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과학자들은 수중 생태계를 연구하는데 필요한 다양한 형태의 수중 로봇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강 또는 바다 속에 살고 있는 산호초, 어류, 해양 동물들의 생태를 연구하기 위해선 그들에게 비밀스럽게 접근해 해양 생물에 관한 다양한 데이터를 취득할 수 있는 수중 로봇의 개발이 요구된다. 하지만 강이나 바다속에 살고 있는 어류 등 해양 생물들은 로봇과 같은 낯선 물체가 자신들에게 다가오면 민감한 반응을 보이면서 도망가기 일쑤다. 해양 생물들이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 수중 로봇을 개발하는 것은 로봇 과학자들에게는 아주 도전적인 과제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MIT CSAIL(컴퓨터과학·인공지능연구소) 연구진은 지난 2018년 산호초속에서 실제 물고기처럼 움직이는 소프트 로봇인 ‘소피(SoFi)’를 개발했다.
소프트 로봇은 낯선 물체의 접근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해양 생물 연구를 위해선 꼭 필요한 존재로 인식되고 있다. 해양생물의 경계심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물속에서 활동하는 수중 로봇이 물속에서 발생하는 매우 복잡한 유체 역학을 이해하지 못하면 유연하고, 빠르게 물속에서 움직이기 힘들다. 물속은 평소엔 조용하다가도 갑자기 격랑이 밀려오면서 큰 혼란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MIT CSAIL은 최근 물속에서 벌어지는 매우 복잡한 유체 역학을 이해하면서 실제 수중에 있는 것처럼 시뮬레이션하고 로봇을 제작해 볼 수 있는 머신러닝 기반의 새로운 도구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 시뮬레이션 도구를 활용해 불가사리 모양의 수중 로봇을 만들어 테스트를 진행했다.
로봇 불가사리는 실리콘 폼(foam)으로 만들어졌으며 단일의 저전력 액추에이터를 이용해 움직인다. 로봇은 4개의 다리를 갖고 있으며 다리에 부착되어 있는 끈(tendon)을 통해 서버 모터에 연결되어 있다. 로봇 불가사리는 다리의 수축, 이완을 통해 이동하며 학습을 통해 점점 더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타오 두(Tao Du) 박사과정 연구원은 “이번에 개발된 시뮬레이터를 활용하면 며칠 걸리던 로봇 설계 및 제작 프로세스를 몇 시간 정도로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로봇 불가사리의 설계가 단순하고 움직임이 명쾌하기 때문에 선택했다"며 "앞으로 이 시뮬레이터를 이용해 바다거북, 가오리, 상어 등 보다 복잡한 구조를 갖고 있는 로봇 디자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CSAIL의 다니엘라 루스 교수는 “로봇 불가사리나 소피와 같은 생체 모방 로봇들은 수중 생물을 혼란스럽게 만들지 않고 그들에게 용이하게 접근할 수 있는 수단이 될 것”이라며 “미래에는 생물로부터 영감을 받은 로봇을 재빨리 설계하고 개발함으로서 수중 상황에 맞는 맞춤형 (로봇) 관측소를 만드는 게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