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I의 매빅 에어 2와 주기판. 세계 상용 드론 시장의 70%를 차지하는 DJI의 가격 경쟁력의 비결은 상용 부품을 사용하는 것이다. (사진=DJI, 포말하우트 테크노 솔루션)

‘세계 최대 상용 무인기(드론) 공급사인 DJI 가격 경쟁력의 비결은 상용부품을 80%나 사용한 데 있었다. 부품 가격은 제품 판매가의 20%에 불과했다. 그 대부분은 미국산 부품이었다. DJI도 화웨이처럼 미중 무역전쟁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니케이아시안리뷰는 1일 DJI의 최신 드론들을 분해해 본 결과 경쟁사의 절반가격으로 세계 상용 드론 시장 70%를 장악 중인 이 회사 가격 경쟁력의 비결이 상용부품 활용에 있었다고 전했다. 이와함께 미중 무역전쟁의 후폭풍이 화웨이에 이어 DJI로 튈 가능성에도 주목했다.

DJI는 지난 2006년에 설립돼 급성장했다. 미국, 일본 및 중국 이외 3개국에 사무소를 두고 있으며 연간 매출은 180억 위안(26.1억 달러,약 3조 1325억원)으로 증가했다. DJI는 중국 내수 수요 증가에 힘 입어 확장되고 있긴 하지만, 미국 간의 무역마찰 고조로 미래 성장 전망은 알 수 없는 상황이 되고 있다.

드론은 이제 단순한 취미용 날리기에서 벗어나 항공 사진, 농작물 살포 및 기타 여러 응용 분야에 사용되고 있다. 특히 드론은 농업에 점점 더 많이 사용되고 있다. 중국 및 기타 국가에서는 DJI 드론을 사용해 총 27만 평방킬로미터(k㎡)에 걸쳐 작물을 심거나 농약을 뿌린다. 이는 일본 육지 면적의 70%에 해당한다. 드론은 주어진 기간 동안 인간보다 50~60배 더 많은 땅에 살충제를 뿌릴 수 있다.

◆최신 매빅 에어2 부품 가격 구성 비중은?

니케이는 도쿄에 본사를 둔 포말하우트 테크노 솔루션(Fomalhaut Techno Solutions)의 도움을 받아 DJI의 최신 저가형 모델인 750달러짜리(약 89만원) 매빅 에어2를 분해했다. 이 드론은 약 135달러 어치(약 16만 원)의 부품으로 만들어졌으며, 사용된 부품의 80%(가격기준)가 상용부품이었고 대부분이 미국업체 부품이었다고 전했다.

매빅 에어2 가운데 부품이 차지하는 비용은 소매 가격의 약 20%로 통상적인 스마트폰 부품 구성비용 30~35%보다 적다. 일본 드론 제조업체의 한 임원은 “우리가 DJI와 동일한 기능을 가진 제품을 만드는 데 드는 재료비만 'DJI'의 두 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DJI 드론에 기능을 부여하는 많은 부품은 스마트폰과 PC에서도 볼 수 있다. 이러한 부품은 매빅 에어2에 사용된 230개 부품의 약 80%를 차지한다. 카메라에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부품이 사용된다. GPS 수신기는 스마트 워치에 있는 부품으로 만들어졌다.

포말하우트 관계자는 “프로펠러를 제어하는 반도체가 유일한 DJI 독점 부품”이라고 말했다. 이어 “10달러가 넘는 비싼 부품은 배터리, 카메라 및 기타 몇 가지로 제한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매빅 에어2는 적당한 가격에도 정교한 기능을 과시한다. 초고화질(UHD) 4K 비디오를 촬영하고 자동으로 물체를 추적하고 장애물을 피할 수 있다.

▲ DJI의 매빅에어2는 이 회사의 최신 저가형 모델이다. 80%의 부품이 상용부품이었다. (사진=DJI)

일본에서는 조종사가 이 모델로 최대 6km 떨어진 곳에서 조종할 수 있으며 경쟁사보다 5배나 더 멀리 동영상을 전송할 수 있다. 무게가 570g에 불과한 경량으로 설계됐다. 매빅 에어2의 주기판은 약 10cm x 4cm이며 크고 작은 10개의 칩으로 구성돼 있다. DJI 드론에는 또한 각 후속 모델 별로 빈번히 고급 소프트웨어(SW)가 업그레이드된다. 일본 드론 개발자에 따르면 DJI는 지난 3년 동안 비행 제어 기술을 획기적으로 개선했으며 이제 훨씬 더 정교해졌다.

DJI는 드론 특허보유에서도 단연 앞선다. 도쿄에 본사를 둔 페이턴트리절트(Patent Result)에 따르면 DJI는 지난해 1월 현재 185개 일본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대형 특허보유 기업 가운데 하나다. 이는 2위 경쟁사에 비해 3배 이상이다.

◆미중 무역마찰 불똥 화웨이 이어 DJI로 튈 가능성도

DJI와 다른 중국 제조업체의 강점은 중국의 드론 산업이 도약하는 데 도움이 됐지만 미중 무역마찰은 이들의 전망을 흐리게 할 수 있다.

후미아키 야마자키 일본 국가안보정보보안연구소 수석 연구원은 “DJI가 화웨이처럼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 국토안보부가 DJI를 통한 정보유출 가능성을 보고했고, 미군이 DJI 드론 사용을 제한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가 중국 드론 조달 전면 금지를 보류하긴 했지만 일본 해상보안청 같은 일부 조직에서는 이미 사용을 중단했다.

▲ DJI의 매빅에어2 드론이 손바닥 크기의 PCB에 정교한 칩을 담고 있다. 사용된 부품 가격은 제품 소매가격 대비 20%에 불과했다. 통상 30~35%를 차지하는 스마트폰보다 낮다. (사진=포말하우트 테크노 솔루션)

드론은 교량 및 타워 검사, 건설 현장 측량, 건물 사진 촬영, 제조 공장의 안전 확인 등 다양한 산업 용도로 사용된다.

그러나 일본의 한 주요 제조업체 임원은 무역 마찰을 감안할 때 “중국 드론에만 의존하는 것이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DJI는 드론의 군사 활용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자사 제품이 고객에게 어떻게 사용되는지에 대한 의문이 있다고 말한다.

매빅 에어2의 분해 결과 많은 미국산 부품이 발견됐다. 예를 들어 배터리를 제어하는 IC 칩은 TI에서 만든 반면 무선 신호를 증폭하고 노이즈를 제거하는 IC 칩은 코보(Qorvo)에서 만든다. 대체부품이 없을 경우 DJI는 미국행정부의 새로운 반도체 금지 조치에 따라 제품 조립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미국시장조사기관 프론트앤 설리반은 전 세계 드론 시장은 지난 2018년 37억 달러(약 4조 3970억 원)에서 오는 2023년에는 1037억 달러(약 123조 4030억 원)로 성장하며, 중국 제조업체가 그 절반(가격기준)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 세계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강력한 내수 시장 수요가 DJI를 또다시 상승하게 만들지, 또는 미중 무역 전쟁의 또다른 희생자가 될지 지켜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