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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빅토르 안'이고 싶다...조규남 본지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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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4.26  17:2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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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째 온 나라가 슬픔에 젖어 있다.
꽃다운 젊은 학생들의 희생앞에 온 국민이 할 말을 잃었다. 대형 참사가 일어날 때마다 그곳에는 항상 로봇이 투입된다. 9.11테러 당시에 건물에 깔린 사람을 찾는데도, 또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태 때에도 무너진 원전상황을 파악하고 인간이 할 수 없는 구조 일을 하기 위해서다. 이번 세월호 사고에도 수중로봇이 구조활동에 참여했다. 그러나 강한 조류에 떠밀려가면서 큰 도움을 주지 못했다고 한다. 심해 무인잠수정을 투입했지만 서해바다의 빠른 물살과 전방의 시야가 잘 보이지 않아 실패한 모양이다.

일본의 원전사태 이후 세계 로봇인들이 큰 충격에 빠졌다. 왜냐하면 그동안 로봇이 마치 인간을 대체할 수 있을 만큼 뛰어난 듯 자랑해 왔지만 사람이 들어갈 수 없는 위험한 곳에서 제대로 사용할 수 있는 로봇이 하나도 없었기 때문이다. 일본도 세계 최고의 로봇강국이라고 자랑했지만 결국 자국에서 일어난 원전사태에 속수무책일 수 밖에 없었다. 그러한 사태를 겪으면서 미국방부 방위종합연구계획국이 DARPA로보틱스챌린지(DRC)를 만들어 재난구조 로봇의 가능성을 열어가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난 13년간 정부가 1조가 넘는 돈을 로봇산업에 투자하였지만 어느 연구기관, 기업도 이런 커다란 바다 속 재난상황에 이용할 수 있는 로봇 하나 제대로 만들지 못했다. 로봇인의 한 사람으로서 부끄럽고 수많은 희생자 앞에 그저 죄스러울 뿐이다.

이번 희생자 부모 중 어떤 분은 이제 대한민국을 떠나겠다고 말한다. 내 자식 하나 제대로 지켜주지 못하는 이 조국에 대한 배신감이 너무 큰 탓이다. 이 부모는 이번 사고가 일어나기 전까지만 해도 자신이 정말 아이를 위해 경제적인 문제를 포함해 모든 것을 다 해 줄 수 있었기 때문에 최고의 부모로 알고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번 사태 앞에서 정부의 늦장대응에 대한 원망과 바다 속에 가라앉아 있는 자식을 위해 자기가 해 줄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에 커다란 절망감을 느낀 것이다.

얼마 전 끝난 소치 올림픽에서 러시아의 영웅으로 우뚝 선 ‘빅트로 안’(한국명 안현수) 선수 때문에 모든 언론이 들끓었다. 얼마나 스케이팅을 하고 싶었으면 자기가 태어난 조국을 버리면서 까지 러시아로 귀화 했을까. 국민들은 이러한 세계적인 스케이트 선수가 그렇게 운동을 하고 싶었는데도 파벌과 밥그릇 싸움에 그를 끝내 외면한 빙상연맹 아니 대한민국을 싸잡아 비난했다.

로봇기업 한 대표자와의 몇 일전 통화도 내 마음을 아프게 했다. 이 나라에서 사업하기 너무나 힘든 사정을 비관하며 나도 모든 사업을 정리하고 외국으로 나가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기를 러시아로 귀화한 ‘빅토르 안’에 빗대어 앞으로 ‘빅토르 X’라고 불러 달란다. 힘들게 로봇을 개발해서 국내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그가 일방적이고 무차별적인 언론의 편향된 보도 때문에 기업이 죽는다며 울분을 토한다. 한 번도 아니고 벌써 두 번째다. 이런 일로 회사 매출이 곤두박질치고 문 닫기 일보직전까지 갔다가 이제 다시 살아나고 있는 상황에서 또 다시 어려운 일을 겪다보니 그분이 억울해 하는 것이 이해가 간다. 이정도 제품과 기술력 그리고 노력이면 외국 나가서도 얼마든지 사업을 잘할 수 있다고 말한다. 또 수출과 애프터서비스 문제로 해외에 지사라도 개설하려고 하면 대출을 해주려는 금융권에서는 마치 해외 지사를 통해 대표자가 자금을 빼돌리려는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지 노골적으로 물어 본다고 한다.

지금 세월호 희생으로 국민 모두가 슬픔으로 눈물 짖는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안산지역과 그리고 이번사태가 일어난 단원고와 이런저런 인연이 있어 누구보다 더 이번 희생이 안타깝고 슬프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재난에 대비하여 사용할 수 있는 로봇 개발에 정부나 관련기관 모두 발 벗고 나서야 할 때다. 땅 위에서 일어나는 재난뿐만 아니라 바다 특히 조류가 심한 우리나라 서해바다의 특성을 충분히 감안한 재난로봇을 개발할 수 있도록 정치권이나 관계기관 모두 서둘러야 할 때다. 다시는 이 땅에 이번과 같은 인재는 없어야 한다. 그리고 일부 언론의 편향된 보도로 잘 나가는 중소로봇기업들이 피해를 입는 일도 더 이상 일어나지 말아야 한다. 어떤 이유이건 좌절과 원망속에 이 나라를 떠나려는 제2, 제3의 ‘빅토르 안’은 막아야 하지 않겠는가. 조규남 본지 발행인

조규남  ceo@irobo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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