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드 공장에서 계단을 오르고 있는 4족보행 로봇 '스팟(Spot)'(사진=보스턴다이나믹스)

미국 로봇업체 보스턴 다이나믹스(Boston dynamics)가 4족보행 로봇 ‘스팟(Spot)’을 미국에 이어 유럽과 캐나다에서도 판매한다고 밝혔다. 이번 판매는 북미와 유럽 지역에 있는 기업들로부터 스팟의 임대 요청이 쇄도함에 따라 이뤄졌다.

스팟은 지난해 9월 상용화된 이후 임대 형식으로 전 세계 기업들에게 제공돼 왔다. 지난 6월에는 7만 4500달러(약 9000만원)에 미국에서 판매되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유럽 기업들로부터 임대 요청이 쇄도하며 수요가 급증했다.

유럽 활용 사례를 살펴보면 △영국 건설설계 회사인 포스터 앤 파트너스(Foster + Partners)는 런던에 있는 배터시 발전소에 스팟을 투입해 실시간 건설현장 모니터링을 진행했고 △독일 종합 화학·제약 회사인 머크(Merck KGaA)는 열배기 처리 공장을 원격으로 감시, 검사하는 데 스팟을 활용했으며 △노르웨이 크배너 스토드(Kvaerner Stord)는 20만 평방미터 규모의 조선소를 조사해 10만개에 달하는 물건을 추적, 관리하는 테스트를 진행했다.

스팟은 무게 약 32.5kg, 최고 시속 6km, 최대 가반하중은 14kg이다. 바퀴 달린 로봇이 접근할 수 없는 계단이나 거친 지형 등을 이동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스팟은 별도로 판매되는 여러 부속품을 통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스팟 코어(Spot CORE)와 같은 외부 컴퓨터를 로봇에 장착해 에지 컴퓨팅을 실현할 수 있다. 이외에도 로봇의 인식과 검사 능력을 향상시켜주는 카메라, 제3자가 개발한 기기를 쉽게 설치하기 위한 추가 포트, 자율주행을 위한 라이다(LIDAR), 주변 사물을 조작하기 위한 로봇 팔 등을 탑재할 수 있다.

보스턴 다이나믹스는 현재까지 250여대의 스팟을 판매하거나 임대했다. 이들 로봇은 원격 조종을 통해 건설과정 문서화, 위험 환경 모니터링, 상황 인식 제공 등 여러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포드(Ford) 공장에서 시설을 계측하고 미국 브리검앤위민스병원(Brigham and Women's Hospital)에서 환자의 생체신호를 측정하기도 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미국 국제무기거래규정(ITAR)이나 수출통제(Export Control) 규제의 지배를 받는 국가에는 스팟 판매를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외에는 스팟을 리스(임대)해주는 조기 채택 프로그램(Early Adopter Program)을 통해 전 세계 시장에 이 로봇을 공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