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자율차 회사 아르고가 자금 후원업체 포드와 폭스바겐의 자율주행택시 지원 중단에 따라 회사문을 닫았다. (사진=포드)

포드와 폭스바겐(VW)이 함께 후원하던 인공지능(AI) 기반 완전자율주행차 조인트벤처 ‘아르고(Argo)’가 주행시험을 중단하면서 자율주행차 개발 및 배치 열기가 된서리를 맞고 있다고 테크크런치, 오토모티브 뉴스 등이 지난 2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두 자동차 회사가 지난 2019년 7월 자율주행 스타트업 아르고 AI의 지배력을 공유하기 위해 힘을 합쳤을 때만 해도 기세는 하늘을 찌를 듯 했다.

하지만 지난 26일 피츠버그에 본사를 둔 아르고가 폐쇄됐고 이 회사 일부 직원들이 포드와 폭스바겐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발표가 나왔다. 자율주행차 배치까지 걸리는 시간이 지난 2019년 업계 임원들 예상보다 훨씬 더 오래 걸릴 것이라는 결론을 낸 데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존 롤러 포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6일 “수익성이 높고 완전 자율적인 규모의 차량 배치가 아직 멀었다는 것이 매우 분명해졌다”고 말했다.

투자자, 저자이자 기업 고문인 에반젤로스 시무디스는 26일 포드와 VW의 아르고 AI 퇴출에 대해 “그런 결정들이 더 많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와 공급업체들의 이 분야 누적 투자액이 1000억 달러(약 142조원)로 추산되는 가운데 나온 자율차량 대량 배치 일정 연장에 따라 한 때 부풀려 평가됐던 자율주행 업체들에 대한 평가액이 급전직하하고 있다.

2019년 VW의 아르고에 대한 초기 투자 규모는 26억달러(약 3조 7000억원)로 평가된다. 여기에는 현금 10억달러(약 1조 4200억원)와 아르고에 흡수된 VW의 유럽 자율주행 사업부의 가치 16억달러(약 2조 2700억원)가 포함된다. VW은 또한 포드로부터 아르고 주식을 5억달러(약 7억 1000억원)에 매입했다.

앞서 포드는 지난 2017년 아르고의 지배권을 인수하면서 10억달러(약 1조 4000억원)를 아르고에 투입한 바 있다. 지난 26일 이 회사는 27억달러(약 3조 8000억원)의 손상 차손을 기록했다. (*자산의 진부화 및 시장가치의 급격한 하락 등으로 인해 유·무형자산의 회수가능액이 장부금액에 중요하게 미달하게 되는 경우 장부금액은 회수가능액 차액을 손상차손으로 처리한다.)

VW은 아르고의 지분을 인수하기 전에 적어도 두 개의 다른 미국 기반 자율주행 스타트업과 관계를 맺었다. 즉, 알파벳 주식회사의 웨이모와 오로라 이노베이션이다.

보도에 따르면 VW은 지난 2018년 웨이모에 137억달러(약 19조 5000억원)를 투자함으로써 웨이모의 시장가치를 1370억달러(약 195조원)로 만들어주고 자사는 10% 지분을 확보하는 것을 고려했다고 한다.

그 직전 월가는 웨이모의 가치를 1750억~2500억달러(약 249조~356조원)로 추산했다. 가장 최근의 가치 평가는 피치북이 내놓은 것으로 2020년 5월의 307억5000만달러(약 44조원)다.

약 1년 전 기업공개(IPO)된 오로라의 시가총액은 52주 만에 최고치 200억달러(약 28조6000억원)에서 8분의 1 토막난 25억달러(약 3조 5000억원)로 주저앉았다.

VW이 지난 2019년 7월 아르고에 대한 초기투자를 발표하자 아르고는 실리콘밸리 회사인 오로라와의 개발 계약을 중단했다. 당시 오로라는 기업평가 가치가 25억달러(약 3조 5500억원)였고 현대자동차와 아마존 닷컴의 지원을 받고 있었다.

현대차는 결국 앱티브와 함께 자율주행 합작법인 ‘모셔널’을 설립했다. 아마존은 자율주행차 스타트업 죽스를 인수했다.

투자자 웹사이트인 피치북에 따르면 아르고의 가장 최근 평가액은 72억 5000만달러(약 10조 3000억원)이었지만 이는 2년여 전이다. 아르고는 사업 계획을 조정 중이라고 말한 7월에 150명의 직원을 해고했다.

피치북은 지난해 1월 아르고의 가장 가까운 경쟁사 크루즈(대주주가 GM)가 약 300억달러(약 42조7000억원)의 가치를 갖고 있다고 추정했지만 크루즈의 현재 가치도 하락했을 가능성이 높다. 핵심 투자자인 소프트뱅크가 올해 초 GM에 지분을 되팔았기 때문이다. 한편 GM은 크루즈에서 연간 20억달러(약 2조 8000억원)의 손실을 보고 있다.

모빌아이 글로벌은 지난주 상장했지만, 기업공개(IPO) 초기 시총 목표를 500억달러 평가액의 3분의 1로 잡고 있다. 한편 아르고 주가는 지난주 28일(금) 27달러로 마감해 26일(수) 21달러보다 6달러나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