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캠브리지대 연구팀이 시람보다 약 두 배의 속도로 점자를 읽을 수 있는 인공지능 로봇 센서를 개발했다고 29일 밝혔다.

연구팀은 기계학습 알고리즘을 활용해 로봇 센서가 점자 텍스트 라인을 빠르게 미끄러지면서 점자를 읽을 수 있도록 가르쳤다. 이 로봇은 분당 315개의 단어를 90%에 가까운 정확도로 읽을 수 있다.

이 로봇 센서는 점자 판독기를 위한 보조 기술로 개발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점자를 읽는 데 필요한 높은 감도가 인간의 손에 필적하는 감도를 가진 로봇핸드나 인공기관을 개발하는 데 도움을 줄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 성과는 전문 학술지인 ‘IEEE 로보틱스 앤 오토메이션 레터스(IEEE Robotics and Automation Letters)’에 발표됐다.(논문 제목:High-Speed Tactile Braille Reading via Biomimetic Sliding Interactions)

연구팀에 따르면, 인간의 손 끝은 놀라울 정도로 민감하고 주변 세상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는 데 도움을 준다. 사람의 손 끝은 물체의 작은 질감 변화를 감지하거나, 물체를 잡을 때 얼마나 많은 힘을 가해야하는지 알 수 있도록 도와준다. 달걀을 깨뜨리지 않고 집어들거나 볼링공을 떨어뜨리지 않고 집어들 수 있다.

캠브리지대 후미야 이이다(Fumiya Iida) 교수 연구팀은 “사람 손끝의 부드러움은 우리가 적절한 압력으로 물건을 잡을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라면서, “로봇에게 부드러움은 유용한 특성이지만, 연구자들은 동시에 많은 센서 정보도 필요로 한다. 하지만 유연하거나 변형 가능한 표면을 처리할 때 로봇 센서가 두 가지를 동시에 갖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점자는 대표적인 글자 패턴의 점들이 매우 가까이 위치해 있기 때문에 고감도를 요구하는 로봇 손가락을 테스트하는 데 이상적인 테스트 공간이다. 캠브리지 연구팀은 사람의 점자 읽는 행동을 더 정확하게 복제할 수 있는 로봇 점자 판독기를 개발하기 위해 기존 센서를 활용했다. 연구팀은 "기존의 로봇 점자 판독기들은 한번에 한 글자만 읽는데, 이는 사람들이 점자를 읽는 방식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연구팀이 사용한 로봇 센서는 '손가락 끝'에 카메라가 있고, 카메라와 센서의 정보를 조합해 점자를 읽도록 해준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파쓰 폿다는 "모션 블러를 제거하기 위해선 많은 이미지 처리가 필요한데, 이는 로봇공학자들에게 어려운 문제“라고 했다.

연구팀은 판독 센서가 글자를 인식하려고 시도하기 전에 이미지의 '흐릿함(blur)‘을 제거할 수 있는 기계학습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가짜로 만든 흐릿함’을 적용한 점자의 이미지 세트를 이용해 알고리즘을 훈련시켰다. 알고리즘이 글자의 흐릿함을 없애는 법을 학습한 후에는 컴퓨터 비전 모델을 활용해 글자들을 감지하고 분류했다.

연구팀은 점자들의 라인을 따라 빠르게 이동하는 방식으로 로봇 점자 판독기를 시험했다. 시험 결과 로봇 점자 판독기가 사람보다 두 배 가량 빠르고, 약 87% 정확도로 분당 315개의 단어로 읽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삼성 글로벌 연구 아웃리치 프로그램(Samsung Global Research Outreach Program)'의 일부 지원으로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