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승민 작가법인 모칸 대표 작가가 특별강연을 하고 있다.

윤승민 작가법인 모칸 대표 작가는 지난 17일 ‘KRoC 2023’에서 이뤄진 특별강연에서 ‘SF 콘텐츠에서 로봇을 바라보는 시선’을 주제로 발표했다.

윤승민 작가는 넷플릭스 영화 ‘승리호’의 각본을 집필, 2021년 휴고/네뷸러상 후보에 올랐으며 현재 웹툰 및 OTT 드라마 ‘사이버그 방대리’의 극본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영화 '늑대소년' 현장 프로듀서, 영화 '사랑의 묘약' 각본/감독 등을 맡았다.

윤 작가는 이번 특별 강연에서 SF영화·드라마·소설·웹툰·애니메이션 등 콘텐츠 속에서 로봇을 바라보는 시선은 어떻게 변화해왔는가를 알아보고, 상상 속 로봇과 현실 속 로봇이 어떻게 서로 영향을 주며 발전해왔는지에 관해 강연했다.

윤 작가는 카렐 차페크의 희곡 '로숨의 유니버설 로봇'에서 처음으로 로봇이라는 말이 등장했으며 이후 로봇이 각종 SF소설과 영화에서 어떻게 진화 발전해왔는지를 영화, 소설, 애니메이션 등 콘텐츠를 통해 재미있게 풀어냈다. SF 콘텐츠 초기에는 미지의 기술과 과학적 진보에 대한 두려움으로 로봇을 사악하고 위험한 존재로 묘사했으나, 로봇이 산업과 일상 생활에서 보편화되면서 영웅, 친구, 파트너로도 묘사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윤 작가는 지난 1927년 개봉한 최초의 SF 장편영화인 ‘메트로폴리스’에 성경 속 마리아에서 이름을 따온 마리아라는 복제 로봇이 등장하는데, 많은 영화인들이 지금까지도 이 영화에서 영감을 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윤 작가는 1980년대가 로봇, 휴머노이드, 안드로이드, 사이보그 등이 등장하는 SF 콘텐츠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시대였다고 돌아봤다. 이 시기에 등장한 로봇이나 안드로이드를 보면 기술적인 진보보다는 정서를 많이 투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제작한 터미네이터는 당시 로봇에 대한 인식의 종합판적인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터미네이터의 대성공 이후 자본가들이 SF영화에 많은 관심을 가지면서 제작비가 급격하게 늘어났다. 하지만 1990년 들어서면서 실사를 보여줄 수 있는 CG 기술이 엄청나게 발전하면서 로봇이나 사이보그 등 SF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다소 떨어졌다. 다만 일본에선 1995년 공각기동대가 나오면서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덕후들이 대량 생산되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공각기동대에는 우리가 사회적으로 고민할 수 있는 거의 모든 내용들이 담겨져 있었다고 말했다.

윤 작가는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1968년작 2021:스페이스 오디세이에 ‘뉴스패드’라는 기기가 등장하는데 나중에 애플의 아이패드 개발에 영감을 주었다며 SF영화가 실제로 산업계에 큰 영향을 미친 사례라고 언급했다. 윤 작가는 이미 첨단 로봇 기술이 영화 속에 많이 들어와 있다며 앞으로는 정서적인 측면에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윤 작가는 “예전에는 작품 속에 등장하는 상상 속의 로봇을 실제로 만들어보는 시기였다면 앞으로는 만들어진 로봇을 활용해서 스토리텔링을 거꾸로 만드는 시대가 이미 왔다”고 말했다. 앞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영화, 드라마, 만화 등 콘텐츠를 통해 로봇이 대중 속으로 더 많이 침투해 들어갈 것이라며 로봇공학자들과 창작자간 협업을 통해 좋은 스토리텔링이 만들어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 작가는 이날 강연에서 최근 큰 주목을 끌고 있는 생성형 인공지능인 챗GPT의 이용이 활발해지면 보조작가들의 일자리가 크게 위협받을 것이라며, 이미 그 같은 움직임이 콘텐츠업계에 실제로 벌어지고 있다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