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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특허분쟁의 시계는 이미 돌아가고 있다"이동환ㆍ위포커스 특허법률사무소 대표변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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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3.10.09  21:3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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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환 변리사

로봇 시장이 뜨겁다. 두산로보틱스는 ‘로봇 대장주’로 꼽히며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두산로보틱스는 지난 9월 21일부터 22일까지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을 실시한 결과 청약 증거금이 33조원을 넘고 경쟁률은 524대1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그에 앞서 삼성전자의 투자를 받은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시가총액은 3조원을 넘었다. 최근 한 달 사이 시가총액이 1조원 이상 급증하며, 코스닥 시장 10위권 내에 이름을 올렸다. 로봇이라는 제품은 인공지능 발전을 자양분으로 삼아 기술력 및 성능을 강화하였고, 오랜 기간 다양한 산업 영역에 진출하면서 일반 시장에서 가질 수 있는 거부감까지 없애 나갔다. 잘 준비된 제품과 시장이 만나 ‘핏(Fit)’까지 맞았으니 이러한 반응은 당연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매일 축배를 들 수는 없다. 시장이 커지고 경쟁자가 늘어나면 싸움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 싸움에서 사용할 수 있는 무기 중 하나가 바로 특허이다. OLED 디스플레이 업계를 참고해 보자. 삼성디스플레이와 LG 디스플레이가 지배하고 있는 시장이다. 그런데 최근 중국 BOE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고속 성장하였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7월 BOE를 상대로 미국 텍사스 법원에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하며 강하게 견제하였다. 로봇 업계도 마찬가지이다. 화낙(FANUC), 에이비비(ABB), 쿠카(KUKA), 유니버설로봇(UR) 등이 각 산업 분야에서 상당한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세계적인 강자들과 특허를 가지고 경쟁해야 하는 시간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얼마 전 대규모 로봇 특허분쟁이 마무리되었다. 오카도(Ocado)는 영국 최대 온라인 유통 업체이고 오토스토어(AutoStore)는 노르웨이 유통 자동창고(AS/RS) 시스템 업체이다. 2020년 10월 오토스토어는 오카도를 상대로 미국과 영국 법원에 자사의 ‘창고 로봇’ 관련 특허를 침해했다는 이유로 소송을 제기하였다. 오카도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2021년 1월 오카도는 오토스토어를 상대로 뉴햄프셔 지방법원에 4건의 특허(US 9796080, 10901404, 10913602, 10961051)를 침해했다는 이유로 맞소송을 제기하였다. 양사는 PTAB(한국의 특허심판원에 대응)에 IPR(Inter Partes Review)을 신청하여 서로의 특허에 대해 무효를 주장하였으나, 모두 개시(institution) 거절되었다.

결국 오토스토어와 오카도는 지난 7월 합의를 하게 된다. 주요 내용으로 (1) 오토스토어가 오카도에 2억파운드(약 3279억)를 2년 동안 분할 지급한다 (2) 전 세계적으로 모든 특허소송 청구를 철회한다 (3) 상호 이익이 되는 2020년 이전 특허에 대하여 글로벌 교차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다 (4) 오카도는 ‘싱글 스페이스 로봇’에 대한 독점권을 보유한다 (5) 두 회사는 이의제기 없이 기존 모든 제품을 계속 사용하고 마케팅할 수 있다 등이 포함되었다.

오카도는 오랜 기간 특허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특허분쟁에 대한 준비를 철저하게 해왔던 것으로 보인다. 오카도는 오토스토어의 소 제기에 대하여 불과 3개월 만에 응소하였다. 이번 특허소송에서 사용된 특허 중 오카도의 US 9796080 특허를 간단히 살펴보자. 아래 첨부된 그림과 같이 위 특허는 복수의 물류 컨테이너를 수용하는 그리드 형태의 구조에서 복수의 로봇 로드 핸들러들이 저장 및 인출 명령에 따라 움직이는 내용과 함께, 해당 시스템에 포함된 전달 컨테이너 및 저장 컨테이너의 특징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또한 위 특허는 PCT 국제출원을 통해 영국을 비롯하여 미국, 한국, 일본, 유럽, 중국, 캐나다, 홍콩에서 특허권을 확보하였다. 특허를 위해 상당히 많은 시간, 비용, 노력을 들인 것을 알 수 있다.

▲ US 9796080 특허 청구항 제1항 및 대표도면

특허 분쟁은 미리 준비해야 한다. 자사의 기술 경쟁력이 잘 포함되도록 특허 포트폴리오를 구축해야 한다. 당장이 아니더라도 언젠가를 위해서 반드시 해야 할 일이다. 미루어 둘수록 리스크는 증가한다. 또한 해외 진출을 앞두고 있거나 기업공개/기술특례상장을 준비하고 있다면 주력 제품의 특허침해 분석(FTO)을 할 것을 권장한다. 특허 침해 보증 조항이 포함된 계약서를 작성하며 찜찜한 기분이 들었다면? 지금 바로 전문가와 함께 확인을 해보아야 한다. 어떠한 사전 검토도 없이 다음 단계로 바로 진행하는 것만큼 무모한 일은 없다. 이 글이 미처 준비하지 못한 로봇 기업들에게 도움이 되었기를 바란다.

※ 이동환 변리사는 한양대에서 전자통신컴퓨터를 전공하고, 2010년 변리사 시험에 합격했다. 법무법인에서 5년간 IP 분쟁 사건을, 국내 1호 변리사 출신 대검찰청 전문경력관으로서 IP 범죄 및 기술유출 사건을 각각 담당했다. 인공지능, 로봇, 블록체인, IoT 기술에 관심이 많으며, 올해 3월부터 한양대(에리카) 창업교육센터 겸임교수로서 예비창업자들을 위해 지식재산권 강의를 하고 있다.

이동환  dhlee@we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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