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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7주년 기획]로봇R&D현장을 가다① 서울대 인간중심 소프트 로봇기술 연구센터(SRRC)소프트 기술 허브로 자리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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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6.20  00:3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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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신문은 창간 7주년을 맞아 로봇 R&D를 선도하는 연구기관을 찾아 연구 개발 현황과 미래 비전을 소개하는 기획물 '로봇 R&D 현장을 가다'를 선보입니다. 점차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미래 로봇 시장을 겨냥한 연구 기관의 R&D에 대한 뜨거운 의지는 한국로봇산업의 밝은 미래를 활짝 열어주는 길잡이이자 횃불과 같습니다. 첫번째 로봇신문이 찾아간 곳은 우리나라 소프트 로봇 분야를 선도하고 있는 '서울대 인간중심 소프트로봇기술연구센터(SRRC:Soft Robotics Research Center)'입니다.(편집자)

소프트 로봇은 딱딱한 재료적 성질과 경직된 동작을 특징으로 하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일반적인 로봇에 비해 상대적으로 짧은 역사를 갖고 있다. 하지만 ‘소프트 로봇‘이란 연구 분야가 로보틱스의 중요한 한 부분으로 뿌리를 내리기 훨씬 전부터 많은 로봇 과학자들은 인간이나 동물 등의 생체적인 구조와 운동 메커니즘을 로봇 연구에 응용하려는 시도를 부단히 해왔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소프트 로봇의 역사는 결코 짧다고 볼 수 없다.

최근 10년새 소프트 로봇에 대한 로봇과학자들의 관심은 폭발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소프트 로봇 분야의 연구논문 출판건수에서 확연하게 드러난다. 지난 2016년 282건에 그쳤던 소프트 로봇 연구논문건수가 2019년에는 783편으로, 무려 260% 증가하는 놀라운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SRRC 조규진 교수(왼쪽에서 두번째)가 연구원들과 소프트 로봇 개발에 관한 아이디어 회의를 하고 있다.(사진=SRRC)

서울대 조규진 교수(기계항공공학부)가 센터장을 맡고 있는 ’인간중심 소프트 로봇기술 연구센터(SRRC)‘는 우리나라에서 소프트 로봇을 연구하는 대표적인 연구조직이다. 소프트 로봇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인간 중심 제품 개발로 시장을 개척함으로서 세계속의 소프트 로봇 기술 허브로 뿌리내리겠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

’서울대 인간중심 소프트 로봇기술 연구센터(SRRC)‘는 지난 2016년 미래부가 추진한 선도연구센터 지원사업(ERC)에 선정되면서 국내 소프트 로봇 분야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정부가 2016년부터 2022년까지 7년간 약 125억 원의 예산을 지원해 소프트 로봇 R&D를 지원하고 있다.


▲2016년 SRRC 킥오프 행사(사진=SRRC)

정부가 막대한 자금을 소프트 로봇 분야에 지원키로 한 것은 소프트 로봇에 대한 연구가 전세계적으로 초기단계에 있는데다 시장 잠재력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뿐 아니라 미국, 유럽, 일본, 중국 등도 소프트 로봇에 대해 막대한 지원 정책을 펼치면서 국가간 주도권 경쟁이 물밑에서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각 국가별 지원 현황을 보면 미국은 지난 2012년부터 미 국방부 산하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 하버드대, MIT 등이 주축을 이뤄 ’워리어 웹(Warrior Web)’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군용 소프트 웨어러블 로봇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은 또한 전미과학재단(NSF)의 주도하에 EFRI(Emerging Frontiers in Research and Innovation) C3SORO(Continuum, Compliant, and Configurable Soft Robotics Engineering) 프로젝트를 지난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추진하고 있는데, 총 580억 원의 예산이 소프트 로봇 개발에 투자될 예정이다.

EU는 지난 2016년부터 2019년까지 70억 원 이상의 자금을 투입해 노약자 보행 보조용 소프트 웨어러블 로봇인 ‘엑소소프트(XoSoft)’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했으며, 독일 등을 중심으로 후속 연구를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본도 ‘사이언스 오브 소프트 로봇(Science of Softrobot)’이라는 이름으로 2018년부터 2023년까지 5년간 128억 원의 정부 예산을 소프트 로봇 원천기술 연구개발에 쏟아붓고 있다. 도쿄대 등 7개 대학과 기업체들이 참여하고 있다. 로봇 강국인 일본도 2018년부터 소프트 로봇 연구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기 시작한 것에 비춰보면 우리나라의 소프트 로봇에 대한 투자가 비교적 시의적절하게 이뤄진 것으로 평가된다. 로봇 전문가들은 소프트 로봇 기술에 관한한 아직 국가간 기술 격차가 심하지 않아 우리나라에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 각국의 소프트 로봇 R&D 지원 정책(자료=SRRC)

실제로 지난 2016년 ’인간중심 소프트 로봇기술 연구센터(SRRC)‘가 출범한 이후 국내 참가자들이 소프트 로봇 분야 국제경진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소프트 로봇 분야 전문 저널에 우리 로봇 과학자들의 기여도가 높아지면서 우리나라는 소프트 로봇 분야에서 리더십과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조규진 교수, 박용래 교수, 고승환 교수, 박종우 교수, 조동일 교수 등이 국제 소프트 로봇학계에서 비중 있는 역할을 하면서 국제적인 소프트 로봇 학술대회인 ’제2회 로보소프트(RoboSost 2019)’를 국내에 유치하는 성과도 거뒀다. 이같은 성장의 배경에 SRRC가 자리잡고 있다.

▲서울대팀이 지난 2016년 로보소프트 그랜드 챌린지에 참가해 우승을 차지했다(사진=SRRC)

SRRC는 일상 생활에 사용 가능한 소프트 웨어러블 로봇 ‘메타 슈트(meta-Suit)’를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같은 목표 아래 센터는 3개 그룹으로 나뉘어 원천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센터는 1그룹(머슬 연구단), 2그룹(스킨 연구단), 3그룹(브레인 연구단)으로 구분되며 각각 소프트 로봇 구조 및 구동, 소프트 센서, 인식 및 제어 알고리즘을 연구하고 있다.

▲SRRC 각 연구그룹별 연구 목표(자료=SRRC)

조규진 센터장은 "각 그룹이 따로 연구를 진행하지만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융합적인 연구를 진행하는 게 중요한 특징"이라며 "일종의 풀뿌리 연구를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SRRC는 엑소 글로브를 활용한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은 카메라와 딥러닝을 이용한 웨어러블 장갑 기술

SRRC는 그동안 딥러닝 기술의 웨어러블 장갑, 종이접기 기반의 가변 강성 메카니즘, 종이 자르기 기법을 활용한 인체 밀착 투명 인체신호 측정센서 개발 등 주목할만한 연구 성과를 내놓았다. SRRC가 이 같은 연구 성과를 내놓은 배경에는 다양한 학문적인 배경을 갖고 있는 연구자들의 융합 연구가 빛을 발했기 때문이다.

개발한 기술의 연구논문은 소프트 로보틱스, 사이언스 로보틱스 등 국제적인 학술지에 표지 논문으로 소개되고 논문 인용건수 상위 10%에 달하는 등 소프트 로봇 분야에서 주목할만한 연구 실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다. 이 같은 성과들이 결국은 지난해 제2회 로보소프트 국내 개최에 밑거름이 됐다. SRRC는 올해 1월 열린 CES 2020에도 참가해 글로벌 홍보에도 적극 나섰다. SRRC가 국제적으로 이름을 알리면서 스위스, 미국 등에서 로봇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고급 인재들이 SRRC에 박사후 연구원으로 들어와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 출품 모습(사진=SRRC)

◇SRRC의 주요 연구 성과들

▲카메라 센서와 딥러닝 기술을 활용한 웨어러블 장갑 기술 구현(조성호, 조규진)

SRRC는 어깨와 팔은 움직일 수 있지만 손가락을 움직여서 물체를 잡을 수 없는 장애인들을 위해 웨어러블 로봇인 ‘엑소 글로브’를 개발하고 있다. 연구진은 웨어러블 장갑을 착용한 사용자의 행동 패턴을 딥러닝으로 분석하여 의도를 예측하는 기술을 구현했다. 안경에 부착한 카메라를 이용해 사람 팔의 움직임과 물체를 사용자 관점에서 찍어 데이터화하여 기계학습을 사용하면, 사용자가 물체를 잡고자 하는 의도를 알아챌 수 있다. 사용자가 물체를 잡으려고 하는 순간에 맞추어 로봇을 작동시켜 물건을 잡을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다. 이러한 방법은 외상성 척추손상(spinal cord injury)으로 인해 손을 사용하지 못하는 장애인이 스스로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고 음식을 먹는 것을 가능하게해준다.

▲종이접기 원리를 이용한 셀프 락킹(Self-Locking) 가변 강성 메카니즘(조규진, 정광필, 대호테크)

SRRC는 종이접기(오리가미) 원리를 이용해 200배 이상의 강성 변화를 구현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유연 재료가 상황에 따라서는 큰 하중을 견딜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유연하면서도 높은 힘을 전달할 수 있기 때문에 메타-슈트에 적용할 경우 착용성과 전달율을 향상시킬수 있다. 이 기술은 전문 저널인 ‘사이언스 로보틱스’ 표지 논문으로 소개되고 10대 기계기술상을 수상했다.

▲종이접기 원리를 이용한 이중변형 및 대변형 구조(조규진, 변정환)

유연 재료의 인장 특성 한계 때문에 폴리머 기반의 구동기로 높은 변형률을 내기는 어렵다. 연구팀은 유연 재료의 인장 특성과 종이접기 구조 변형을 함께 사용해 1000% 이상의 확장성을 구현했다. 메타-슈트에 이 기술을 적용하면 신체에 밀착할 수 있는 작은 부피를 가지면서 필요한 상황에 부피 확장을 통해 힘을 전달할 수 있는 액추에이터 및 구조로 활용 가능하다. 이 논문은 ‘사이언스 로보틱스’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고 재활복지공학회 디자인 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뇌졸중 환자 보행 보조를 위한 경량의 공압구동 로봇 보조기 개발(박용래, 박지홍)

기존 보행 보조로봇들은 크고 무거워서 뇌졸중 환자가 일상생활에 사용하기에 적합하지 않다. 연구팀은 파우치 형태의 가벼운 공압 인공근육을 제작하고 자율주행 캐리어를 이용해 제어부 무게를 해결했다. 짐을 실은 자율주행 캐리어가 환자를 추종하면서 이동하기 때문에 환자는 무리없이 보행이 가능하다. 연구팀은 이와 함께 센서들을 활용해 실시간 보행 분석, 실시간 제어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일상 생활 보행에 어려움을 느끼는 뇌졸중 환자의 보행 보조용 메타-슈트로 활용될 수 있다. 이 로봇 기술은 ‘로보소프트 2019’ 경진대회에서 1등상을 수상했다.

▲종이 자르기 기법을 활용한 인체 밀착 투명 인체신호 측정센서 개발(고승환, 조규진)

인체 신호를 효과적으로 측정하기 위해선 피부에 밀착해 붙일 수 있는 전도체가 필요하다. 연구팀은 종이자르기(키리가미) 구조를 통해 투명하고 유연(인장도 400%, 투명도 80% 이상)하면서 피부에 밀착할 수 있는 센서를 개발했다. 기존의 EP센서보다 효과적으로 피부에 밀착해 인체신호를 정확히 측정할 수 있어 웨어러블 로봇의 입력 장비로 활용 가능하다.

▲인공공압구동기의 상태 추정을 위한 내장형 소프트센서 개발(박용래)

공압구동기 활용시 입력에 대한 거동의 비선형적인 특성으로 정교한 제어가 어렵다. 연구팀은 공압 구동기 내부에 인체 근육 모사 형태의 소프트 센서를 내장해 수축력과 수축율을 동시에 파악해 피드백 제어가 가능하도록 했다. 센서와 구동기의 결합을 통해 메타-슈트 착용자에게 보다 정교한 힘 전달 및 상태 파악이 가능해졌다. 이 논문은 소프트 로보틱스 표지 논문으로 소개됐다.

▲소프트 웨어러블 센싱 슈트를 착용한 사용자의 행동 패턴을 추정하는 알고리즘(조성호, 박용래)

연구팀은 센서 신호의 실시간 분석 및 센서 정보 융합을 통한 사용자 동작 추정을 목표로 삼아 시퀀스 엔코더-키네마틱 디코더 모델을 제안하고 센서 데이터 정보 융합 및 사용자 동작 분석을 실시했다. 메타-슈트의 관절 각도 센싱시 센서값-관절각도 관계 추정 및 보정으로 활용 가능하다.

▲소프트 센서 제작을 위한 액체 금속 프린팅 제작 방법(배준범)

소프트 센서 제작법은 제작자의 손 기술에 의존해 일관성 있게 대량 제작하는게 힘들다. 연구팀은 액체금속(eGaIn)을 얇게 코팅된 실리콘 위에 프린팅하고 프린팅 공정의 변수들을 제어하여 일관된 성능을 갖고 있는 센서를 다량 제작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제작된 소프트 센서 성능이 일정하고 쉽게 예측이 가능해 다양한 웨어러블 시스템에 적용이 가능하다.

◇올해부터 2단계 연구 개발사업에 들어간 SRRC

SRRC는 올해부터 2단계 연구 개발 사업에 들어갔다. 오는 2022년까지 기존에 확보한 메타-슈트의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최소한 한두가지는 상용화를 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조규진 센터장은 "1단계가 '테크놀로지 푸쉬(technology push)' 중심이었다면 2단계는 '시장 푸쉬(market push)' 방식으로 전환하는게 가장 두드러진 차이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SRRC의 2단계 로드맵(자료=SRRC)
▲ 메타-슈트에 활용 가능한 기술들(자료=SRRC)

SRRS는 2단계 사업을 위한 로드맵을 만들과 고도화 및 상용화에 한 걸음 바짝 다가서겠다는 목표다. 1단계에서 총 29개에 달하는 원천 기술을 개발했는데, 이 가운데 상용화 가능성이 높은 타깃시스템을 선정해 연구 개발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 SRRC는 메타-슈트 기술을 앞으로 의료건강, 아웃도어, 생산성,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적극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자료=SRRC)

SRRC는 헬스케어(Healthcare), 아웃도어(Outdoor), 생산성(Production),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 분야를 중심으로 메타-슈트 기술의 상용화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이 네 가지 '호프(H.O.P.E)' 분야에서 타깃시스템을 정해 제품 고도화에 나설 계획이다. 2단계 로드맵을 실행하기 위한 연구진 구성을 보면 조규진 교수가 1그룹(머슬)을 책임지고 서울대 고충환 교수가 2그룹(스킨)을 책임진다. 3그룹(브레인)은 카이스트 조성호 교수가 맡는다.

◇조규진 센터장(서울대 교수) 인터뷰

“SRRC의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센터 구성원으로 들어오고 있다. 특정 과제에 얽매이기보다는 자유도가 높은 과제를 수행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얘기하는 과정에서 창의적인 아이디어들이 나오고, 이 아이디어들이 밑바탕이 되어 학문적인 경계를 뛰어넘는 융합 연구들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SRRC 센터장을 맡고 있는 조규진 교수는 센터의 장점을 이렇게 소개하면서 특정 과제를 기획하기보다는 공통 관심사를 갖고 있는 여러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하면서 융합적인 사고와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SRRC는 지난해 1단계 연구 활동을 마치고 올해부터 2022년까지 2단계 연구 활동에 들어갔다. 조 센터장은 2단계 연구 계획과 관련해 타깃 애플리케이션을 정해 고도화와 상용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단계는 기술 개발 중심이었는데, 2단계는 실제 시장에서 필요로 하는 것을 찾아 한 두가지라도 상용화했으면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했다. 그동안 진행된 풀뿌리 융합 연구를 기반으로 확보된 원천 기술을 고도화 및 상용화하고 기업에 기술을 넘기는 것까지 구상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조 센터장은 소프트 로봇 상용화가 아직은 갈 길이 멀지 않냐는 질문에 “그런 측면에서 보면 2000년초반부터 연구를 시작한 휴머노이드 로봇 역시 상용화가 된 것이 별로 없다”면서 “소프트 로봇은 이제 막 연구가 시작됐다. 하지만 소프트 로봇 분야에서 간단한 기술 또는 스핀오프 기술이 먼저 상용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재활 로봇 등 분야에서 소프트 로봇 기술을 상용화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한발 더 나아가 조 센터장은 SRRC뿐 아니라 여러 기관 및 대학에서 소프트 로봇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이 증가 추세에 있고 굉장히 분야가 넓다며 좀더 큰 그림을 그릴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조 센터장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 유럽, 일본, 중국 등 전세계적으로 소프트 로봇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며 “소프트 로봇의 시장 잠재력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도 올해 산업통상자원부가 소프트 그리퍼와 소프트 엑추에이터에 관한 지원 과제를 발표하고 소프트 로봇 연구자가 계속 증가하고 있어 잠재력은 점점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SRRC가 주최한 워크숍(사진=SRRC)
▲SRRC가 주최한 워크숍(사진=SRRC)

조 센터장은 센터가 국내에 소프트 로봇 전문가를 배출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 우리 로봇학계가 재활 로봇 관련 ERC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국내에 재활로봇 전문 인력을 확보한 것 처럼 SRRC를 통해 앞으로 우리나라 소프트 로봇 분야를 이끌 전문가를 양성하는데도 애쓰겠다"고 말했다. 현재 SRRC는 이의 일환으로 학부생, 대학원생 등이 참여하는 워킹 그룹이나 세미나, 워크숍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학생들이 소프트 로봇에 대한 지식과 흥미를 갖게 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했다.

조 센터장은 “2022년 ERC 과제가 종료되더라도 SRRC의 브랜드 가치가 높은 점을 감안해 정부의 평가를 받아 ERC 3단계로 진입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며 ”궁극적으로는 센터의 자립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소프트 로봇 기술 허브로 뿌리를 내리겠다“고 말했다.

◇SRRC를 이끄는 로봇과학자들

▲SRRC를 이끄는 로봇 과학자들(사진=SRRC)

SRRC는 작업 치료, 재활의료 분야 전문가인 정봉근 연구부교수와 연수연구원(포스트닥) 등이 소프트 로봇 분야에서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주로 어떤 연구를 하고 있는지 살펴봤다.

▲정봉근 연구부교수

정봉근 연구부교수는 지난 2018년 10월 SRRC 소속 연구교수로 참여했으며 현재는 SRRC 운영을 총괄하는 운영부장을 맡고 있다. SRRC 연구 결과물 중 상용화 및 실용화가 가능한 기술을 실제 제품으로 도출하고, 이 과정에서 필요한 사용자 대상 임상 시험 및 리빙랩 프로세스를 지원하고 있다.

소프트 로봇 기술이 실제 사람에게 적용되기 위해선 다양한 인간의 신체적, 정서적, 환경적 요소들에 부합하는 기술과 인간의 상호연계성이 중요하다. 정 교수는 ”작업치료와 재활공학이 이러한 인간과 로봇기술간의 상호연계를 보다 원활하게 해줄 수 있다”고 말한다. 정 교수는 엑소 글로브 폴리(Exo Glove Poly)의 임상적 지표 개발, 소아 및 성인 대상 상지재활로봇 개발, 운동기능 향상을 위한 하이브리드 의복 개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정 교수는 “소프트 로봇 연구는 4차 산업분야 중 로봇, 생체모사 분야와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 특히 인간에게 적용 가능한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며 “기존의 기술, 기계가 인간에게 적용하는 과정에서 작동 방식이나 재질 등이 친숙하지 않은 부분이 있었지만 앞으로 소프트 로봇 연구가 인간의 삶 자체를 변화시키고 편리함을 줄 수 있는 원천기술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인간의 움직임을 모방하는 기술은 장애인 및 노약자 등 신체 기능이 저하된 사람들을 대상으로 움직임을 보조하거나 대신할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로 변모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피루제 아미르

SRRC에는 해외에서 온 로봇과학자들도 몇 명있다. 대표적인 인물이 이란 출신의 연수연구원인 피루제 아미르(Firouzeh Amir)다. 그는 스위스 EPFL 출신으로 한국계인 제이미백(Jamie Paik) 교수의 지도아래 박사과정을 마치고 한국에 왔다. 박사학위 취득 후 스마트 복합 마이크로구조체와 전기 클러치 기술을 기반으로 유연한 가변강성 구조체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 싶었는데,SRRC가 자신의 관심 영역을 연구할 수 있는 충분한 인프라와 역량을 갖췄다는 사실을 알고 한국행을 결심했다.

그는 소프트 로봇의 강성을 변화시킴으로서 소프트 로봇이 다양한 형상과 힘을 필요로 하는 작업들에 적용할 수 있다며 강성 변화가 가능한 소프트 로봇을 개발해 비행 로봇에 적용하겠다는 학문적인 포부를 갖고 있다. 비행 로봇이 비행 도중 물체를 잡거나 가지나 횃대 등에 매달릴 수 있는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또 새의 뒷다리에서 영감을 받아 비행 로봇에 적용돼 주변 환경과 효과적으로 상호작용할 수 있는 ‘가변강성 유연발’을 개발하고 있다.

그는 “소프트 로봇은 복잡한 알고리즘이나 수많은 주변 환경 센서 데이터, 그리고 복잡한 구동 방식 없이도 주변 환경 및 물체들에 쉽게 적응할 수 있다”며 “이 같은 방식을 채택하면 로봇 구조에 내재되어 있는 물리적 지능을 활용할 수 있고, 복잡한 상호작용 작업들을 수행할 수 있는 로봇 개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소프트 로봇적인 접근 방식이 미래 로봇 산업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것이란 생각을 갖고 있다.

▲변정환 연수연구원

변정환 연수연구원은 사람의 피부처럼 잘 늘어나는 소프트 전자 소자 및 회로 개발에 관한 연구로 서울대학교 전기컴퓨터공학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웨어러블 센서 기반의 건강 진단 및 치료 분야에서 소프트 전자(Soft Electronics) 기술이 최근 각광받음에 따라 이 분야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스탠포드대에서 학위를 받은 최인락 연수연구원은 착용자를 보조 및 보호하는 웨어러블 로봇 시스템을 연구하고 있다. 사람과 직접적인 접촉을 하는 로봇 시스템에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이런 로봇 시스템들이 사람의 작업 능력 및 삶의 질 향상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는 믿음에서다.

박사과정 시절에는 미디어 속의 가상 물체나 원격지에 있는 물체를 직관적으로 조종할 수 있는 촉감 및 역감을 주는 모바일 햅틱 인터페이스에 관한 연구를 주로 했다. 그는 새로운 재료의 개발이 응용 공학분야 발전에 큰 영향을 준다며 소프트 재료가 로봇 시스템에 적용되고, 그로 인해 파생되는 새로운 설계, 제어, 시뮬레이션 기술들이 로보틱스의 발전과 실용성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최인락 연수연구원

이들 외에도 박사과정을 마치고 연수 연구원으로 최수민, 강병현, 김민수 등 연구자들이 센터에서 연구 활동을 하고 있다. 주요 연구 분야는 다음과 같다.

▲최수민 연수연구원(공압 기반 소프트 구동기의 설계 및 제어용 1차원 쾌속 해석 모델 개발-소프트 구동기의 팽창 변형을 빠르고 정확히 예측하는 1차원 대변형 해석 모델 최초 구축)

▲강병현 연수연구원(장애인의 잃어버린 손의 기능을 보조해 일상 생활을 도와줄 수 있는 유연한 착용형 손 로봇 개발. 안경에 장착한 카메라와 인공지능을 이용해 장애인의 자연스러운 움직임에서 사용자의 의도를 인식하는 의도측정 방법론 개발)

▲김민수 연수연구원(마이크로 구동기 기반 인공 근육 섬유 개발-형상기억합금의 마이크로 구조를 이용해 실제 근육보다 강하고 빠른 인공근육 구동기 개발, 전원이나 전자회로 없이 빛으로 구동되고 형상기억합금으로만 만들어진 마이크로 로봇 최초 개발)

장길수  ksjang@irobo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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