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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최고 뉴스는 '靜 中 動'서현진 본지 편집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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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12.22  16:5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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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 송구영신의 시간이 돌아왔다. 이 맘 때에 지난 한 해를 돌아보는 것은 인지상정의 일이다. 올해 국내외 로봇계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

올해 로봇계는 당장 세상을 변화시킨, 두드러진 뉴스는 일어나지 않았다. 그나마 일어난 뉴스도 대부분은 로봇계 외부에서 일어나 내부로 전해진 소식들이었다. 이게 무슨 의미일까. 사건 하나 하나를 되짚어 보면서 '올해의 뉴스'로 기록될 만한 것들을 국내외 5개씩을 뽑아 보았다. 먼저 해외 뉴스 톱5다. 순서는 다섯 번째부터이다.

해외뉴스 가운데 다섯 번째는 중국의 산업용 로봇시장 빅뱅이다. 인건비 상승으로 골머리를 앓아온 중국 제조업계가 현장 인력을 로봇으로 대체하겠다는 계획을 잇따라 발표하면서 로봇업계가 흥분했다. 제조업이 몰려있는 저장성 정부가 5년간 87조원을 로봇설비 도입에 투자하겠다고 한게 대표적인 사례이다. 아이폰 생산을 중국에 의존해 온 애플에서도 장차 105억 달러를 로봇설비 도입에 쓰겠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런 가운데 산업용 로봇시장을 이끌어온 일본과 유럽기업들이 중국 현지 로봇생산 라인을 확장하고 나선 것은 주목할만한 뉴스였다.

네 번째 뉴스는 자동차업계의 자율주행자동차(로봇카) 개발 열기이다. 자율주행자동차 개발은 지난 2007년 미국방부 방위종합연구계획국(DARPA)이 주관한 ‘DARPA 어반 챌린지’이후 구글이 DARPA팀을 인수하여 구글카를 발표한 것이 시발점이었다. 그러나 주요 자동차 회사들의 자율주행자동차 개발 윤곽이 드러난 것은 올해 부터이다. 오는 2020년을 상용화 시기로 못박은 닛산자동차는 뉴스의 정점을 찍었다. 현재까지 세계 10대 자동차그룹가운데 자율주행자동차 개발을 추진하지 않은 곳은 9위 현대자동차와 10위 상하이자동차 뿐이다.

세 번째 뉴스로는 3D프린터 열풍을 뽑는다. 3D프린터 열풍의 진원지는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연초 국정연설이다, 이 연설에서 오바마는 21세기 제3의 혁명을 몰아 올 수단으로 3D프린터를 지목했다. 각종 산업용 제품들이 3D프린터로 '인쇄'돼 나오는 가운데 초정밀도가 요구되는 의수와 총기류까지 그 대상에 포함돼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연구용 로봇이 3D프린터로 제작되는 일도 벌어졌다. 미국 일본 중국에서는 3D프린팅 산업에 대한 정부차원의 청사진들이 쏟아졌다. 이런 열풍 속에서 미국의 스트라타시스와 3D시스템즈 등이 산업계의 대표주자로 부상했다.

두 번째 뉴스는 세계 최대의 인터넷 쇼핑몰 아마존닷컴의 '프라임 에어' 서비스 발표이다. 오는 2015년부터 제공될 프라임 에어 서비스는 무인항공 로봇 드론과 물류로봇 '키바'를 이용해 고객이 주문한 상품을 30분 내에 배달하겠다는 게 골자이다. 이같은 계획은 당장 세계 물류 업계에 파문을 불러 DHL과 UPS같은 회사들이 프라임 에어와 유사한 서비스를 도입하겠다는 발표로 이어졌다. 아마존의 계획은 또한 그 동안 군사용으로만 치부되던 드론이 앞으로는 상업용으로의 보급이 확대될 수 있음을 암시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올해 최고의 해외 뉴스는 구글의 잇따른 로봇기업 인수를 뽑는다. 구글은 지난 6월부터 오토퍼스, 봇앤돌리, 홀옴니, 인더스트리얼 퍼셉션, 메카로보틱스, 레드우드로보틱스, 섀프트, 보스턴다이내믹스 등 8개의 로봇 기업을 인수하며 로봇계와 IT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수퍼 컴퍼니’ 구글의 이 같은 움직임은 라이벌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닷컴, 소프트뱅크의 로봇산업 진출을 이끌어내는 등 IT업계를 요동치게 했다. 이런 움직임은 내년부터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정체를 거듭하던 로봇계에도 새로운 활력소가 돼줄 것임은 물론이다.

국내 뉴스 가운데 다섯 번째로는 무인 달탐사 계획 시동이다. 지난 11월 정부가 발표한 이 계획은 중장기 우주개발 방향과 우주기술 산업화 전략 등을 포괄적으로 상징하고 있다. 여기에는 한국형 발사체와 달착륙선, 탐사 로버 등의 국산화와 함께 이를 통한 선진국 수준의 우주항공산업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복안이 전제돼 있다. 이런 계획은 올해 세계에서 3번째로 달착륙선(창어3호)과 달 탐사로버(옥토끼)를 안착시킨 중국과 비교하면 한참 늦은 것이긴 하지만, 이제라도 정부차원의 계획이 발표된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하겠다.

네 번째 뉴스는 극명하게 엇갈린 청소로봇 시장의 명암이다. 청소로봇이라는 단어는 올해 ‘로봇신문’ 뉴스에서도 가장 많이 언급된 키워드이기도 하다. 최근 5년 동안 600%이상의 성장세를 보였고 올해 판매대수도 10월 기준으로 10만9000대가 팔려 이미 지난해 판매량을 뛰어 넘었다. 또 우리나라가 제안한 청소로봇 평가 기준이 세계표준에 채택될 것이란 뉴스도 관련 업계를 부풀게 했다. 그러나 소비자시민모임이 지난 12월4일 발표한 청소로봇 7종에 대한 품질평가 결과에서는 대부분의 제품이 품질기준에 미흡한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었다.

세 번째 뉴스는 민군 겸용 로봇정책의 도입이다. 로봇이 차세대무기 체계의 핵으로 부상하면서 로봇 신기술들이 군수 분야를 중심으로 개발되고 있음은 이미 세계적인 흐름으로 자리잡았다. 올해 지난 8월 방위사업청이 국방로봇사업팀과 선도기술사업팀을 신설한 것은 이와 무관하지 않다. 두 조직은 산업통상자원부 등과의 협력을 통해 민수분야에서 군수로의 스핀온(Spin-on)과 군수분야에서 민수로의 스핀오프(Spin-off)를 촉진해갈 것으로 보인다. 매년 실시해온 로봇기술 수요과제를 올해부터는 민군이 함께 실시한 것도 상징적인 사건이다.

두 번째 뉴스는 국내 로봇산업의 3년째 정체현상을 뽑는다. 우리나라 로봇산업은 생산액 측면에서 2010년에 전년대비 75%의 성장을 기록한 이후 지금까지 횡보를 거듭하고 있다. 특히 지난 10월에 한국로봇산업협회가 조사 발표한 2012년 로봇 생산액은 오히려 마이너스성장을 기록해 충격을 주었다. 올해 역시 2010년 이후 흐름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런 흐름에 대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최근 들어 로봇계 내부에 산업을 성장시킬 뚜렷한 동력이나 모멘텀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올해 최고의 국내 뉴스로는 로봇정책 라인의 전면 교체를 뽑는다. 연초 박근혜 정부의 출범과 함께 주무부처가 산업통상자원부로 개편되면서 담당과도 로봇산업과에서 기계로봇과로 재편됐다. 당연히 장관, 담당정책관, 담당 과장이 모두 바뀌었고 산하 한국로봇산업진흥원 원장과 국가 R&D를 담당하는 로봇PD, 민간 자문기구인 로봇융합포럼 의장도 교체되었다. 그러나 이런 변화 속에서도 로봇을 미래성장동력으로 추진하려는 정부 정책의 근간은 유지됐다. 대통령이 로봇에 대한 관심을 몇 차례 대외적으로 표명한 일 역시 긍정적인 뉴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뉴스를 정리하다 보니 앞서 설명한 대로, 드러진 뉴스는 없었지만 물밑에서는 그 어느 때 보다 거대하고 거센 움직임이 진행되고 있음을 읽을 수 있었다. 구글과 아마존닷컴이 일으킨 파동의 끝을 지금으로서는 가닥 조차 잡기 힘든 이유가 거기에 있다. 내부 보다는 외부에서 전해져 온 뉴스가 더 많았다는 사실도 마찬가지다. 올 한해 로봇계 외부에서 전해진 충격파들을 현재 규모의 로봇계가 감당하기에는 그 규모와 강도가 너무 크고 세다고 파단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보자면 정중동(靜中動)이라는 말만큼 올해 로봇계를 대변해줄 말도 없을 듯하다. 고요함 속에서 세찬 물밑 움직임이 있었다는 의미이리라. 그 움직임이 내년에는 수면위로 힘차게 솟구쳐 오르기를 기대해본다. 서현진 본사 편집고문

서현진 기자  suh@irobot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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