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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 무대에서 내려와 일상으로 돌아가야 할 로봇조영조 ETRI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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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9.21  02: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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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과학기술을 발휘하여 만들어 지는 제품 중에 가장 화려한 스포트 라이트를 받는 것을 꼽자면 단연 로봇을 들 수 있을 것이다. 10년 전 로봇이 10대 국가 성장 동력 제품의 하나로 집중 육성되고 있었을 시절부터 첨단 제품 전시회에서 로봇은 범상치 않은 외모와 움직임으로 항상 주요 관료나 기자단 시연회의 하이라이트를 점하여 왔다. 특히, 로봇만의 전시회로서 매년 열리는 우리나라의 로보월드나 격년으로 열리는 일본의 로보덱스 같은 전시회에서는 수없이 다양한 로봇이 소개된 바 있다. 그러나 이들 로봇 중에서 상용화 제품으로서 우리가 일상에서 대하고 있는 로봇은 스포트 라이트를 받은 로봇들이 아닌 한 구석에 박혀있던 단순한 청소로봇 정도이다. 화려한 쇼 무대 뒤에는 그늘이 더욱 크게 드리워지는가 보다.

예전에 일본 혼다사의 휴머노이드 로봇인 아시모의 시연 무대 뒤에서는 항상 두 세명의 연구원들이 붙어서 동작이 제대로 되는지를 체크하고 잘 안되면 원격으로 행동 하나하나를 조절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우리나라의 대표 휴머노이드인 휴보도 그랬고 노래하는 로봇 에버도 그랬다. 외부에서 연신 신기한 외모와 몸짓 하나하나에 카메라 플래시는 터지고 이는 어떠어떠한 동작을 할 수 있는 새로운 로봇이 개발되었다는 보도로 이어진다. 이 새로운 동작을 만들어내기 위한 조작자들의 바쁜 움직임은 커튼 뒤에 가려진채 말이다.

이렇듯, 언론 매체나 전시회에서 로봇이 소개될 때는 상품으로의 실용성보다는 외모와 단발적 성능과 같은 뉴스로서의 가치에 치우치는 경향이 있다. 문제는 정부 주도의 기술 개발이나 시범 사업의 결과로서 나타나는 제품으로서의 평가도 대부분 이와 비슷하게 흘러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지속 가능한 성능과 실용성을 갖춘 로봇 제품이 잘 출시되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이 같은 제품이 나오더라도 가치 있는 핵심기술을 확보하기도 어렵게 될 것이 우려된다.

최근 첨단기술 사업화의 모델이 되어버린 구글사에서 보스톤 다이나믹스사를 포함한 첨단 로봇기술 회사를 인수하여 로봇 사업을 준비하고 있고, 아마존사는 물류로봇회사 키바시스템즈를 인수한데 이어 무인로봇 드론을 이용한 무인택배 서비스 계획을 발표하여 화제다. 또한, 일본에서 소프트뱅크는 200만원대의 휴머노이드 페퍼를 내년 2월부터 시판한다고 하고, 인공지능 분야에서 저명한 미국 MIT의 한 교수는 499달러짜리 가정용 로봇 지보의 사업자금을 기록적인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모금한 바 있다. 언론 홍보를 통해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무대에 데뷔한 것으로 보이나, 아직 상용 제품과 서비스의 실체는 모호한 상태이다.

지금까지 꽤 많은 국내외 업체들이 단독적으로 또는 산학연관 협동으로 다양하고 획기적인 시제품을 개발하고 무대에 등장하였지만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끈 경우는 드물다. 문제는 실용화를 위한 기술적 문제 해결과 성공적인 비즈니스 모델의 확보가 어렵다는 데에 있다. IEEE 스펙트럼 잡지의 최근 기사에 보면 무인로봇 드론을 통한 택배 서비스에 있어서도 안정적인 물건의 이송기술이 생각보다 실용화하기 어렵다고 전하고 있다. 페퍼나 지보 같이 인간-로봇 상호작용 기반의 개인용 서비스 로봇들은 가격만큼 사람에게 가치 있는 서비스를 어떠한 비즈니스 모델로 잡아낼까 하는 게 핵심인데, 우리나라에서 비슷한 일을 10여년 해 온 경험에 의하면 쉽지 않은 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10여년 동안 서비스 로봇 개발과 사업화에 많은 투자와 노력을 해 왔다. 로봇기술 선진국들이 로봇사업에 가능성을 엿보며 뛰어들고 있다는 것이 로봇 종사자들에게는 고무적인 일이지만 이들의 방향이 반드시 성공을 보장하지는 못한다. 우리가 쉽게 성공하지 못했던 요인을 분석하여 방향을 잘 잡아나가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지금까지 화려한 로봇의 무대를 준비해 왔다면, 지금부터는 무대 뒤에 가려졌던 실용적 서비스와 지속 가능한 성능을 발굴하고 확보하여 로봇을 일상으로 되돌려 보내야 할 것이다. 조영조ㆍ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지능형인지기술연구부 책임연구원/공학박사

조규남  ceo@irobo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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