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칭화대 연구진이 제작한 로봇 공룡

현생 조류(새)의 조상이 공룡이라는 게 고생물학계의 정론이다. 그렇다면 공룡은 최초에 어떻게 하늘을 나는 방법을 깨우쳤울까?

과학 전문 사이트인 ‘유레카얼러트(Eurekalert)’에 따르면 중국 칭화대 ‘징샨 자오(Jing-Shan Zhao)’ 연구팀은 로봇 공룡을 제작해 공룡이 어떻게 처음으로 날개짓을 하게 되었는지를 규명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성과를 과학 전문 저널인 ‘플로스 컴퓨테이셔널 바이올로지(PLOS Computational Biology)’에 게재했다.

고생물학자들은 중생대 쥐라기 시대를 살았던 날개 달린 공룡인 ‘시조새’의 화석이 1860년대 독일에서 발견된 이후 오랫동안 혼란을 겪었다. 시조새의 화석을 보면 시조새는 파충류와 같은 골격을 갖고 있지만, 새처럼 깃털이 발달된 날개를 갖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공룡이 날개를 어떻게 활용했는지 많은 과학자들이 해명하고자했다. 고생물학자들은 여러 연구를 통해 공룡이 현생 조류의 선조라는 데 대체적으로 일치된 견해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고생물학자들은 아직도 공룡이 처음에 날개짓을 하는 방식으로 비상했는지 아니면 미끄러지듯 활공했는지에 관해 완벽한 지식을 얻지 못하고 있다.

칭화대 과학자들은 ‘카우딥테릭스(Caudipteryx)’라는 작은 공룡에 주목했다. 이 공룡은 새처럼 깃털을 갖고 있었지만 실제로 날지는 못했다고 한다. 몸무게는 5kg이고 달리는 속도는 초당 8m 정도인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진은 수학적인 모델을 통해 카우딥테릭스가 초당 2.5~5.8미터의 속도로 빨리 달리면 자연스럽게 날개를 접었다 펴는 동작을 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 수학적인 모델을 바탕으로 연구팀은 카우딥테릭스를 닮은 로봇을 제작했다. 이 로봇은 깃털로 이뤄진 날개를 갖고 있다. 이 날개는 현생 조류가 갖고 있는 날개의 원형이라고 할 수 있다.

이어 연구팀은 로봇 공룡을 빠른 속도로 달리게 했다. 속도가 빨라지면서 실제로 날개를 펄럭이는 동작이 나타났다. 연구팀은 공룡이 빨리 달리는 과정에서 날개를 펄럭이는 동작이 나왔고 이후의 진화 과정을 통해 오늘날의 새처럼 하늘을 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날지 못하는 조류인 타조에 인공 날개를 장착하고 달리기 시험을 한 결과 비슷한 효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 타조에 부착한 인공날개

징샨 자오는 언론 발표문에서 “처음에는 날개를 펄럭이는 동작이 공룡을 날게 만들지는 못했지만 달리는 과정에서 날개짓을 하는 동작을 수동적이지만 자연스럽게 했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또 활강 동작 보다 날개짓 하는 동작이 먼저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체코의 고생물학자인 데니스 보튼은 ‘기조모도’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칭화대 연구팀이 공룡의 내부 골격 메커니즘을 반영한 로봇 공룡을 만들지 않고 단지 내부에 스프링을 넣는 방식으로 로봇 동작을 구현했다는 한계가 있다”며 그럼에도 매우 주목할만한 날개 동작을 구현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카우딥테릭스 이전에 이미 하늘을 난 공룡이 있었다는 점도 이번 연구의 한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