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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DAILY]4차산업혁명 시대와 “제임스 와트”의 부활정성창 지식재산과 혁신생태계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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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2.26  09:3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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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성창 지식재산과 혁신생태계 연구소장

2019년 한 해 영국을 뜨겁게 달군 인물은 제임스 와트였다. BBC는 제임스 와트의 일생을 다시 조명했다. 런던 과학박물관은 와트의 소장품과 기념관을 새롭게 단장했다. 와트에게 실험실을 제공한 글래스고 대학은 ‘제임스 와트 공대’로 간판을 아예 바꾸어 달았다.

갑자기 왜 제임스 와트인가. 지난 2019년은 와트 사후 200년, 증기기관 특허 발행 250년이 되는 해였다. 4차 산업혁명의 초입에 영국이 와트의 후손 찾기에 나선 것이다.

와트는 영국인에게 위대한 발명가 그 이상이다. 와트 이전 영국의 영웅은 정치인이나 장군이었다. 와트는 이들 정치인이나 장군이 아닌 사람으로는 최초로 영웅 대접을 받는 엔지니어이자 발명가, 기업가이다.

글라스고 대학에서 첫 일자리를 얻다.

2019년 와트를 조명하는 영국 미디어의 시각은 타고난 영웅이라는 시각과는 좀 다르다. 와트가 누구를 만나서 왜 어떤 도움을 받았는지 혁신의 비밀을 살핀다. 시계를 거꾸로 돌려보면 그도 생계를 위해 일자리를 찾아다니는 평범한 청년으로 시작했다.

▲ 제임스 와트(James Watt)

제임스 와트는 1736년 글래스고 지역의 그리녹이라는 마을에서 태어났다. 부친의 사업은 번창하지 못했고 17살이 되던 해 그의 모친은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어린 와트는 스스로 생계를 꾸리고 운명을 개척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1755년 그는 수학 도구제작 일자리를 찾아서 런던으로 떠났다. 런던의 도구제작업자들은 그가 도제 수업을 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일자리를 허락하지 않았다. 게다가 런던의 정치 상황은 매우 불안했고 프랑스를 대상으로 선전포고를 하면서 전운이 감돌고 있었다.

와트에게 일자리를 내준 것은 글래스고 대학이었다. 글래스고 대학은 그에게 수학 도구를 제작하고 판매하는 것을 허락해 주었다. 중세의 대학이 외부인에게 이런 대우를 해 준 것은 파격적인 조치였다. 와트는 이곳 글래스고 대학에서 6년 동안 악기, 장난감 등을 제작하는 일을 했다. 와트는 성실했고 또한 손재주가 좋아 금방 대학 내에서 소문이 났다.

증기기관 발명에 뛰어들다

1763년 무렵 글래스고 대학은 실험용으로 사용하던 뉴커먼 증기기관의 수리를 와트에게 의뢰했다. 뉴커먼 증기기관은 광산에서 침수된 갱도의 물을 퍼내기 위한 기관으로 와트가 태어나기 이전의 증기기관이었다.

와트는 이 엔진이 놀라울 정도로 열효율이 낮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와트는 이 엔진 개량에 착수해 초기 4년 동안에 1200파운드의 연구비를 자비로 충당했다. 빚도 늘어나기 시작했다. 당시 영국의 1인당 GDP가 20~30파운드 정도임을 고려하면 상당한 금액임을 짐작할 수 있다.

연구비가 부족한 와트는 연구를 중단해야만 했다. 와트의 증기기관 연구에 다시 불을 지핀 것은 스코틀랜드의 사업가 로벅이었다. 로벅은 와트의 부채를 떠맡고 증기기관에 필요한 연구자금을 지원했다. 대신에 특허를 통해 수익이 발생하면 2/3는 자신이 가지기로 했다. 로벅은 증기기관의 비밀이 외부에 누설되는 것을 우려해 그의 자택 근처에 작업장을 마련해 주었다.

와트는 개량된 증기기관의 모형을 완성하고 1769년 증기기관 특허를 확보했다. 이어 첫 번째 증기기관을 탄광에 설치했다. 그러나 불행히도 실패했다. 게다가 로벅은 자금난이 가중되어 파산해 버렸다. 불행은 이어졌다. 와트의 성공을 애타게 기다리던 아내마저 세상을 달리하고 말았다. 와트는 절망했고 삶의 길을 잃었다. 그는 증기기관 발명을 후회했다.

기업가, 볼턴과의 운명적인 만남

희망을 잃은 와트에게 손을 내민 것은 매튜 볼턴이었다. 볼턴은 버밍햄에서 유럽 최대의 공장을 운영하면서 신기술 도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었다. 그는 과학을 사랑한 계몽운동의 선구자였으며 벤처기업가였다.

▲ 매슈 볼턴(Matthew Boulton)

볼턴은 로벅이 진 빚을 탕감해 주고 와트의 발명으로부터 수익이 나면 천 파운드의 프리미엄을 주기로 했다. 대신에 와트의 특허 지분을 인수했다. 볼턴은 경영 수완이 좋았고 와트는 기계제작에 능하여 두 사람은 환상의 파트너였다.

이 환상적인 팀은 1774년 ‘볼턴 앤 와트’를 설립하고 증기기관 특허 기간 연장을 신청했다. 와트의 증기기관 특허는 보호 기간 14년 중에서 이미 6년이 지나 버린 상태였다. 증기기관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더 시간이 필요했다. 만약 이대로 가면 새로운 증기기관을 완성하더라도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할 상황이었다.

1775년 와트와 볼턴은 의회에 증기기관 특허연장을 신청했다. 의회는 특허권 연장을 허락해 주었다. 두 사람은 뛰어난 증기엔진 개발에 매진했다.

와트의 증기기관은 1776년 마침내 성공적으로 작동하기 시작했다. 1763년 와트가 뉴커먼 증기기관을 처음 접하고 13년이 지난 시점이었다. 이후 와트의 증기기관은 섬유와 철도 산업 등에 이용되면서 영국의 산업혁명이 일어났다. 와트와 볼턴도 증기기관 사업이 번창하면서 풍요로운 여생을 보냈다.

다시 부활하는… 제임스 와트(James Watt)

와트의 1769년 특허는 인류 역사상 가장 강력한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있는 과학 문헌이다. 당시에는 변리사라는 전문 직업인이 없었다.

▲ 제임스 와트 증기기관 특허 명세서와 도식

와트는 특허 명세서 작성을 위해 스몰(Dr. William Small, 1734–75)의 도움을 받았다. 스몰은 의사이자 자연철학 교수였다. 또한, 그는 미국 독립 선언서의 기초자이자 특허법 도입의 선구자인 ‘토머스 제퍼슨’ (Thomas Jefferson, 1743~1826)의 멘토이기도 했다.

스몰은 와트에게 특허 명세서를 작성할 때 기본 원리를 작성하라고 조언했다. 오늘날의 시각으로 보면 넓은 청구항을 작성하라는 의미이다.

의회에서 특허 기간을 연장한 것도 빼놓을 수 없는 대목이다. 와트의 특허 보호 기간 연장을 위해 스코틀랜드와 버밍햄의 유력 정치인들도 거들었다. 지역경제를 위해서 필요한 일이었다.

초기 비즈니스도 눈여겨봐야 할 부분이다. 불턴과 와트는 증기기관을 직접 제작하지 않고 라이선스 비즈니스 전략을 펼쳤다. 볼턴은 큰 공장을 운영하고 있었지만, 금은 세공품 등을 제작하고 있었기 때문에 증기기관과 같은 대형 기계를 제작할 수는 없었다.

영국의 산업혁명은 증기기관이 인공지능으로 바뀐 것을 제외하면 오늘날의 4차 산업혁명과 닮았다. 200년 전 와트가 우리에게 한 수를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영국이 와트를 부활시킨 것도 이 때문이다.

정성창  ipnomic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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