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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에서 얻은 교훈김홍일 경기북과학고 1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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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11.28  11:5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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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다니는 경기북과학고 1학년 학생 전원은 지난 10월 9일부터 10일 간 일정으로 미국의 실리콘벨리와 서부 명문 대학들을 방문하는 행사를 가졌다. 말로만 듣던 실리콘벨리 기업들을 견학하고 스탠포드, UC버클리, UCLA, 캘리포니아공과대학 등 명문대학의 교수님과 연구원들을 만났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우리학교 로봇동아리 NEXT의 1학년 기장인 나는 초등학교 3학년 때 처음으로 창작로봇대회를 접하서 로봇공학자의 꿈을 키워왔다. 미국에서 만난 많은 교수님과 연구원들은 대부분 나와는 다른 길을 걷고 있었지만 그분들이 들려주는 얘기는 예외없이 내게 필요한 것들이었다. 나는 이 이야기들을 세상의 모든 친구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

하나의 문제점을 해결하는데 하나의 방법만 있는게 아니다
노벨상을 31명이나 배출하고 올해 세계 최고의 대학으로 뽑힌 캘리포니아공과대학에서 만난 생명과학 분야 한 교수님은 '노화와 퇴행성 질병(Aging and degenerative diseases)'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다. 노화와 미토콘드리아간와 관계에 관한 내용이었다. 일반적으로 노화는 세포가 분열할 때 마다 짧아지는 텔로미어(telomere)의 꼬리 길이와 산화 작용이 전부라고만 알고 있었다. 이 강연은 어떤 한 가지 문제의 원인은 한 가지가 아닐 수 있으며, 한 가지의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그 해결방안은 여러 가지가 될 수 있음을 알게 해 준 소중한 경험이었다.

다양한 관점에서의 다양한 경험이 필요하다
UCLA에서는 한국에서부터 뵙기를 원했던 교수님의 이야기를 직접 들을 수 있었다. 교수님은 다기능 복합재료, 나노 제조, 에너지 수확 등 여러 가지 분야에서 연구를 많이 수행한 분이었다. 보통 전문가라면 한 가지 분야에 지속적으로서 전문연구를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교수님은 다방면에 능통했다. 교수님은 "자신이 어떤 분야를 공부하는가보다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지가 중요하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관점에서의 다양한 경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날 교수님의 말씀은 로봇공학자가 꿈인 내게는 그 어느 것보다 중요한 교훈이라고 생각하였다.

공학자는 자신만을 생각하지 말고 세계 사람들과 지구 환경도 생각해야 한다
UC버클리의 재생에너지연구소(REAL)에서 만난 교수님은 스마트 그리드(smart grid), 이산화탄소 배출과 저온현상, 개발도상국과 미니그리드(mini grid)라는 3가지 주제로 강연을 했다. 대체로 화석연료 때문에 증가된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지구온난화를 가속시키며, 이를 줄이기 위해 친환경 에너지의 개발과 에너지 효율을 증대시키는 방법에 관한 내용이었다. 그 중에서 특히 인상 깊었던 내용은 개발도상국의 미니 그리드에 관한 것이었다. 그리드란 지능형 전력망을 구축하여 체계적으로 에너지의 활용률과 낭비율을 분석하는 시스템이다. 그러한 복잡한 시스템을 개발도상국들의 실정에 맞춘 것이 미니 그리드이다. 공학의 가치는 최고의 기술을 이용하여 사람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있다고 생각했던 나에게 사람이 중심이 되는 기술과 실제적 응용이 주는 메시지는 매우 컸다. 특히 단순하고 간단한 기술을 이용하더라도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을 도와줄 수 있다는 점이 놀라웠다. 교수님은 특히 공학의 중심이 사람뿐만 아니라, 그들이 살고 있는 지구도 고려해야 한다는 사실을 일깨워 줬다.

자신의 꿈에 대해 진정 원하는 것이라 말할 수 있는가?
스탠포드 대학에서 만난 한 연구원은 우주학(Cosmology)에 관한 강연을 듣게 되었다. 그 연구원은 특히 실험 데이터를 얻기 위하여 망원경과 각종 장비들을 직접 남극으로 옮겨 관찰하고 분석한다고 했다. 스탠포드대학의 연구원들은 매우 편한 환경에서 멋진 기기들을 이용해 연구하는 줄로만 알았던 나는 문득 부끄러운 생각이 들었다. 남극은 굉장히 춥고 알려지지 않은 미지의 땅이어서 편하게 연구하기에는 좋은 환경이라고 볼 수 없다. 하지만 그 연구원은 진정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그러한 곳도 마다하지 않고 갔던 것이다. 이 연구원의 강연을 계기로 나는 내 꿈에 얼마나 진실하고 열정적인가에 대해 깊게 고민하게 되었다.

실패를 숨기려 하지 말고 소중한 경험이라고 생각하자
실리콘밸리에 있는 기업들에는 세계 최고의 인재들이 모여 있다. 그들은 어떤 사람들이고 어떤 꿈을 가지고 있으며, 어떻게 노력해 왔을까? 이공계 연구자를 꿈꾸는 학생들이라면 이런 의문들을 갖고 있을 것이다. 나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업인 인텔과 야후 본사를 방문하여 그곳의 연구자들을 만날 수 있었다. 또한 운 좋게도 실리콘밸리에서 일하는 더 많은 한국인 연구원들과 만나서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내가 궁금한 것을 물었을 때, 그들은 놀랍게도 비슷한 답을 제시해줬다. "실패를 숨기려 하지 않고 소중한 경험이라고 생각하라"는 것이었다. 실패를 부끄럽고 감추어야 할 대상이라고 생각했던 나는 큰 충격을 받게 되었다. 그 분들은 친한 친구와 만나서 이야기할 때 그들의 성공담과 함께 실패담에 대해서도 자랑스럽게 말한다고 했다. 일부러 실패를 목표로 삼을 필요는 없겠지만, 실패나 좌절도 결국 목표로 가는 과정이라는 점이 이 날 얻은 큰 교훈이었다.

10일 간의 미국 경험은 진정한 공학자가 되기 위해서는 다양한 관점과 시각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다양한 관점과 시각은 나 자신은 물론 다른 사람과 전 세계, 더 나아가 환경까지 위하는 생각을 가질 수 있다. 또한 실패를 단지 하나의 실패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도전을 위한 계기이며, 목표로 향해가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는 것도 배웠다. 로봇공학자를 꿈꾸는 내게 앞으로 더 많은 문제들이 생길 것이다. 그러나 한 가지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한 가지 해결방안 만이 있는게 아니라 좀 더 넓은 시각과 다양한 관점에서 문제를 관찰한다면 해결방안은 다양해질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해결의 자세들이 미래의 로봇공학자를 꿈꾸는 내게 진심으로 소중한 삶의 교훈이 될 것이다. . 김홍일∙학생기자(경기북과학고 1학년)

김홍일  purnagi@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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