기 시작하니 산마다 나무가 우거지게 됐다. 90년대 산성비 걱정이 많았는데 산성비 문제도 크게 개선됐다. 울산은 공장때문에 오염이 심각할 것으로 생각할 수 있는데 울산 지역이 서울보다 산성비 수치가 낮다. 낙동강과 한강의 수질도 90년대에 비해 현저하게 개선되었다. 오존층 문제도 기술의 발달로 좋아진 부분이 있다. 앞으로 자율주행 자동차의 보급으로 자동차 사고가 획기적으로 줄어들 수 있다.

실제로 사회적 위기를 해결하는 절박한 사람들에게 문제를 풀어줄 수 있는 기술은 오히려 낮은 수준에서 이루어지는 경우도 꽤 있다. 완벽한 인공지능 번역이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사람에게 실질적으로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들이 있다. 고도의 기술을 낮은 곳을 위해 사용하는 방향으로 좀 더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장길수  ksjang@irobo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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