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야구 시즌이 본격 시작되면서 매 경기마다 시작 전 바빠지는 사람들이 있다. 그 중 하나는 경기 전 파울 라인, 타자 박스, 그리고 기타 지역의 선을 그리는 일이다. 평범하지만 반드시 필요한 이 작업은 보통 한 명 이상의 작업자에 의해 처리된다.

그런데 앞으로 로봇이 경기 전 라인 그리는 이 준비 작업을 모두 수행할 수 있을까. 프로 리그에서는 아직 시도하기 이를지 모르지만 프로 리그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자금 문제로 묶여 있는 일부 시립 공원과 레크리에이션 부서들은 야구, 축구, 미식축구, 라크로스 분야에서 로봇이 초크 및 페인팅 작업을 할 수 있는지, 인간보다 더 정확한 라인 표시를 제공하는지 조사하고 있다.

덴마크의 인텔리전트 마킹(Intelligent Marking)의 미국 자회사인 터프탱크(Turf Tank) 로봇을 쓰기 시작한 디카터(Decatur), 앨라배마(Arabama) 공원 및 레크리에이션 부서의 경우도 그랬다.

운영자 필요성 없애

터프탱크는 안데르스 울릭 소렌센(Anders Ulrik Sørensen)과 안드레아스 예센(Andreas Ydesen)이 2014년 고등학교 프로젝트로 공동 설립한 회사다. 이 회사 로봇은 현재 전세계 스포츠 시설의 초크 작업과 페인팅을 자동화하고 있으며 전세계적으로 10억 달러(1조 1370억원) 이상의 시장 잠재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특허 받은 인텔리전트 원(Intelligent One) 로봇은 모바일 앱을 통해 관리되는 천연 잔디나 인조잔디에서 모든 종류의 스포츠 분야에 선을 표시할 수 있다. 정밀도와 지속가능성을 높여주고 운영자의 필요성을 없앤다. 이미 유럽, 미국, 호주, 일본의 비영리 스포츠 단체, 지자체, 학군, 사립학교, 상업 계약업체 및 프로 팀에게 판매되거나 임대된다.

소렌센은 "우리 고객들은 지속적으로 선을 그려야 할 250개 경기장을 갖고 있는데, 일단 인텔리전트 원으로 선 표시를 자동화하면 그 이전으로는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고 말했다. 원하는 스포츠 유형과 필드 레이아웃을 선택하고, 버튼을 누르면 로봇이 필드마다 운전해서 선이 정확하게 확인한다. 일부 고객은 연간 70%에 가까운 비용 절감 효과를 얻기도 했다.

비용 및 재료 절감

스포츠 현장 매니저인 대린 알렌(Darrin Allen)은 “디카터의 공원과 레크리에이션 부서에 큰 비용절감 효과는 아니라 해도 그 액수는 결코 적지 않다”고 말한다.

앨런은 라크로스와 얼티밋(날아다니는 디스크 게임)을 위해 일부 필드를 사용하는 것뿐 아니라 축구장 52개, 소프트볼/베이스볼 28개, 축구장 7개의 감독을 언급하며 “매주 이렇게 많은 스포츠 필드를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내 상사가 몇 년 전 온라인 사이트에서 로봇을 보고 회사 측과 접촉해 시연을 보게 됐다”며 “사용하기 시작한 이후로 큰 도움이 되었다”고 전했다.

앨런에 따르면 이 로봇은 보통 필드를 칠하는 데 필요한 작업 시간의 75%를 절약하고 6명의 직원을 자유롭게 해줌으로써 다른 업무를 하게 한다. 특히 필요한 재료의 50% 가량을 줄여주었다고 한다. 사용하기도 간단하다. 태블릿을 사용해 필드 라인 계획을 만들고 로봇이 GPS 위성에 연결되면 사용자는 어떤 필드에도 표시를 계획할 수 있다.

정확도 향상

터프탱크의 CEO 제이슨 올드리지(Jason Aldridge)는 “GPS 포지셔닝은 표시들이 정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고객에게 실행 가능한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설명한다.

특히 가령 필드가 고르지 않아 라이닝 작업에 오류가 예상된다면 로봇은 GPS 위치를 이용해 자체 수정한다. 또한 운영자는 로봇 속도를 필드 조건과 일치하도록 조정할 수 있다(매끄러운 필드는 더 빠르게, 거친 필드의 경우 더 느리게).

로봇의 권장 소매가는 4만 9999달러(5685만원). 고객과의 이전 경험을 토대로 투자대비 효과는 12~18개월이면 나온다는 것이 이 회사 주장이다. 기업, 단체, 지역 당국의 경우 이 로봇 시스템을 월 899달러(102만원) 이하로 임대하는 것을 선택할 수 있다.

많은 시립 공원 부서의 여력에서 벗어난 것처럼 보이지만 앨런은 로봇이 1년 안에 투자 효과를 얻게 된다고 말했다. 올드리지 부사장은 고객들이 연간 평균 2000달러(227만원) 정도의 비용 절감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 일부 지자체는 비용을 분담하기 위해 파트너가 되는 동시에 회사는 비용이나 예산 문제 해결을 위해 ‘서비스로서의 로봇(RaaS)’ 형태로 제공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