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시절에는 자주 먹어도 늘 허기가 진다. 캠퍼스에서 이동하지 않고 있는 자리에서 다양한 음식을 주문해서 먹을 수 있다면 꽤 만족스러울 것이다. 최근 배고픈 UC버클리 학생들에게 음식을 배달해주는 로봇업체 '키위'가 대학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버클리 뉴스’에 따르면 키위는 '펠리페 차베스(Felipe Chavez)'가 설립한 로봇 식료품 배달 스타트업이다. 차베스는 버클리를 처음 방문했을 때 '바로 여기다!'라고 결심했다. 재능있는 엔지니어와 로봇 배달을 갈망하는 대학생들, 그리고 배송 로봇의 자율주행 프로그래밍을 테스트하기에 충분히 복잡한 도시 거리 등이 완벽하게 섞여있어 창업하기에 더할 나위없이 좋았다는 것이다.

차베스는 “(버클리가) 음식 배달 회사를 창업하기 가장 좋은 곳이라는 것을 알고 컬럼비아에서 버클리로 옮겨 왔다”며 “전기전자컴퓨터과학(EECS) 학부 학생들은 매우 훌륭하고 미식의 장면들을 확인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차베스는 “키위봇은 버클리에서 태어났다”며 "우리는 실제 프로토타입을 MLK 학생연합에서 처음 만들었다"고 강조한다.

1년 전 최초 프로토타입인 쿨러 크기의 로봇은 종종 버클리의 스프라울 플라자(Sproul Plaza)를 가로지르거나 혹은 인도 아래로 구불구불 주행하는 모습을 보인다. 학생, 교직원, 교수들은 잠바 쥬스, 치포틀과 같은 체인점이나 라 브리타, 치즌스터프와 같은 지역 식당에서 주문할 수 있다.

1만번 째 식사 배달한 키위 로봇

키위는 최근 1만 번째 식사를 배달했다. 키위는 UC버클리의 스카이덱(Skydeck) 액셀러레이터의 일원으로 기업가의 멘토를 받는 것은 물론 대학의 최고 지성과 투자에 대한 접근도 가능하다.

로봇은 UC버클리 기숙사 및 캠퍼스 건물을 포함해 시더(Cedar), 새크라멘토(Sacramento) 거리와 애쉬비(Ashby) 및 피에몬트(Piedmont) 도로 안의 거의 모든 지역을 다닐 수 있다. 배달비는 3.8달러(약 4000원).

차베스는 “처음에는 로봇 한대로 레스토랑에서 고객 집으로 가는 형태였는데 그것이 꽤 비효율적이라는 걸 금방 알아냈다”며 “이후 다중 모드 시스템을 만들어 세 종류의 로봇이 식당에서 음식을 가져와 키위 로봇 네 대를 운반하는 반자동 세발자전거에 넣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세발 자전거를 이용해 레스토랑에서 수십 끼의 식사를 실은 로봇을 운반하고 마지막 단계로 로봇이 최종 200미터를 가도록 하는 방식이다. 주문자는 키위봇이 밖에 도착하면 앱을 사용해 로봇을 연다. 평균 배달 시간은 27분 정도.

배달료는 약 4000원

아직 완벽한 건 아니다. 버클리뉴스가 직접 잠바 쥬스의 스무디를 키위봇에 주문해 본 결과 길 건너편에 있는 엉뚱한 문앞으로 잘못 배달됐다. 기술지원팀에게 몇 개 문자를 보낸 후 키위봇의 뚜껑을 열자 음료는 차가운 상태로 잘 유지됐다. 실수한 로봇을 찾아간 것을 포함해 총 소요시간은 22분. 음료가격, 세금 및 배송료를 포함한 총 비용은 11.22달러(약 1만 2000원)이다. 만약 잠바쥬스까지 왕복으로 걸어갔다면 7.4달러(약 8000원)가 들었을 것이다. 다시 주문을 하게 될까라는 물음에 '어떤 경우에는 그렇다'라는 것이 버클리뉴스의 대답이다.

차베스는 2018년 말까지 로스앤젤레스, 팔로알토, 산호세로 서비스 범위를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렇다고 해도 버클리를 금방 떠나는 일은 없을 것이란다. 그는 버클리가 대학 도시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진 학생들이 흘러 넘치고 문화적으로도 근사하며 무엇보다 샌프란시스코보다 더 좋은 날씨가 매력적이라고 말했다.