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짚신벌레 옆에 있는 마이크로 로봇(사진=코넬대학교)

미국 코넬대(Cornell University) 연구팀이 레이저로 움직이는 마이크로 로봇을 개발했다고 ‘뉴아틀라스’ 등 매체들이 보도했다. 이 로봇은 몸속에 있는 혈관을 돌아다닐 수 있을 만큼 작아 주로 의료용 로봇으로 사용될 전망이다.

마이크로 로봇은 두께 5미크론, 너비 40미크론, 길이 40~70미크론으로, 짚신벌레와 같은 단세포 생물과 비슷한 크기다. 몸체는 다리 역할을 하는 전기화학적 액추에이터와 동력을 전달하는 단순한 실리콘 광전회로로 이뤄져 있다.

다리는 수십 개의 원자만한 두께의 얇은 백금에 불활성 티타늄과 폴리머 패널을 더한 다층 구조로 만들었다. 다리를 움직이기 위해선 레이저를 몸체에 있는 광전기에 비추면 되는데, 이때 양전하가 백금으로 흐르게 된다. 그러면 주변에 있는 용액으로부터 나온 음이온이 폴리머 패널 사이에 노출된 백금에 달라붙어 다리가 구부러지게 된다. 레이저를 앞뒤 다리와 연결된 광전기에 번갈아 비추면 로봇은 앞다리와 뒷다리를 교대로 움직이며 앞으로 나아간다.

▲ 이 마이크로 로봇은 레이저를 통해 제어되고 움직일 수 있다.(사진=코넬대학교)

연구팀에 따르면 이 로봇은 크기에 비해 강하고 튼튼하며, 200밀리볼트(MV)의 전압과 10나노와트(㎻)의 전력으로 작동한다. 또 리소그라피(lithography) 또는 원자층 증착(Atomic Layer Deposition) 등 표준 마이크로칩 제조공정을 통해 비교적 쉽게 만들 수 있다. 4인치 실리콘 웨이퍼 하나에 백만 개의 로봇을 실을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번 연구를 이끈 '이타이 코헨(Itai Cohen)'은 “이 로봇은 별로 빠르지도 않고 계산 능력도 부족해 기능적인 면에서는 초기 단계에 있다. 하지만 표준 마이크로칩 제작과 호환된다는 점은 이 같은 초소형 로봇을 스마트하고 빠르게 대량 생산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준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인체와 유사한 전자장치를 사용하는 것을 목표로, 마이크로 로봇에 기존보다 정교한 전자장치와 기능을 추가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이 같은 목표를 달성하면 로봇은 특정 조직에 약물을 전달하고 동맥에서 콜레스테롤을 제거하며 상처를 치료하는 등 다양한 일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결과는 'Electronically Integrated, Mass-Manufactured, Microscopic Robots'이라는 제목의 논문으로 국제 학술지인 네이처(nature)에 게재됐다. 아래 영상을 통해 이번에 개발한 로봇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