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설원을 배경으로, 암울한 인종차별 역사의 시발점을 가감 없이 담아낸 영화 <화이트 온 화이트>가 6월 10일 국내 개봉한다.

영화 <화이트 온 화이트>는 감독 ‘테오 코트’가 제76회 베니스 영화제에서 오리종티 감독상을 수상하며 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스페인의 유수 언론 매체들은 영화 <화이트 온 화이트>에 대해 ‘스페인 최고의 영화 중 하나’라고 입을 모아 극찬하였다. 또한 <화이트 온 화이트>는 지난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에도 초청되어, 국내 영화 팬들에게도 이번 개봉 소식이 큰 기대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영화 <화이트 온 화이트>의 배경이 되는 ‘티에라 델 푸에고’는 영화 <해피투게더>(1997)에서 ‘세상의 끝’으로 언급된 장소로도 유명하다. 1년 내내 한국의 초겨울 날씨를 보이는 추운 지역으로, 원주민들이 추위를 이기기 위해 피운 연기를 본 유럽인들이 이 섬을 ‘불(fuego)의 땅(tierra)’으로 이름 붙였다고 한다. 스페인의 남미 정복 이후, 어마어마한 황금이 있다는 소문이 돌아 많은 유럽인들이 모여들며 이곳에 살던 원주민들에게는 큰 비극이 찾아왔다.

당시 ‘티에라 델 푸에고’에는 ‘셀크남 족’과 ‘야간 족’ 등의 원주민들이 거주하였으나, 이곳을 침략한 유럽인들이 조직적으로 이들을 학살해, 현재는 대부분의 원주민들이 사라졌다고 전해진다. 자신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인간이 같은 인간을 학살했던 이러한 비극은, 인류가 반성해야 하는 흑역사 중 하나로 남아있다. 영화 <화이트 온 화이트>는 이러한 원주민 학살의 비극적인 역사를 배경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영화 <화이트 온 화이트>는 ‘포터’라는 정체불명의 지주의 웨딩 사진을 찍기 위해 칠레의 한 설원에 도착한 중년의 사진가 ‘페드로’가 충격적인 사건들을 겪게 되는 이야기다. 칠레의 아름다운 설원을 배경으로 한 아름다운 화면의 이면에는, 새하얗고 순수한(white) 미지의 땅을 백인(white)들이 그들의 색으로 덧칠한 불편한 역사가 펼쳐진다. 영화는 이런 ‘인종 갈등’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주인공 ‘페드로’가 겪는 사건들을 통해 관객들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