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덜러스’란 이름의 이 로봇 햄스터볼은 달 식민지 개척자들을 위한 물과 집을 찾아 달 지표면 아래 용암동굴을 탐사할 수 있다. (사진=JMU)

널리 알려진 대로 미국은 오는 2024년 달에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으로 다시 달을 찾게 된다. 달탐사가 마지막으로 이뤄졌던 지난 1972년 12월 마지막 달 방문이래 52년 만이다. 만약 이들, 또는 이후 달 방문객들이 달에 오랫동안 머물게 된다면 달 표면 아래 있는 동굴 자원들에 대해 고려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달의 동굴은 달 식민지를 개척할 우주 비행사들에게 방사능, 미소 운석, 그리고 극단적 달 표면 온도로부터 막아주는 천연 차폐물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도 찾게 될 수 있다.

유럽우주국(ESA) 과학자들이 이를 염두에 두고 독일 뷔르츠부르크 율리우스-막시밀리안 대학교(JMU)와 함께 달 동굴을 탐험할 로봇 햄스터볼(hamster ball) 형태의 로봇 시제품을 개발했고, 이를 달에 보내려 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의 주계약자인 JMU는 최근 독일 브레멘 소재 제이콥스대학교, 이탈리아 파도바대학교, 파도바의 INAF 천문대, 이탈리아 가상지리청(VIGEA)과 함께 이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라며 그 과정과 내용을 상세히 공개했다.

▲달에서 인류의 식민지 후보지를 찾게 될 지름 46cm짜리 대덜러스 시제품의 모습(맨위)과 얼개(중간), 그리고 라이다 탐사 화면.(사진=JMU)

과학자들은 ‘대덜러스(DAEDALUS)’란 이름의 이 로봇으로 지도화한 달 표면 아래 동굴을 탐사하려 한다. 이 로봇은 지름 46cm 크기에 스스로 공처럼 굴러가며 달 표면 아래 있는 화산 동굴에서 물과 지하동굴 내 거주 후보지를 조사하게 된다. ‘대덜러스(DAEDALUS)’란 이름은 ‘달 지하 구조물을 깊이 분석하는 하강과 탐험(Descent And exploration in Deep Autonomy of Lunar Underground Structures)’의 약자다. (대덜러스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건축가이자 기술자다. 미노스 왕의 미로(미궁)를 만들었고 아들 이카루스에게 하늘을 날 수 있는 밀납으로 인공 날개를 만들어 준다.)

‘대덜러스’는 공(햄스터 볼) 모양의 로봇으로서 용암동굴 입구에서 크레인의 긴 줄에 묶여 동굴 아래로 깊숙이 내려간 다음, 연결을 끊고는 스스로 굴러다니며 달의 지하 동굴을 탐사하고 달 지상의 크레인과 교신하게 된다. 크레인은 태양광 에너지를 사용하며, 바닥에 붙은 충전헤드를 사용해 시야 범위에서 충전 헤드로 에너지를 무선 전송해 로봇을 충전하는 것은 물론 와이파이로 데이터도 송수신한다.

▲유럽우주국(ESA) 과학자들이 스스로 공처럼 굴러가며 주변을 탐험할 로봇 햄스터볼(hamster ball)을 개발해 달에서 물과 거주지를 찾는 데 활용하려 한다. 사진은 시제품. (사진=JMU)

아직 시제품 단계인 이 로봇에는 몰입형 입체 카메라, 동굴 내부를 3D지도로 만들어줄 라이다 시스템, 온도 센서, 방사선 선량계, 그리고 장애물을 제거하고 바위 특성을 테스트할 확장형 팔까지 탑재할 수 있다.

▲대덜러스 탐사 개념도. 크레인으로 달의 용암 동굴에 내려지면 그림처럼 탐사하게 된다. (사진=ESA)

대덜러스 팀의 도릿 보르만은 “이 로봇은 주변을 360도로 완전히 관찰해야 하는 요구와 혹독한(주야 기온 차이를 보이는) 달 환경으로부터 내부를 보호해야 할 필요성에 맞춰 설계됐다”고 말했다.

로봇에 내장된 스테레오 비전 카메라와 라이다는 하강중 360도로 회전하면서 동굴 좌우의 장애물을 감지하며 내려간다. 바닥에 도달하면 자율적으로 돌아다니게 된다. 로봇 내부에 있는 배터리는 무게 중심을 이동시켜 로봇을 이동시키게 된다.

로봇은 굴러다닐 수 있지만 공 내부에서 밖으로 발을 뻗쳐 지면에 지탱하면서 멈춰서 주변 상황을 라이다로 파악할 수 있다. 메인 카메라 2대는 각각 360도x260도로 자신의 주변 상하 좌우를 볼 수 있다. 보조 카메라는 360도x80도로 스테레오 이미지를 처리할 수 있다.

▲대덜러스는 동굴로 내려지는 중에도 주변을 라이다와 카메라로 탐사하며(왼쪽), 동굴에 내려지면 스스로 탐사하게 된다. 공 내부에서 다리가 나오면서 정착할 수도 있다.(사진=JMU)

▲대덜러스는 공처럼 구르다가 멈춰야 할 때엔 발을 내민다.(사진=JMU)

▲대덜러스는 동굴을 탐사하다가 장애물을 만나면 무게 중심을 이동해 넘어갈 수도 있다.(사진=JMU)

대덜러스는 장애물을 만났을 때 이를 넘어갈 수도 있다. 스테레오 카메라 이미지의 정확성은 주변 5m 이내 거리에서 10cm다.

과학자들은 오랫동안 달과 화성의 용암동굴이 최초의 식민지 개척자들의 서식지로 사용될 수 있다고 믿어왔다.

이태리 파도바대학의 리카르도 포조본 박사는 “지상, 달, 화성의 사례들을 비교한 결과 중력이 용암동굴의 크기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구상에서 용암 동굴의 지름은 30.5m까지 될 수 있다. 우리는 화성의 저중력 환경에서 약 250m 너비의 용암 동굴에 대한 증거를 본다. 달에서 이 터널들은 지름이 약 1.6km나 그 이상이고, 길이가 수백 km에 이를 수도 있다”고 말한다.

포조본 박사는 “이들은 상당한 규모의 인간 거주자들을 수용할 만큼 충분히 클 수 있다. 우리는 역사적인 도시인 리가(라트비아의 수도. 총 면적은 304km²다)의 도시 중심부 대부분을 달 용암 동굴에 넣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 탐사 결과는 달에 대한 거주 가능성과 인간의 달 탐사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화성에 있는 외계 생명체를 찾는 데도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아래 동영상에서 이를 확인해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