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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로봇 시장 지형도는 바뀌고 있는데...장길수ㆍ본지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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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8.31  17:5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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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글로벌 로봇산업계의 판이 바뀌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두드러진 특징을 살펴보자.

우선 로봇산업계의 참여자가 크게 늘었다. 그동안 글로벌 로봇산업계를 쥐락펴락했던 일본의 화낙·야스카와·가와사키·스위스 ABB 등 전통적인 로봇 기업말고 글로벌 기업들이 로봇 사업에 새로 진출하거나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중국 기업들의 공세는 거침이 없다. 휴머노이드 로봇과 교육용 로봇으로 유니콘 기업 대열에 진입한 중국의 유비테크, 독일 쿠카 인수를 통해 가전업체에서 로봇 산업계의 강자로 떠오른 중국의 메이디그룹, 로봇 업체에 과감하게 투자하고 있는 텐센트, 물류 로봇을 선보이고 무인 상점을 속속 오픈하고 있는 알리바바 등등. 중국 기업들은 중국 정부의 제조 2025 정책에 힘입어 로봇사업에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중국 통신기기업체인 화웨이도 로봇 사업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로봇 강국 일본도 새로운 성장 엔진을 장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보스턴다이내믹스와 샤프트를 인수하고, 페퍼 사업과 대형 투자 펀드를 통해 로봇 사업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소프트뱅크, 로봇 애완견 ‘아이보’를 출시하면서 로봇 사업에 다시 시동을 걸고 있는 소니 ,중국 로봇 특수로 생산라인 증설에 나서고 있는 화낙 등등. 일본 기업들이 꿈틀대고 있다.

아마존, 알파벳 등 미국 IT기업들도 로봇 산업 진출을 한창 저울질하고 있다고 한다. 아마존은 이미 강력한 알렉사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물류로봇 업체인 키바시스템 인수를 통해 확보한 물류 로봇 분야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언제라도 로봇사업에 진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게다가 제프 베조스 아마존 회장의 로봇 사랑은 못말리는 수준이다. 아마존이 컨슈머 지향 로봇을 내놓을 것이란 전망도 들린다.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소프트뱅크에 매각하면서 로봇사업에 관심이 별로 없는 것처럼 보였던  알파벳(주)도 다른 속셈이 있는 모양이다. X사업부를 중심으로 긴 안목에서 로봇 사업을 준비 중이라고 한다. 또한 구글은 존슨앤 존슨과 ‘버브 서지컬’이라는 수술용 로봇 전문업체를 공동 설립했다. 2020년쯤 성능이 뛰어나고 가격도 저렴한 수술용 로봇을 내놓을 전망이다.

국내 기업 가운데선 LG전자가 로봇 사업에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으며, 삼성전자도 공식적인 코멘트는 없지만 내부적으로는 상당히 준비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로봇 스타트업에 돈이 몰리고 있는 것도 두드러진 현상 가운데 하나다. 특히 물류 산업과 라스트 마일(last mile) 배송 분야의 로봇 스타트업들에 눈밝은 벤처캐피털들의 돈이 몰리고 있다. 인공지능(AI) 분야보다는 투자 규모가 작기는 하지만 큰 돈이 들어오고 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스마트 스피커는 요즘 전세계적으로 '핫(hot)'한 아이템이다.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18'에 많은 업체들이 인공지능 기반 스마트 스피커나  음성인식 디바이스를 선보여 주목을 받았다. 이 시장에 앞다퉈 진출하는 업체들을 보노라면 인공지능 음성 인식 기술이 모든 제품의 기반 기술로 스며들고 있다는 느낌이다. 음성이 기존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대체하는  강력한 무기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로봇과 인공지능 음성인식 시장은 기술의 융합 측면에서 결국은 만날 수밖에 없다.

최근 글로벌 로봇산업계는 큰 지진이나 화산 폭발이 일어나기 전에 내부에서 한창 힘을 비축하고 있는 단계로 보인다. 시기와 조건만 맞으면 언제라도 억눌려있던 힘을 분출하겠다는 기세다. 스마트 스피커 시장은 이를 가장 가시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최근 로봇 분야에서 가장 주목받는 애플리케이션은 물류 및 유통산업이다. 이곳에 투자자들의 돈이 몰리고 있다. 최근 국내 대기업들이 유통 매장에 안내 로봇을 선보이고, 무인 판매점 솔루션을 선보이는 것도 글로벌 산업계의 큰 흐름과 맥락을 같이한다.

큰 흐름에서 볼때 글로벌 로봇산업계의 지형도가 바뀌고 있다. 우리 로봇산업계 역시 글로벌 흐름에 맞게 선제적으로 대응해야할 시점이다. 잠깐 방심했다가는 언제 드론 산업처럼 기선을 제압당할지 모른다. 드론 전문업체 DJI가 글로벌 드론 시장을 순식간에 잠식한 것처럼 말이다. 이미 늦었을지도 모른다.‘박명수’식 화법을 빌린다면 “늦었다고 생각했을 때가 진짜 늦은 것이다“.

글로벌 로봇산업의 지형 변화를 밝은 눈으로 바라보고 담대하게, 그리고 진중하게 바둑판에 한수를 놓아야할 시점이다. 다만 국내 시장 상황이 매우 불투명하고 기업가 정신이 많이 위축이 되어 있다는 게 걱정스럽다. 정부도 말의 성찬으로만 4차산업 육성하지 말고 기업들의 투자 분위기를 북돋아야할 때다. 글로벌 시장의 지형도는 변화하고 있는데 우리는 제대로 대응하고 있는지 불안하기만하다.   장길수ㆍ본지 편집국장 

장길수  ksjang@irobo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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